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엑스포츠뉴스 일본 도쿄, 유준상 기자) "고등학생 때는 아무것도 모르고 '그냥 열심히 하면 잘할 수 있겠지'라는 생각만으로 수영을 했어요."
2006년생 김영범(강원특별자치도청)은 2022 항저우 아시안게임(2023년 개최)을 통해 많은 사람들에게 자신의 이름을 알렸다. 당시 단체전인 계영 400m와 혼계영 400m에서 은메달을 목에 걸었다. 다만 개인전에서는 메달을 획득하지 못했다.
김영범은 지난해 싱가포르에서 열린 세계선수권대회를 통해 국제대회 경험을 쌓았다. 이렇다 할 성과를 내지는 못했지만, 남자 자유형 100m와 계영 800m 예선에서 성장 가능성을 보여줬다.
그해 10월 부산에서 펼쳐진 전국체육대회에서는 남자 자유형 100m 한국신기록(47초39)을 수립했다. 2026 아이치·나고야 아시안게임이 1년여 앞으로 다가온 시점에서 작성한 신기록이었던 만큼 의미가 남달랐다. 자연스럽게 김영범을 향한 기대감도 더욱 커졌다.
하지만 승승장구할 것만 같았던 김영범에게도 시련은 찾아왔다. 김영범은 올해 들어 허리 디스크 부상으로 고생했다.
그는 "올해가 내 수영 인생에서 가장 힘들었던 해"라며 "고등학생 때는 아무것도 모르고 '그냥 열심히 하면 잘할 수 있겠지' 이런 생각만으로 수영을 했다. 스무 살 때도 좋은 기록이 나오니까 올해를 맞았을 때 잘못된 생각으로 운동하고 있었다고 생각했다"고 털어놨다.
김영범은 변화를 택했다. 아시안게임을 준비하는 과정에서 운동 강도를 끌어올렸다. 그는 "3월 대표선발전 이후부터는 정말 열심히 노력했다. 평소보다 두 배 더 힘들게 운동했다"고 돌아봤다.
힘든 시간을 버텨내는 과정에서 김영범에게 큰 힘이 된 사람은 이보은 강원특별자치도청 감독이었다. 김영범은 "코치님께서 직접 수영하시는 것처럼 신경 써주셨다"며 "감독님이 선수촌에서 나를 담당해주시는데, 그 누구도 감독님의 열정을 따라오지 못할 것 같다"고 얘기했다.
김영범의 땀은 이번 아시안게임에서 값진 결과로 돌아왔다. 이번 아시안게임에서 결과물로 나타났다. 김영범은 20일 남자 자유형 100m 결승에서 47초65를 기록하며 은메달을 목에 걸었다. 김영범의 개인 통산 첫 아시안게임 개인전 메달이었다.
김영범은 21일 남자 자유형 50m 결승에서 21초66으로 가장 먼저 터치패드를 찍으며 금메달을 획득했다. 이번 대회 한국 수영의 첫 번째 금메달이었다. 김영범은 이날 오전 예선(21초71)에 이어 결승에서도 대회 신기록을 갈아치우는 기염을 토했다.
기록에 대한 욕심을 내려놓은 것이 좋은 결과로 이어졌다. 김영범은 "당연히 대회 신기록을 깨고 싶은 마음은 있었지만, 이걸 깨야겠다고 생각하면 잘 안 되더라. 마음도 급해지기 때문에 대회 신기록을 생각하기보다는 내 것을 하자는 생각으로 수영하니까 자연스럽게 결과가 따라온 것 같다"고 말했다.
한때 자신의 수영 인생에서 가장 힘든 시간을 보냈다고 고백했던 김영범은 이제 한국 수영을 대표하는 선수로 한 걸음씩 성장하고 있다. 한국 수영의 기대주, 샛별 등 여러 수식어가 김영범을 따라다닌다.
김영범은 "샛별이든 에이스든 그냥 불러주시는 대로 다 감사하게 생각하고 있다. 좋은 말이면 어떤 것이든 상관없는데, 에이스가 뭔가 듣기 좋은 것 같기도 하다. 에이스가 될 수 있도록 노력할 것"이라며 미소 지었다.
금메달 하나로 만족할 생각도 없다. 김영범은 "꿈이 더 커지고 있다. 아직 내가 이루지 못한 목표들도 많다고 생각한다. 자고 일어나면 다시 금메달을 딸 수 있을지도 모른다. 오늘만 즐기고 내일부터는 다시 도전자의 마음가짐으로 달성하고 싶은 목표를 다 이룰 때까지 열심히 노력할 것"이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개인전에서 금메달과 은메달을 하나씩 수확한 김영범은 이제 단체전에서 메달 사냥을 이어간다. 그는 "팀원들과 다같이 시상대에 올라가고 싶다. 오늘 (금메달로) 만족하지 않고 열심히 몸 관리를 할 것"이라고 각오를 다졌다.
사진=연합뉴스
유준상 기자 junsang98@xports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