(엑스포츠뉴스 대구, 김지수 기자) 삼성 라이온즈 외국인 투수 아리엘 후라도의 '이닝 먹방' 본능이 한국시리즈까지 집어삼켰다. 플레이오프에서 호랑이의 발톱을 부러뜨린 데 이어 마법사들의 지팡이까지 무력화시켰다.
삼성은 6일 대구 삼성 라이온즈파크에서 열린 2026 신한 SOL KBO 포스트시즌 한국시리즈(7전 4선승제) 3차전에서 KT 위즈를 5-1로 이겼다. 지난 3일 1차전 7-8 석패의 아픔을 딛고 2차전 연장 12회 3-2 승리에 이어 연승을 내달렸다.
삼성의 3차전 승리의 일등공신은 이견의 여지 없이 선발투수로 출격한 후라도였다. 후라도는 7이닝 6피안타 무4사구 6탈삼진 1실점 하이 퀄리티 스타트(7이닝 이상, 2자책점 이하 투구)로 KT 타선을 잠재웠다. 3차전 데일리 MVP 수상과 함께 상금 100만원을 챙겼다.
후라도는 3차전 종료 후 공식 인터뷰에서 "3회까지 투구수(61개)가 많았지만, 이걸 줄여야겠다는 생각보다는 우선 스트라이크 존 안에 공을 넣자는 마음이었다"며 "몸이 빨리 열리는 것 같아서 (투구 자세를) 빨리 바꿨다. 결과도 좋았고, 투구도 공격적이었다. 팀 승리를 도울 수 있어 기쁘다"라고 소감을 전했다.
삼성은 KIA 타이거즈와 맞붙은 플레이이오프에서도 후라도의 활약 속에 3승2패로 한국시리즈에 오를 수 있었다. 후라도는 플레이오프 2차전과 5차전에 선발등판, 2경기에서 13⅔이닝 2승무패 평균자책점 1.32를 기록한 괴력을 뽐내고 MVP의 영예를 안았다.
후라도의 공은 한국시리즈에서 더 날카로워졌다. 3차전 시구자로 나선 삼성의 레전드이자 한국 야구 최고의 타자 이승엽은 이번 한국시리즈 MVP 후보로 후라도를 콕 집어 언급하기도 했다.
후라도는 "나를 MVP 후보로 말씀해 주시니 감사할 따름이다"라면서도 "나는 MVP가 목표가 아니라 내가 최선을 다하는 게 목표다. 우승하고 MVP 타면 좋지만, 나는 내 할 일을 할 뿐이다"라고 겸손하게 말했다.
후라도는 6회초 2사 후 샘 힐리어드의 투수 강습 타구 때 오른손등에 공을 맞아 부상이 우려되는 상황이 연출되기도 했다. 일단 후속타자 장성우를 중견수 뜬공으로 처리하며 이닝을 마쳤고, 더그아웃으로 복귀한 뒤 7회에도 마운드에 오르겠다는 뜻을 코칭스태프에 밝혔다.
후라도가 투혼을 불사른 이유는 배터리로 호흡을 맞추고 있는 베테랑 포수 강민호의 존재 때문이었다. 강민호는 플레이오프 기간 옆구리를 다쳐 현재 근육이 찢어진 상태에도 매 경기 출전을 이어가고 있다.
후라도는 "6회초를 마치고 더그아웃으로 오니까 강민호 형이 '손 괜찮냐?', '할 수 있냐?'고 물어봤다"며 "나는 '형도 어쨌든 아픈 상태로 경기를 하는데, 나도 무조건 할 수 있다'고 했다. 손 상태는 괜찮다. 정통으로 맞은 게 아니었다. 결국 7회까지 던졌으니 괜찮은 것 같다"고 했다.
또 "올 시즌이 쉽지는 않았다. 작년에 포스트시즌까지 220이닝을 던졌고, 올해는 월드베이스볼클래식(WBC)까지 던지며 팔에 피로감이 많이 느껴졌는데, 그건 이미 끝났다고 생각한다. 이제 앞으로 집중해야 할 건 최선을 다해서 싸우는 것이다"라며 우승을 향한 의지를 불태웠다.
박진만 삼성 감독은 "후라도에게 정말 고맙다. 포스트시즌에서 3경기 연속 7이닝 가깝게 던진 건 대단하다"며 "볼에 힘이 있어 보여서 7회까지 던지게 했다. 후라도에게 시즌이 끝나면 뭐라도 해줘야 할 것 같다"고 칭찬을 아끼지 않았다.
사진=대구, 김한준 기자
김지수 기자 jisoo@xports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