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엑스포츠뉴스 나승우 기자) 종합격투기(MMA) 역사상 최고의 헤비급 파이터 가운데 한 명으로 꼽히는 표도르 에멜리아넨코가 17년 전 끝내 성사되지 않았던 UFC 입성 협상 일화를 공개했다.
미국 매체 스포츠일러스트레이티드는 30일(한국시간) "MMA 레전드가 데이나 화이트 UFC 회장의 논란이 된 계약 전략을 공개하며 신랄하게 비판했다"고 보도했다.
매체에 따르면 표도르는 최근 러시아 매체 우샤타이카와의 인터뷰에서 과거 UFC와 협상 과정을 공개하며 화이트를 비판했다.
"당시 화이트의 행동과 목적을 이해하지 못했다"고 운을 뗀 표도르는 "화이트가 와서 '우리 단체에서 싸워줬으면 좋겠다'고 했다. 그런데 그보다 앞서 내가 자유계약 상태였을 땐 계약하지 않았다. 이런 일이 계속 반복됐다"고 주장했다.
표도르는 화이트의 제안 시점이 문제였다고 말했다. 그는 "내가 자유로울 땐 관심이 없다가 계약된 상태가 되면 제안했다"면서 "이미 계약이 돼 있으면 다른 계약을 할 수 없다. 법적 절차가 벌어질 수 있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이어 "내가 다른 단체와 계약한 상태에서 UFC와 다시 계약할 경우 소송이 벌어지고, 그 과정에서 미국에서 경기를 치르지 못할 가능성까지 논의됐다"고 회상했다.
그러면서 "난 그들이 나와 계약하고, 기존 단체가 나를 상대로 소송하게 만들어 결국 어느 쪽에서도 싸울 수 없게 하려는 것 아닌가 생각했다"고 덧붙였다.
당시 UFC는 표도르에게 3경기 계약을 제안했고, 계약이 성사될 경우 곧바로 헤비급 챔피언이었던 브록 레스너에게 도전할 수 있는 조건도 포함했다.
그때 레스너의 기세는 절정이었다. WWE의 슈퍼스타였던 레스너는 MMA로 전향한 뒤 2008년 UFC 91에서 랜디 쿠튀르를 TKO로 꺾고 UFC 헤비급 챔피언에 올랐다.
이어 2009년 UFC 100에서는 프랭크 미르를 상대로 2라운드 TKO승을 거두며 타이틀 방어까지 성공했다.
표도르 역시 PRIDE 헤비급 챔피언으로 군림하며 안토니오 호드리고 노게이라, 미르코 크로캅 등을 꺾었고 2000년대 대부분을 사실상 무패에 가까운 성적으로 보냈다.
2009년 당시만 해도 세계 헤비급 최강자를 꼽는 논쟁에서 표도르와 레스너의 이름은 절대 빠지지 않았다.
하지만 결과적으로 표도르가 UFC와 계약을 체결하지 못하면서 화이트가 추진했던 표도르와 브록 레스너의 세기의 맞대결 역시 성사되지 못했다.
레스너는 2010년 10월 UFC 121에서 케인 벨라스케스에게 TKO로 패하며 헤비급 타이틀을 내줬다.
표도르 역시 2010년 베우둠에게 서브미션으로 패하면서 장기간 이어졌던 무패 행진이 끝났다. 이후 실바와 헨더슨에게도 연달아 패하면서 두 사람의 최전성기가 겹치는 시기도 지나갔다.
2023년 은퇴한 표도르는 현재 50세다. 그러나 표도르의 강력한 펀치를 다시 볼 가능성이 완전히 사라진 것은 아니다.
표도르는 "정말 꿈의 경기를 이야기한다면 복싱 룰로 프랜시스 은가누와 싸워보고 싶다"며 "지금은 부상이 너무 많기 때문에 MMA는 할 수 없지만 복싱이라면 한 번 해보고 싶다"며 은가누와의 맞대결을 기대했다.
이어 "은가누는 크고 강하며 빠른 선수"라면서도 "공격하려면 거리를 좁혀야 하는데 난 그 거리를 좁힐 수 있다고 생각한다"고 자신감을 드러냈다.
사진=연합뉴스
나승우 기자 winright95@xports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