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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새 팀서 새 출발' 정호영의 선언! "내가 하던 배구 다 내려놓고…처음부터 배운다는 심정으로" 왜? [인천 현장]

기사입력 2026.11.05 02:19 / 기사수정 2026.11.05 02:19



(엑스포츠뉴스 인천, 유준상 기자) 여자프로배구 흥국생명 미들 블로커 정호영이 이적 후 처음으로 친정팀 정관장을 상대했다. 새로운 환경에서 변화를 시도하고 있는 정호영은 기존의 배구를 내려놓고 처음부터 다시 배우겠다는 각오를 드러냈다.

요시하라 도모코 감독이 이끄는 흥국생명은 4일 인천삼산월드체육관에서 열린 HK흥국금융 2026-2027 V-리그 여자부 1라운드 정관장과의 홈경기에서 세트스코어 3-0(25-20 29-27 25-19)으로 승리했다. 흥국생명의 시즌 성적은 2승(승점 6)이 됐다.

정호영은 이날 블로킹 1개, 서브에이스 1개를 포함해 7점을 올리며 팀 승리에 기여했다. 시즌 첫 경기였던 1일 SOOP전에서는 8점을 기록한 바 있다. 경기 종료 후 취재진과 만난 정호영은 "아픈 데는 딱히 없다. 피로도는 조금 있는 것 같은데 아직 시즌 초반이다. 아픈 곳이 없다는 게 일단 너무 좋다"며 "상대 팀 코트에서 몸을 푼다는 게 조금 어색하긴 했는데 재미있게 했던 것 같다"고 소감을 밝혔다.

친정팀 선수들을 상대한 만큼 아쉬움도 있었다. 정호영은 "솔직히 오늘 블로킹을 너무 못해서 할 말이 없긴 하다. 정관장 선수들의 습관을 잘 알고 있으니까 많이 막아보려고 노력했는데 잘 못 막은 것 같다"며 "습관은 다 알고 있으니까 말은 많이 하는데 실천이 잘 안 된 것 같다. 다음 라운드 때는 실천을 잘해볼 생각"이라고 돌아봤다.

반대로 자신의 공격 패턴을 읽히지 않기 위해서도 신경을 썼다. 정호영은 "상대 선수들의 예상을 벗어나는 방향으로 공격하려고 정말 생각을 많이 했다. 그 부분은 잘 된 것 같다. 1세트 초반에는 리시브가 워낙 안 됐고 서브 범실도 많이 나왔다. 사이드아웃이 금방 되면서 공격 기회가 많지 않았다"며 "오늘 몸을 풀 때 몸 상태가 좋았는데 보여주지 못한 게 아쉬웠다. 그래도 2~3세트에서는 세터 언니들에게 적극적으로 주문을 많이 했고, 한두 차례 정도 좋은 공격이 나왔던 것 같다"고 설명했다.



정호영은 2019-2020시즌 V-리그 여자부 신인 드래프트 1라운드 1순위로 KGC인삼공사(현 정관장)에 입단했다. 이후 높은 타점과 안정적인 블로킹을 앞세워 팀의 주축 선수로 성장했다. 국가대표팀에서도 꾸준히 중앙 자원으로 활약하며 국제무대 경험을 쌓았다.

2025-2026시즌 종료 뒤 FA(자유계약) 자격을 취득한 정호영은 지난 4월 16일 흥국생명과 16일 흥국생명과 계약기간 3년, 총액 5억4000만원(연봉 4억2000만원, 옵션 1억2000만원)에 계약을 체결했다. 흥국생명은 FA 최대어로 평가받던 정호영을 품으며 중앙 전력을 한층 강화했다.

오랜 시간 몸담았던 팀을 떠나 새로운 도전에 나선 정호영은 기존의 틀을 깨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 특히 요시하라 감독의 세밀한 지도 아래 자신이 가진 장점을 극대화하는 데 집중하고 있다. 정호영은 "매일매일 배우는 자세로 하고 있는 것 같다. 내가 원래 하던 배구는 다 내려놓고 제로베이스에서 다시 처음부터 배운다는 심정으로 하고 있다"며 "소통하는 방법도 기존에 내가 하던 방식과 다르게 바꾸려고 하고 있다. 감독님과 코치님이 하시는 이야기에서 의도를 빨리 파악하고 몸으로 습득하려고 많이 노력하고 있다"고 얘기했다.

정호영은 요시하라 감독의 지도 방식이 과거 자신이 경험했던 외국인 감독들과 다르다고 설명했다. 그는 "대표팀에서 함께했던 세자르 감독님이나 모랄레스 감독님과는 많이 다르다. 미국이나 유럽 쪽 감독님들은 큰 틀을 정해놓고 전체적인 약속을 정한 다음 선수들이 각자의 기량을 발휘하게 하신다면, 요시하라 감독님은 정말 세밀한 부분까지 설명해 주신다"고 전했다.



구체적인 사례도 소개했다. 정호영은 "요시하라 감독님은 뒤꿈치 각도 하나하나까지 설명하신다. 블로킹할 때 사이드로 이동하면 뒤꿈치 각도가 어떻게 돼야 하는지, 발을 어떻게 디뎌야 하는지, 어프로치는 어느 정도 나와야 하는지까지 말씀하신다. 발을 가장 중요하게 생각하시는 것 같다. 내가 가장 많이 듣는 말도 발에 관한 이야기"라며 "지금은 정답지를 받고도 받아 적지 못하고 있는 것 같다. 어쨌든 정답지를 받았으니까 잘 옮겨 적으려고 노력하고 있다"고 말했다.

요시하라 감독은 정호영이 가진 신체 조건을 더욱 적극적으로 활용하길 바라고 있다. 정호영은 "감독님께서 공격과 블로킹 모두 신체 조건이 좋으니까 충분히 활용할 수 있는 재료가 좋다고 말씀하신다. '다른 선수들과 똑같이 생각하면 안 된다. 신체 조건이 더 좋으니까 한 발 더 나와서, 한 발 더 힘차게, 더 깊숙이 들어가야 한다'고 주문하신다"며 "'이 정도만 하면 되겠지'라고 생각했던 기존의 틀을 깨려고 한다. 더 과감하게 움직이려고 노력하고 있다"고 강조했다.

아직 시즌 초반인 만큼 정호영에게는 새로운 배구를 몸에 익힐 시간이 충분하다. 자신을 향한 기대도 크다. 정호영은 "내 스스로의 노력도 필요하겠지만 좋은 감독님과 코치님의 지도가 있기 때문에 내가 그걸 얼마나 많이 흡수해서 코트 안에서 보여줄 수 있느냐가 가장 기대되는 부분"이라며 "좋은 밥을 떠먹여 주신 만큼 잘 삼켜서 정말 보여드리고 싶다"고 다짐했다.



사진=한국배구연맹(KOVO)

유준상 기자 junsang98@xports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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