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사최종편집일 2026-08-18 18:23
연예

하영 증조부, 1913년부터 '일선동화의 선구'로 소개…계속 나오는 친일 행적 [엑's 이슈]

기사입력 2026.08.18 17:48 / 기사수정 2026.08.18 17:48

하영, 엑스포츠뉴스DB
하영, 엑스포츠뉴스DB


(엑스포츠뉴스 이창규 기자) 친일 단체 활동 이력으로 논란의 중심에 선 배우 하영의 증조부 안상호가 1913년부터 이미 일본 사회에서 '일선동화의 선구'로 소개된 사실이 알려졌다.

지난 17일 '경성과 서울'의 저자인 아키즈키 노조미 씨는 자신의 블로그를 통해 "최근 화제가 되고 있는 문제에 대해, 부인 가와구치 이소코라는 새로운 관점에서 당시의 사료를 제시해 보았다"면서 당시 사료들을 공개했다.

그는 1913년 9월 발행된 '조선공론' 제1권 제6호에 게재된 '일선동화의 선구, 조선인 남편·일본인 아내 평판기(日鮮同化の魁、鮮夫日妻評判記)'라는 기사에서 안상호, 카와구치 이소코 부부가 다뤄졌다고 밝혔다.

'일선동화'는 일본과 조선의 동화를 뜻하는 말로, 1930년대 후산 본격적으로 내세워진 '내선일체'라는 말보다 앞서 1910년대부터 쓰인 표현이다.

해당 기사에서는 안상호가 1900년 의술개업시험 전기 시험에, 1902년에 후기 시험에 합격해 1903년 의술개업면허를 받아 일본 의적에 등록됐다고 언급하고 있다.

더불어 의친왕(이강)의 전속 의사로 초빙되었던 안상호가 의친왕의 상급 여종이었던 카와구치 이소코와 만남을 가졌던 내용을 함께 전하고 있다.

또한 '매일신보'에서는 1918년 12월 8일부터 5회에 걸쳐 '왕세자 전하의 가례를 앞두고 ‘일선동체’의 가정 방문'이라는 기사가 게재됐는데, 3회였던 10일자 기사에서 안상호, 이소코 부부가 다뤄졌다.

당시 기사에서는 안상호를 '완전히 내지화(일본화)한 의사'라고 평하고 있으며, 안상호 또한 스스로를 두고 "저는 일본인이나 마찬가지다. 지금 조선 옷은 한 벌도 가지고 있지 않다. 게다가 음식도 매운 것은 조금도 먹지 못한다. 일본인과 똑같다. 그러니 불편한 것은 조금도 없다"고 밝혔다.

안상호 부부를 일본인과 조선인의 결합 사례로 조명한 기사는 '매일신보'와 '조선공론' 등에서 확인된다.

안상호가 당시 의료계와 왕실에서 어떤 위치에 있었는지를 보여주는 기록도 남아 있다.

1907년 6월 발행된 일본 의학 전문지 '의해시보' 제677호에는 일본인 의사 사토 스스무가 안상호를 대한병원 의사로 채용하기 위해 봉급 예산까지 편성했지만, 의친왕이 그를 곁에서 놓지 않아 여의치 않았다고 전했다.

안상호는 1916년 조선인과 일본인의 친목 및 융화를 내세운 대정친목회 평의원에 이름을 올리는 등 친일 성격의 단체에서 활동했다. 또, 이토 히로부미 추도회 준비위원과 경성부 협의회원, 경성 종로금융조합장 등을 지내기도 한 것으로 나타났다.

이와 관련해 민족문제연구소는 지난 14일 공식입장을 내고 "안상호의 친일 행적은 명백하다”고 밝혔다. 연구소 측은 안상호의 대정친목회 평의원 활동과 이토 히로부미 추도회 준비위원 참여 등을 주요 행적으로 들었다. 특히 1918년 매일신보에 나타난 안상호의 발언을 근거로 그를 “일제의 동화정책을 전면적으로 내면화한 대표적 인물”로 평가했다.

안상호가 친일인명사전에 수록되지 않은 데 대해서는 “2009년 발간 당시 연구소가 축적한 자료로는 선정 기준에 미달해 수록을 보류한 것”이라며 사전 미수록이 친일 행적이 없다는 뜻은 아니라고 설명했다.

다만 연구소는 선대의 과오를 후손에게 전가하는 연좌제적 비난에는 선을 그으면서 이번 논란을 계기로 식민지 협력의 역사와 그에 대한 인식을 성찰할 필요가 있다는 입장을 밝혔다.

한편, 하영은 지난 12일 자신의 계정에 자필 편지를 통해 직접 사과했다.

그는 "이번 일을 계기로 관련 자료를 직접 찾아보는 과정에서 증조부의 친일적 행적을 알게 됐다"며 "일제 강점기라는 뼈아픈 시간을 지낸 우리나라의 역사를 제대로 알지 못한 채 가족사를 가볍게 언급했던 것을 반성한다. 과오를 무겁게 받아들이며 후손으로서 진심으로 사죄드린다"고 고개를 숙였다.

사진= 엑스포츠뉴스DB

이창규 기자 skywalkerlee@xportsnews.com

ⓒ 엑스포츠뉴스 /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