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엑스포츠뉴스 일본 도쿄, 양정웅 기자) 한국의 승리를 0.2초 남기고, 일본의 '천재 가드' 다나카 코코로(에네오스 선플라워즈)가 위닝샷을 꽂으며 '여랑이'들을 울렸다.
박수호 감독이 이끄는 여자농구 대표팀은 14일 일본 도쿄의 아리아케 아레나에서 열린 일본과 국가대표 평가전 2차전에서 77-78로 패배했다.
이로써 대표팀은 전날 59-77에 이어 이번 평가전에서 2전 전패를 당했다. 또한 2015년 열린 아시아컵 예선 이후 일본 상대 7연패에 빠졌다.
한국은 전날 교체 투입돼 맹활약했던 허예은(청주 KB스타즈)과 이해란(용인 삼성생명 블루밍스)을 스타팅으로 넣어 기선제압에 나섰고, 이는 성공적이었다. 1차전에서 0-14로 밀리며 출발했던 한국은 이날 2쿼터 초반 반대로 14점 차(25-11) 리드를 잡았다.
하지만 일본도 앞선에서 강한 압박을 이어가며 한국을 괴롭혔다. 특히 다나카는 한국 최고의 테크니션 중 한 명인 허예은과 매치에서도 크게 밀리지 않았다. 비록 3개의 턴오버를 하기는 했으나, 한국 가드진을 상대로 잘 버텨줬다.
이후 3쿼터 중반 허예은이 부상으로 빠진 후 다나카의 시간이 시작됐다. 특히 4쿼터 들어서 다나카는 결정적인 득점을 쏟아내며 한국과 격차를 좁혔고, 종료 4분 58초를 남기고 앤드원 플레이를 성공시키며 68-67로 경기를 뒤집었다.
다나카는 72-76으로 밀리던 상황에서 14초를 남기고 3점슛을 성공시키며 턱밑까지 추격했다. 이어 마지막 공격에서 이소희(부산 BNK 썸)를 스텝으로 제치고 3점포를 작렬시키며 0.2초를 남겨두고 78-77 대역전극을 만드는 데 공헌했다.
이날 다나카는 4쿼터에만 12점을 몰아치는 등 23분 30초를 뛰면서 18득점 1리바운드 3어시스트를 기록했다. 허예은은 "너무 좋은 선수다. 테크닉도 좋고, 승부처에서 즐기는 모습 등등 끝도 없다"고 했고, 이소희는 "승부처에서는 확실히 강한 선수"라고 평가했다.
두 선수의 평가는 정확했다. 이날 다나카는 접전 상황에서도 미소를 잃지 않았는데, 경기 후 기자회견장에 들어온 그는 "확실히 웃고 있었다. 1~2점 차의 긴박한 상황이 내게는 즐거웠다"고 밝혔다. 그는 "대단한 상대와 팽팽하게 맞서는 게 즐거웠다. 그래서 자연스럽게 웃는 모습이 됐다"고 전했다.
다나카는 "(클러치 타임에서) 상대가 아무리 경계를 하더라도, 3점슛이든 점퍼든 레이업이든 열리면 쏜다는 마음을 강하게 먹고 했다"며 "볼을 가진 시간이 길었지만, 넣어야 한다는 마음을 먹고 했기에 잘됐다고 생각한다"고 얘기했다.
그러면서 "눈앞의 상대를 쓰러뜨리고 싶다는 마음이 강하다. 공격에서는 림밖에 안 보일 정도로 계속 림만 보고 있다"고 한 다나카는 "오늘은 소름이 돋았다. 반드시 넣고 싶다는 마음이 있었다. 팬들의 환호성이 커지면서 '이제 농구의 재미구나'라는 걸 실감했다"고 말했다.
한국에 대해 언급한 다나카는 "일본과 비슷하게 굉장히 빠른 템포의 농구를 하는 팀이라는 생각이 들었다"고 말했다. 그는 "우리가 빠른 농구를 하는 만큼, 그런 농구를 상대에게 당하면 힘들다"며 "우리가 하고 싶었던 농구를 오히려 한국이 했던 것도 많았다"고 전했다.
이어 "빠른 농구를 바탕으로 한 트랜지션을 통한 3점슛의 성공률도 정말 좋았던 것 같고, 실제로 경기를 하면서 정말 재미있고 즐겁게 싸울 수 있었던 팀이다"고 했다.
특히 매치였던 허예은에 대해서는 "정말 경기 운영이 뛰어나서, 수비할 때 매치업하기가 까다로운 선수라고 느꼈다. 풀업 점퍼도 있고, 정말 어떤 방식으로 공격해 올지 예측하기 어려운, 굉장히 좋은 선수라고 생각했다"고 칭찬을 아끼지 않았다.
다나카는 2006년생으로, 아직 스무 살의 어린 선수다. 하지만 이미 지난해부터 성인 대표팀에서 뛸 정도로 그 능력을 인정받고 있다. 성인무대 데뷔전이었던 2025 FIBA 여자 아시아컵에서는 키 220cm의 '만리장성' 장쯔위(중국)를 상대로 27점을 몰어넣어 화제가 됐다.
이런 활약으로 다나카는 올해 WNBA(미국여자프로농구) 드래프트에서 골든스테이트 발키리스의 3라운드 지명을 받기도 했다. 어쩌면 한국에는 오랜 시간 위협이 될 존재가 될 지도 모른다.
사진=일본 도쿄, 양정웅 기자 / 일본농구협회(Japan Basketball Association)
양정웅 기자 orionbear@xports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