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엑스포츠뉴스 김지수 기자) "솔직히 나는 힘들지 않다. 대신 우승이 간절하다"
삼성 라이온즈 외야수 김지찬은 지난 4일 수원 KT위즈파크에서 열린 2026 신한 SOL KBO 포스트시즌 한국시리즈(7전 4선승제) 2차전에서 승부처 때마다 '신 스틸러'로 떠올랐다.
삼성은 1-1로 팽팽하게 맞선 9회말 1사 2루 끝내기 패배 위기에서 토종 에이스 원태인을 마무리로 기용하는 승부수를 던졌다. 원태인은 한승택과 대타 권동진을 외야 뜬공으로 처리하고 실점 없이 이닝을 끝냈지만, 한승택의 타구는 자칫하면 끝내기 안타로 연결될 수 있는 애매한 위치로 향했다.
원태인과 삼성을 구한 건 중견수 김지찬이었다. 김지찬은 전진 수비 상태에서 순간적인 타구 판단 미스로 스타트를 뒤로 끊었다. 다행히 재빠르게 다시 공을 쫓은 뒤 그림 같은 슬라이딩 캐치로 아웃 카운트를 만들어냈다.
김지찬의 활약은 계속됐다. 연장 10회초 선두타자로 나와 스기모토의 146km/h짜리 컷 패스트볼에 오른쪽 다리를 맞아 쓰러져 삼성 벤치의 가슴을 철렁하게 만들기도 했지만, 통증을 참고 일어나 1루로 걸어갔다. 김성윤의 희생번트 때 2루까지 진루한 뒤 르윈 디아즈의 우전 안타 때 홈까지 전력질주, 삼성에 득점을 안겼다.
삼성은 비록 10회말 수비에서 야수 실책과 원태인의 제구 난조로 동점을 허용, 승부가 연장 12회까지 이어지기는 했지만 천금 같은 3-2 신승을 따냈다. 김지찬도 수비와 베이스러닝으로 팀 승리에 힘을 보태면서 기분 좋게 안방 대구로 이동, 6~8일 3~5차전을 치르게 됐다.
김지찬은 2차전 종료 후 "지켜보시는 분들은 힘드실 수도 있는데 저는 별로 힘들지 않았다. 오늘 자정이 넘을 때까지 게임을 하더라도 무조건 이기고 싶었고, 승리가 간절했다"며 "10회초 타석 전까지 오늘 출루가 없었다. 스기모토 선수 공에 맞고 아프긴 했지만, 좋았다. 처음에는 다리가 떨렸고, 특정 자세에서 불편하기도 했지만 뛸 때는 큰 문제가 없었다"고 웃으며 말했다.
또 "1승이 정말 어렵다는 걸 새삼 느꼈다. 야구는 끝날 때까지 끝난 게 아니라는 생각이 들었다"며 "9회말 한승택 선수의 타구를 잡을 때는 내가 스타트를 잘 못끊었다. 다시 앞쪽으로 빠르게 가야 되는데 그때 내 몸무게가 순간적으로 200kg가 넘게 나가는 것처럼 느리게 느껴졌다. 타구를 잡고나서는 안도의 한숨이 나왔다"고 설명했다.
삼성은 올해 페넌트레이스를 2위로 마친 뒤 KIA 타이거즈와의 플레이오프를 앞두고 2026시즌 세이브왕 김재윤이 부상으로 낙마, 전력 출혈이 컸다. 플레이오프를 5차전까지 가는 혈투 끝에 통과했지만, 한국시리즈에서 3주 이상 재충전의 시간을 보낸 KT와 맞서기 쉽지 않을 것이라는 예측이 적지 않았다.
그러나 김지찬은 "KT가 우리보다 정규리그 성적이 좋았기 때문에 1위를 했지만, 우리보다 높이 있다고 생각하지 않는다. 똑같은 선수니까 동등한 조건에서 게임을 한다고 생각하고 최선을 다하고 있다"며 "대구에서 당연히 끝내고 싶지만, 반대로 다시 수원에 와서 해도 좋다. 그냥 어디서든 우리가 우승했으면 좋겠다"고 출사표를 던졌다.
사진=김한준·박지영 기자
김지수 기자 jisoo@xports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