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사최종편집일 2026-11-07 00:52
연예

이순신 '난중일기' 훔친 절도범의 뻔뻔한 고백..."참으로 뿌듯했다" (꼬꼬무)

기사입력 2026.11.06 13:07 / 기사수정 2026.11.06 13:07

'꼬꼬무' 방송 캡처
'꼬꼬무' 방송 캡처


(엑스포츠뉴스 이창규 기자)'꼬꼬무'가 국보 제76호 '난중일기' 도난 사건과 문화재 연쇄 절도범으로 알려진 일명 '유 선생'의 범행을 조명했다.

지난 5일 방송된 SBS ‘꼬리에 꼬리를 무는 그날 이야기’(이하 ‘꼬꼬무’) 246회는 '도둑들 - 난중일기 도난 사건' 편으로 꾸며졌다. 이날 방송에는 가수 신성과 배우 김슬기, 정순원이 리스너로 출연해 국보 도난 사건의 전말을 함께 살펴봤다.

지난 1967년 마지막 날 아침, 충남 아산 현충사 유물 전시관에서 문화재 도난 사건이 발생했다. 대한민국 국보 제76호인 충무공 이순신 장군의 친필 일기 ‘난중일기’를 비롯해 ‘임진장초’, ‘서간첩’ 등 핵심 유물이 감쪽같이 사라진 것이다.

범인들은 유물 전시관 별채의 1.5mm 두께 철문에 송곳으로 미세한 틈을 낸 뒤 철판 절단용 가위로 구멍을 뚫고 침입했다. 그러나 범인 추적은 시작부터 쉽지 않았다. 사건 당일 밤사이 내린 눈으로 족적이 지워진 데다 범인들이 털장갑까지 착용해 지문 감식도 어려웠다.

'꼬꼬무' 방송 캡처
'꼬꼬무' 방송 캡처


이순신의 유물이 사라졌다는 소식에 현충사 성역화 사업을 직접 지시할 만큼 남다른 애정을 쏟았던 박정희 대통령은 즉각 전 기관에 전면 수사를 지시했다. 수사가 난항을 겪자 자수하거나 제보하면 죄를 묻지 않고 상금을 주겠지만, 불응하면 엄벌하겠다는 최후통첩까지 발표하며 압박 수위를 높였다.

사건의 실마리는 뜻밖에도 부산에서 나왔다. 한 30대 청년이 아버지로부터 동네 표구사에서 ‘난중일기’와 관련한 수상한 이야기가 오간다는 말을 듣고 곧바로 부산시경에 신고한 것이다. 경찰은 해당 표구사를 급습해 관련자들을 체포하기 시작했다.

수사 결과, 사건은 문화재 전문 절도단 일명 ‘유 선생’ 일당이 치밀하게 계획한 범행으로 드러났다. 설계자인 30대 유 선생은 전과자들을 포섭해 사전에 현충사를 답사하게 한 뒤 ‘포마드 리’와 ‘정 선수’에게 절도를 지시했다.

표구사 강 사장과 인쇄소 이 사장에게는 운반과 보관을, 브로커 ‘마도로스 박’에게는 해외 밀반출을 맡겼다. 조직원끼리 서로의 신원을 알 수 없도록 점조직 형태로 운영했으며, 훔친 ‘난중일기’는 브로커를 거쳐 일본 문화재 거래 시장으로 넘어가기 직전이었다.

경찰의 추적 끝에 ‘난중일기’와 ‘임진장초’, ‘서간첩’ 등 국보 유물은 인쇄소 이 사장 집 연탄창고에서 발견됐다. 회수 과정에서는 표구사 사장의 부인이 범행 증거를 없애기 위해 이순신 장군의 친필 편지 3장을 아궁이에 던지는 아찔한 상황도 벌어졌다. 현장에 있던 형사들이 몸을 던져 편지를 구해낸 덕분에 유물은 단 한 점의 손실도 없이 모두 회수됐다.

'꼬꼬무' 방송 캡처
'꼬꼬무' 방송 캡처


이에 정순원은 “조직적이고 치밀한 범죄 계획이 있었을 줄이야”라며 “’난중일기’가 이렇게 고생했을 줄 몰랐다”고 안도했다. 김슬기 “너무 감사한 마음이 들었을 것 같다”고 말했다.

유 선생은 ‘난중일기’ 절도 이전이었던 1963년에도 서울 봉은사에서 승려 행세를 하며 머물다가 보물 제321호 ‘청동 은입사 향완’을 훔쳐 판매하려다 검거됐다. 1966년에는 경남 양산 통도사에서 향로와 감로병, 철불상을 훔쳐 판매하려다 붙잡힌 적이 있었다.

하지만 법원은 유물이 회수됐고 반성하고 있다는 이유 등으로 유 씨에게 징역 5년, 이 씨에게 징역 3년 등을 선고했다. 공범 정 씨는 수배에 대한 압박을 받던 중 스스로 목숨을 끊었다.

출소 후에도 유 선생의 범행은 멈추지 않았다. 그는 1974년 동혈사에서 추사 김정희의 현판 ‘구국제민’을 훔쳐 판매했고, 1975년에는 보물 제409호 ‘영탑사 금동 비로자나불 삼존좌상’의 장물 거래를 주선했다. 1976년 그는 다시 검거됐고 다른 유물들은 모두 찾았지만, 추사 김정희의 현판은 현재까지도 행방이 확인되지 않고 있다.

유 선생은 검거된 뒤에도 반성 없는 태도를 보였다. 그는 “국보를 손에 넣었으니 참으로 뿌듯했다”고 말한 데 이어 “선조들이 만든 고귀한 문화재를 만져보고 읽어본 것만으로도 만족한다. 범행에 대한 후회는 없다”고 밝혔다. 이에 신성은 “되게 뻔뻔하다”며 “참 몹쓸 사람”이라고 분노했다.

한편, '꼬꼬무'는 매주 목요일 오후 10시 20분 SBS에서 방송된다.

사진= '꼬꼬무' 방송 캡처

이창규 기자 skywalkerlee@xportsnews.com

ⓒ 엑스포츠뉴스 /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