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18일 오후 서울 송파구 잠실야구장에서 열린 '2026 신한 SOL Bank KBO리그' KIA 타이거즈와 두산 베어스의 경기, 2회말 수비를 마친 KIA 올러가 기뻐하고 있다. 엑스포츠뉴스 DB
(엑스포츠뉴스 유준상 기자) "한국보다 조금 더 더운 지역에서 왔기 때문에 사실 습하고 더운 날씨에 크게 방해받는 것 같진 않아요."
KIA 타이거즈 외국인 투수 아담 올러는 전반기 16경기에서 99⅓이닝 9승 5패 평균자책점 2.36 118탈삼진으로 준수한 성적을 올리며 에이스 역할을 톡톡히 해냈다. 전반기 기준 다승 공동 선두, 평균자책점 2위, 탈삼진 2위 등 주요 개인 지표에서 상위권에 이름을 올렸다.
하지만 후반기 들어 부침을 겪었다. 7월 한 달간 3경기에서 10⅓이닝 3패 평균자책점 13.06으로 기대 이하의 성적을 남겼다. 지난달 28일 대구 삼성 라이온즈전에서는 1이닝 8실점으로 무너졌다.
자연스럽게 무더위가 올러의 성적에 영향을 미친 것 아니냐는 시선도 나왔다. 올러는 지난해에도 전반기에만 8승을 올리는 등 순항했지만, 8월 5경기에서 23이닝 1승 3패 평균자책점 6.26으로 고전했다. 여기에 경기 중 얼굴이 붉게 달아오르는 모습이 중계 화면에 자주 포착되면서 체력 저하에 대한 우려도 커졌다.

16일 오후 인천SSG랜더스필드에서 열린 '2026 신한 SOL Bank KBO리그' KIA 타이거즈와 SSG 랜더스의 경기, 5회말 1사 KIA 올러가 마운드를 내려가고 있다. 엑스포츠뉴스 DB
하지만 올러에게 무더위가 낯선 환경은 아니다. 미국 텍사스주 출신인 올러는 여름철 기온이 30도 후반까지 오르는 날이 적지 않은 지역에서 성장했다.
이범호 KIA 감독은 "올러가 아프지 않으면 문제가 없다고 생각한다. 로테이션을 도는 게 가장 중요하다"며 "지난해 올러가 무더위를 경험했다. 더위 때문에 부진하고 있는 건 아니라고 생각한다"고 밝혔다.
올러도 할 말이 있었다. 최근 취재진과 인터뷰 도중 경기 중 얼굴이 빨개진 이유에 대한 질문이 나오자 "바로잡고 싶다"고 운을 뗀 뒤 "한국보다 조금 더 더운 지역에서 왔기 때문에 사실 습하고 더운 날씨에 크게 방해받는 것 같진 않다. 원래 피부가 굉장히 창백한 편이라서 햇볕 아래에 조금만 있어도 쉽게 빨개진다"고 전했다.
이어 "인터넷, 또 SNS(사회관계망서비스)를 통해 내 얼굴이 빨개진 영상이 떠돌아다니는데 더워서 그런 게 아니라 3이닝 동안 60구나 던졌기 때문에 내 투구에 대해서 스스로 화가 나서 빨개진 것"이라며 "날씨의 영향은 거의 없다"고 덧붙였다.
자외선 차단을 위해 한국 선크림 제품도 자주 사용한다고. 올러는 "사진이 몇 장 돌아다니는 걸 봤는데 굉장히 웃긴 사진이 많더라. 얼굴이 너무 빨개서 술에 취해 다니는 것 같다는 이야기도 있었다"며 "그래서 조금 더 신경 써서 선크림을 많이 바른 것 같고, 한국에 좋은 선크림도 많다 보니까 다양하게 바르는 편"이라고 웃었다.

23일 오후 서울 구로구 고척스카이돔에서 열린 '2026 신한 SOL Bank KBO리그' KIA 타이거즈와 키움 히어로즈의 경기, 1회말 KIA 선발투수 올러가 공을 힘차게 던지고 있다. 엑스포츠뉴스 DB
올러는 지난달 28일 삼성전 이후 약 2주 동안 자신의 투구를 되돌아볼 시간을 가졌다. KIA가 지난 1일부터 10일까지 폭염으로 경기를 치르지 못하면서 올러에게도 재정비할 시간이 생겼다.
올러는 "너무 자세하게 이야기할 수는 없지만 어깨가 나오는 위치, 릴리스 포인트 등을 수정했다. 원래 던지던 위치와는 좀 상이하다는 의견이 나와서 그걸 반영해 메커니즘을 수정했다. 휴식기를 통해 고칠 수 있었다"고 말했다.
효과는 곧바로 나타났다. 올러는 8월 첫 등판이었던 11일 광주 삼성전에서 6이닝 1실점으로 승리투수가 됐다. 이어 16일 광주 두산 베어스전에서도 7이닝 1실점으로 호투하며 또 한 번 승리를 챙겼다. 16일 승리로 올러는 시즌 11승째를 올리며 다승 부문 단독 선두에 올랐다.
이 기세라면 다승왕 타이틀까지 노려볼 만하다. 가장 최근 KIA 소속으로 다승왕에 오른 투수는 2017년 나란히 20승을 거둔 양현종과 헥터 노에시였다.
다른 주요 지표에서도 상위권을 마크하고 있다. 평균자책점 부문에서는 곽빈(2.46), 최민석(이상 두산 베어스·2.68), 아리엘 후라도(삼성·3.11)에 이어 3.15로 4위에 올라 있다. 탈삼진 부문에서는 128탈삼진으로 곽빈(153탈삼진), 엘빈 로드리게스(롯데 자이언츠·136탈삼진)에 이어 3위다.
올러는 "곽빈 선수가 아직 굉장히 잘하고 있어서 (개인 기록) 순위권에 들어가는 게 힘들게 느껴지는데, 다시 순위권에 들고 싶은 마음이 있다. 도전자의 마음을 갖고 목표에 도전하겠다"며 개인 타이틀에 대한 욕심을 숨기지 않았다.

31일 오후 서울 송파구 잠실야구장에서 열린 '2026 신한 SOL Bank KBO리그' KIA 타이거즈와 LG 트윈스의 경기, 5회말 수비를 마친 KIA 올러가 더그아웃으로 향하고 있다. 엑스포츠뉴스 DB
사진=엑스포츠뉴스 DB
유준상 기자 junsang98@xports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