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엑스포츠뉴스 김현기 기자) 안세영이 장고 끝에 결단을 내렸다.
홈에서 열리는 코리아 마스터즈엔 참가하고 일본에서 벌어지는 구마모토 마스터즈엔 불참하기로 했다.
지난달 덴마크 오픈과 프랑스 오픈 등 유럽에서 열린 세계배드민턴연맹(BWF) 월드투어 슈퍼 750 두 대회 참가 뒤 몸 상태를 점검하고 내린 결정이다.
안세영이 1년 2개월 만에 안방에서 열리는 국제대회에 나서는 것은 환영할 만하다.
다만 일본에선 안세영의 월드클래스 플레이를 볼 수 있을 것이란 기대감이 컸는데 이뤄지지 않자 아쉬운 반응이 흘러나왔다.
대한배드민턴협회는 지난 1일 공식 소셜미디어(SNS)에 한국의 '배드민턴 여제' 안세영을 전면에 세우며 오는 3일부터 전남광주통합특별시 여수에서 열리는 2026세계배드민턴연맹(BWF) 월드투어 코리아 오픈 홍보 게시글을 올렸다.
대한배드민턴협회는 "2026 여수 빅터 코리아오픈 D-2"라면서 "배드민턴 여제, 안세영의 경기를 눈앞에서 볼 수 있는 기회! 놓치지말고 여수에서 만나요"라며 팬들이 코리아 오픈에서 안세영의 플레이를 직접 볼 수 있을 거라고 홍보했다.
국내 배드민턴 팬들의 최대 관심사였던 안세영의 코리아 오픈 참가가 확정된 셈이다.
안세영의 이번 코리아 오픈 대진표도 흥미진진하다.
안세영은 1회전에서 세계 38위 칼로야나 날반토바(불가리아)를 상대한다. 날반토바는 동유럽 배드민턴 강국 불가리아를 대표하는 여자단식 에이스여서 안세영 입장에선 1회전에서 몸을 확실히 풀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여기서 이기면 카루파테반 렛사나(말레이시아·세계 27위)와 톤러그 새행(태국·세계 68위)의 맞대결 승자와 16강전을 치른다.
8강부터는 일본 선수들과 계속 맞붙을 가능성이 크다. 8번 시드 군지 리코(세계 20위)와 준준결승(8강)에서 맞붙은 뒤 4강에선 한국에서도 인기가 많은 미야자키 도모카(세계 7위) 혹은 프랑스 오픈 4강에 올랐던 아케치 히나(세계 17위)를 만날 것으로 보인다.
결승전 상대로는 최근 아시안게임과 덴마크 오픈 등 주요 대회 결승에서 맞붙었던 야마구치 아카네(세계 2위)가 유력하다.
코리아 오픈에 왕즈이(세계 3위), 천위페이(세계 4위) 등 중국 선수들이 불참하는 것은 아쉽지만, 안세영-미야자키, 안세영-야마구치의 맞대결은 국내 배드민턴 팬들 입장에선 놓치기 어려운 최고의 경기들인 셈이다.
안세영 외에 코리아 오픈 4번 시드 심유진(세계 16위), 김민지(세계 78위), 박가은(세계 80위) 등 태극마크를 달고 있는 여자단식 선수들이 출전해 모처럼 국내 팬들 앞에서 기량을 뽐낸다.
BWF에 따르면 남녀 단식 세계랭킹 1~15위 선수들은 규정에 따라 부상 등 예외 사유가 없을 경우 슈퍼 1000(4개), 슈퍼 750(6개) 모든 대회에 의무적으로 참가해야 한다.
슈퍼 500은 올해 열리는 9개 대회 중 최소 2개 대회에 출전해야 한다.
안세영은 올해 1월 말레이시아 오픈(슈퍼 1000), 인도 오픈(슈퍼 750), 2월 아시아단체선수권대회, 3월 전영 오픈(슈퍼 1000), 4월 세계여자단체선수권대회(우버컵), 5월 싱가포르 오픈(슈퍼 750), 6월 인도네시아 오픈(슈퍼 1000), 7월 일본 오픈(슈퍼 750), 8월 BWF 세계선수권대회, 9월 중국 마스터즈(슈퍼 750), 아시안게임 단체전·개인전, 10월 덴마크 오픈(슈퍼 750), 프랑스 오픈(슈퍼 750)에 나섰다.
일본 오픈은 1회전 통과 뒤 부상으로 중도 하차했으며, 7월 중국 오픈(슈퍼 1000)은 부상 진단서를 첨부해 불참했다.
안세영 입장에선 두 차례 슈퍼 500 대회에 아직 출전하지 않은 셈이다.
이에 따라 3일 개막하는 코리아 오픈과 일주일 뒤인 10일 열리는 구마모토 마스터즈(일본) 등 두 차례 슈퍼 500 대회에 출전을 신청해 놓았는데 구마모토 마스터즈는 출전을 철회했다. 안세영은 물론 김가은(세계 12위), 심유진 등 한국 여자단식 3총사가 모두 불참을 결정했다.
안세영은 12월8일부터 13일까지 열리는 '왕중왕전' 성격의 BWF 월드투어 파이널스에 출전해야 하는 상황이다.
월드투어 파이널스는 총상금이 300만 달러로, 우승할 경우 안세영은 24만 달러(3억2240만원)에 달하는 큰 상금을 받을 수 있다. 아울러 세계랭킹 포인트도 세계선수권 우승(1만4500점) 다음으로 많은 1만4000점을 얻어 현재 자신의 총 세계랭킹 포인트인 12만2287점을 지켜낼 수 있다.
그런 만큼 이젠 월드투어 파이널스에서 우승하기 위한 최상의 몸상태를 만들어내는 것이 중요한데 11월 슈퍼 500 3개 대회 중 코리아 오픈은 참가하고, 구마모토 마스터즈는 출전 철회를 결정했다. 17일부터 열리며 중국 선수들이 대거 참가하는 홍콩 오픈은 아예 출전 신청도 하지 않았다.
안세영의 결정에 국내 배드민턴 팬들은 굉장히 반기는 분위기다. 이미 여수 진남체육관은 6일 8강전부터 8일 결승전까지 모든 티켓이 일찌감치 매진된 것으로 알려졌다.
안세영, 그리고 남자복식 세계 1위 서승재-김원호, 아시안게임 남자단식 동메달리스트 유태빈 등이 쏟아내는 한국 대표팀의 정상급 플레이에 시선이 집중될 전망이다.
다만 일본 팬들은 아쉬운 반응을 드러내고 있다.
안세영은 지난 7월 일본 오픈에서도 32강전 한 경기만 치르고 부상으로 도중 기권하고 귀국했는데 이번에는 아예 대회 참가 자체를 철회했기 때문이다.
구마모토는 야마구치가 뛰고 있는 '사이슌칸 제약소'의 본거지여서 배드민턴 인기가 일본에서 최고 수준인데 안세영은 이 대회가 처음 생긴 2023년에 한 번 참가해 3위를 차지했고 2024년과 2025년엔 불참했다.
마침 이번엔 야마구치가 대회 앞두고 일본 매체와 인터뷰에서 "안세영과 여기서도 붙을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며 좋은 경기를 다짐했는데 일단 구마모토에서의 안세영과 야마구치의 맞대결은 이뤄지지 않게 됐다.
일본 팬들은 안세영의 결정에 아쉬움이 큰 모양새다.
야후 제팬 등에 "야마구치, 미야자키는 한국에 가는데 이건 아니다", "안세영은 이 대회 또 언제 오나", "야마구치도 시인했지만 유럽에서의 일정이 너무 힘든 건 사실" 등으로 안타까움을 표시했다.
사진=엑스포츠뉴스DB
김현기 기자 spitfire@xports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