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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군행 자청→끝내 방출' KIA 고종욱의 심경 토로…"가장 힘들었던 해였다" [인터뷰]

기사입력 2026.10.23 15:54 / 기사수정 2026.10.23 15:54



(엑스포츠뉴스 유준상 기자) KIA 타이거즈 베테랑 외야수 고종욱이 팀을 떠나게 됐다.

KIA는 23일 외야수 고종욱, 이창진, 투수 홍건희, 김사윤, 김대유, 윤중현 등 이상 6명의 선수와 내년 시즌 재계약을 하지 않기로 했다. 투수 장민기, 강이준, 정다훈, 포수 김선우, 이도훈, 내야수 오정환, 장시현, 외야수 이준범, 천정민, 김민수 등 10명에 대해서는 한국야구위원회(KBO)에 육성선수 말소를 요청했다.

고종욱은 이날 엑스포츠뉴스와의 통화에서 "내 입장에서는 이제 어린 나이도 아니고, 내가 잘했으면 이런 통보도 받지 않았을 것이다. 내가 많이 부족했기 때문에 이건 구단 입장에서도 당연하다고 생각한다"며 "팀이 가을야구에도 갔는데, 한 번 같이 하고 싶었다. 그러지 못한 게 아쉽긴 하다"고 밝혔다.

2011년 넥센 히어로즈(현 키움 히어로즈)에 입단한 고종욱은 SK 와이번스(현 SSG 랜더스)를 거쳐 KIA에서 선수 생활을 이어갔다. 1군 통산 성적은 1133경기 3306타수 992안타 타율 0.300, 50홈런, 417타점, 131도루, 출루율 0.337, 장타율 0.417이다.

2022시즌을 앞두고 KIA에 입단한 고종욱은 주로 대타 요원으로 활약했다. 상황에 따라 선발 출전 기회를 얻기도 했다. 그러나 올해는 1군 27경기 출전에 그쳤다. 성적도 32타수 3안타 타율 0.094, 4타점, 출루율 0.211, 장타율 0.094로 기대에 미치지 못했다.



고종욱은 "그래도 2군에서는 준비를 잘했다고 생각했는데, 막상 1군에 와보니까 어렵더라. 압박도 많이 됐다. 내 입장에서도 성적이라도 나왔으면 괜찮았을 텐데, 성적도 너무 안 나오고 팬들한테도 많이 죄송했다"며 "그런 게 겹치면서 올해가 너무 안 좋게 끝난 것 같다"고 털어놨다.

10년 넘게 프로 무대에서 활약한 고종욱에게도 올해는 유독 힘든 시간이었다. 고종욱은 "올해만 놓고 이야기하는 게 아니라, 내 야구 인생에서 올해가 진짜 가장 힘들고 가장 안 됐던 해였다"며 "그동안 야구를 하면서 후배들한테 조언도 많이 해줬는데 내가 올해 느꼈던 감정들을 좀 더 일찍 경험했다면 후배들에게 더 좋은 말을 해줄 수 있었을 것 같다. 올해는 정말 '야구가 안 되면 이렇게까지 안 되는구나'라는 생각을 많이 했다"고 말했다.

무엇이 고종욱을 그토록 힘들게 했을까. 그는 "나도 정확히는 잘 모르겠는데 많은 걸 보여주고 싶었다. KIA에서도 베테랑이고 나이도 있다 보니까 뭔가 보여주고 싶었는데, 계속 그게 안 되더라. 그게 쌓이고 쌓이면서 그렇게 된 것 같다. 내가 많이 쫓겼다"며 "2군에서는 스트레스도 안 받고 재미있게 야구를 했다. 이렇게 준비해서 1군에 올라가면 잘할 수 있겠다는 생각을 했는데, 막상 올라가서 계속 안 되니까 그렇게 된 것 같다"고 돌아봤다.

결국 고종욱은 정규시즌 후반 이범호 감독에게 직접 2군행을 요청했다. 고종욱은 "팀이 순위 싸움을 할 때였다. 인천에서 경기가 끝나고 감독님께 자진해서 2군에 내려가겠다고 말씀드렸다"며 "내가 진짜 잘 안 됐을 때 내려가야 할 상황도 많았는데, 감독님은 계속 나를 믿고 기회를 주려고 하셨다. 그런데 내가 너무 힘들었다. 제가 자리를 차지하면서 후배들의 기회까지 뺏는 것 같았다. 그래서 감독님께 자진해서 2군으로 내려보내 달라고 말씀드렸다. 감독님도 그렇게 해주셨다"고 전했다.



고종욱은 당시를 떠올리며 미안한 마음을 거듭 드러냈다. 고종욱은 "그때 감독님께도 너무 미안했고, 후배들에게도 미안했다. 나이도 있는데, 나성범도 올해 잘해주고 있고 김선빈도 정말 아픈데 참고 뛰었다. 양현종도 잘해줬다. 그런 모습을 보면서 저도 다시 1군에 올라가서 잘해보고 싶었는데 마음처럼 되지 않았다"고 말했다.

이어 "야구가 이렇게 안 됐던 적이 없어서 어떻게 헤어나가야 할지도 모르겠더라. 이제 선배들도 없고, 누구에게 이런 마음을 털어놓을 사람도 없었다. 그게 쌓이고 쌓였다. 감독님이 기회를 주시겠다고 했는데도 내가 '이건 아닌 것 같다'고 생각했다. 팀이 순위 경쟁을 하는 중요한 시기였는데 그런 말씀을 드려서 팀에도 미안했다"고 덧붙였다.

2군행 이후에는 은퇴까지 고민했다. 고종욱은 "그때 너무 힘들어서 아내에게 이제 은퇴도 생각해 봐야 하는 시기가 온 것 같다고 이야기했다"며 "아내는 (통산 992안타를 쳤으니까) 그래도 안타 8개만 더 치고 그만두면 안 되겠느냐고 하더라. 조금만 더 하면 안 되겠느냐, 할 수 있을 때까지 해보면 안 되겠느냐는 뜻이었던 것 같다"고 설명했다.

아직 향후 거취는 정해지지 않았다. 다른 구단에서 영입 제안을 받는다면 현역 생활을 이어갈 수 있다는 게 고종욱의 이야기다. 고종욱은 "다른 팀에서 찾아주시면 정말 감사하다. 그렇지만 팀이 없더라도 이제 그런 상황까지 생각해야 할 나이다. 은퇴도 고민해야 할 시기이기 때문에 준비는 하고 있다"고 얘기했다.



비록 KIA를 떠나게 됐지만, 고종욱은 팀을 향한 고마움을 잊지 않았다. 고종욱은 "여기서 5년 동안 뛰면서 안 좋은 기억보다는 좋은 기억이 훨씬 많다. 광주에서 좋은 추억도 많이 만들었다. 이제는 마음에 담아두고 가야 한다. 안 좋게 팀을 떠나는 건 아니지 않나. 내게는 좋은 기억만 있다"며 "평생 야구를 할 수 있는 건 아니니까 나중에 다시 돌아올 수도 있다. 지도자로 돌아올 수도 있는 거고, 앞으로 사람 일이 어떻게 될지는 모른다. KIA가 정말 감사한 팀이라고 생각한다. 방출됐지만 그래도 좋은 팀이라고 생각한다"고 강조했다.

마지막으로 팬들에게 전하고 싶은 말을 묻자 고종욱은 이렇게 답했다.

"제가 여기서 5년 동안 야구를 할 수 있었던 것도 팬분들 덕분이라고 생각해요. 광주 팬들에게 정말 감사드립니다. KIA는 앞으로 더 잘될 일만 남은 것 같아요. 저는 서울에서 태어났지만, 광주를 제2의 고향이라고 생각합니다. 앞으로도 항상 KIA를 응원하겠습니다."

사진=엑스포츠뉴스 DB

유준상 기자 junsang98@xports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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