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엑스포츠뉴스 나승우 기자) 일본 여자 배드민턴 간판 야마구치 아카네가 세계선수권 역사에 없었던 대기록을 쓸 수 있을까.
세계랭킹 1위 안세영을 상대로 여자단식 사상 최초 세계선수권 4회 우승에 도전한다.
일본배드민턴협회는 23일(한국시간) "야마구치, 사상 최초 세계선수권 4회 우승 도전. 변함 없는 힘으로 결승에 진출한 안세영. 최강의 여왕을 상대로 위업을 완수할까"라고 전했다.
야마구치와 안세영은 이날 인도 뉴델리에서 2026 세계배드민턴연맹(BWF) 세계선수권대회 여자단식 결승전을 치른다.
앞서 야마구치는 전날 준결승서 태국의 포른파위 초추웡을 게임스코어 2-0(21-12 21-16)으로 제압하고 결승에 올랐다.
이제 단 한 경기만 이기면 세계선수권 여자단식 역사에 새로운 기록을 남긴다.
야마구치는 이미 세계선수권에서 세 차례(2021, 2022, 2025) 정상에 올랐다. 스페인의 카롤리나 마린과 함께 최다 우승 공동 1위를 기록하고 있다.
이번 대회까지 우승하면 개인 통산 네 번째 금메달을 목에 걸면서 여자단식 사상 최초의 세계선수권 4회 우승을 달성하게 된다.
또한 2021, 2022년에 이어 두 번째 세계선수권 2연패에 성공한다.
일본배드민턴협회 역시 "야마구치가 사상 최초의 4회 우승에 도전한다"며 기대감을 드러냈다.
그러나 결승 상대가 안세영이다. 이번 대회에서 가장 만나기 싫은 상대라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세계랭킹 1위인 안세영은 지난달 일본오픈에서 왼발 부상을 당해 기권한 뒤 이번 세계선수권을 복귀 무대로 삼았다.
대회를 앞두고 스스로도 몸 상태가 100%는 아니라고 인정했으나 막상 대회가 시작되자 여전히 강한 모습을 보였다.
8강에서는 중국의 한웨(세계 5위)를 2-0으로 제압했고, 준결승에서도 중국 여자단식의 마지막 희망 왕즈이까지 꺾으며 결승에 올랐다.
대회 초반에는 다소 고전하는 모습을 보였으나 경기를 치르면서 부상 여파를 찾아볼 수 없을 정도로 완벽한 경기력을 보여주고 있다.
이번 결승전도 치열한 접전이 예상되는 가운데, 상대전적을 놓고 보면 야마구치가 15승19패로 열세다. 그러나 안세영 입장에서도 만만히 볼 상대는 아니다.
안세영이 '여제'로 올라서기 전까지는 야마구치에게 5승10패로 크게 밀렸다. 여제 등극 이후에도 엎치락뒤치락하며 팽팽한 흐름이 이어지고 있다.
최근 맞대결 5연승을 기록하고는 있으나 그 전까지는 상대전적에서 밀렸을 만큼 야마구치를 만날 때마다 고전했다. 때문에 야마구치는 중국 천위페이와 함께 안세영의 라이벌로 평가 받고 있다.
더구나 야마구치는 이번 대회에서 대기록 달성을 앞두고 있는 만큼 동기부여도 확실하다.
야마구치는 오히려 부담을 내려놓은 모습이다.
안세영과의 결승전을 앞두고 "힘든 경기가 될 것 같다"며 "즐기면서 여러 가지에 도전할 수 있다면 그것만으로도 이번에는 합격점이라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이어 "정말로 맞서 나가기만 하면 된다. 순수하게 100% 즐기는 마음으로 경기할 수 있을 것 같다"고 밝혔다.
이번 대회 야마구치는 안세영보다 비교적 수월한 대진표를 받았다. 안세영이 한웨, 왕즈이와 연전을 벌인 반면, 야마구치는 천위페이, 미야자키 도모카 등 상위랭커들의 이른 탈락으로 랭킹이 낮은 상대와 맞붙었다.
야마구치는 "이번 대회는 너무 잘 풀려서 오히려 두려운 점도 있다"면서 "좋은 부분은 이어가고 싶다. 마지막 경기가 남았으니 모든 걸 쏟아부을 각오로 임하고 싶다"고 말했다.
부상 여파에 상위 랭커들과의 연전으로 체력을 크게 소모한 안세영 입장에서는 대회 내내 힘을 비축하고 결승전에 온 힘을 다 할 야마구치가 까다로울 법하다.
야마구치가 세계선수권 여자단식의 새 역사를 완성할지, 안세영이 일본의 역사적인 순간을 눈앞에서 가로막을지 두 선수의 맞대결에 관심이 집중된다.
안세영이 야마구치를 꺾는다면 2023년 대회 이후 3년 만에 정상 탈환에 성공한다. 안세영은 지난해 대회에서는 4강에서 천위페이에 패해 준결승에서 탈락했다.
사진=연합뉴스
나승우 기자 winright95@xports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