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엑스포츠뉴스 김현기 기자) KBO리그 경기에서 타자가 친 직선타에 투수가 얼굴을 맞아 쓰러지는 가슴철렁한 일이 발생했다.
NC 다이노스 투수 임지민이 공을 뿌리다가 상대팀인 롯데 타자 빅터 레이예스가 친 타구를 맞으면서 불상사가 일어났다.
사고는 14일 부산 사직야구장에서 벌어졌다. NC가 9-6으로 앞선 9회말, 임지민은 8회말에 이어 마운드에 올랐다.
분위기는 임지민에게 좋았다. 그는 유강남을 삼구삼진으로 잡더니 이어 등장한 황성빈을 헛스윙 삼진으로 솎아냈다.
다음 타자 나승엽에게 우전 안타와 폭투를 허용했다.
그리고 레이예스가 타석에 등장했다. 레이예스는 임지민의 공을 끈질기게 걷어냈다. 이어 임지민의 6구 시속 152km 패스트볼이 몸쪽으로 향하자 공을 강하게 쳤는데 이게 투수 얼굴로 날아갔고, 임지민은 공을 맞은 뒤 그대로 그라운드에 쓰러졌다.
사직야구장에서 순간 정적이 흐른 가운데 두 팀 선수들 모두 걱정하는 기색이 역력했다.
NC 선수들은 머리를 감싸 쥐며 동료를 걱정했다. 내야안타를 때리고 1루로 출루한 타자 레이예스도 헬멧을 쓰지 못한 채 마운드 쪽을 바라봤다.
선수가 마운드에 쓰러지면서 야구를 지속할 상황이 아니었다. 특히 임지민은 입쪽에 출혈이 발생할 정도였다. 2루심은 후속 플레이를 중단 시켰고 의료진이 뛰어나왔다.
이 과정에서 관중과 TV로 지켜보는 팬들이 걱정할 만한 장면도 있었다.
사직구장 외야 쪽 출입문이 곧바로 열리지 않는 듯한 모습이 방송 중계 카메라에 잡힌 것이다. 구급차가 빠르게 들어와야 하는데 지체되는 모양새였다.
다만 큰 문제는 아닌 것으로 드러났다. 연합뉴스에 따르면 롯데 구단 관계자는 "선수 보호를 위해 구장 바깥쪽에서만 펜스가 열리는 구조이며, 응급 처치를 진행하며 2분 20초 만에 구급차가 투입돼 늦은 것은 아니다"라고 설명했다.
NC 좌익수 이우성까지 어떻게든 문을 열어보려고 했고, 선수단과 관중 모두 애타는 마음으로 그라운드를 지켜봤다.
결국 문이 열리면서 구급차가 들어왔고 임지민은 구장 밖으로 빠져나갈 수 있었다.
NC 구단 관계자는 "안면부 타박상이 발생해 인근 병원으로 이동했다. 정밀 검진 예정"이라고 밝혔다.
다행인 것은 임지민이 의식을 잃지 않고 스스로 구급차를 탔다는 점이다. 들것에 눕지 않고 스스로 일어난 뒤 구급차에 탑승했다. 그럼에도 좀처럼 벌어지지 않은 일이 나온 탓에 그라운드 선수들은 물론 관중도 숨죽이며 임지민의 무사를 기원했다.
지난 2022년 NC의 지명을 받고 입단한 임지민은 올해 49경기에서 4승5패6세이브9홀드 평균자책점 5.40을 기록 중이다.
특히 이날 경기 승리를 비롯해 최근 10경기 1승1패5세이브를 챙기며 NC가 중위권 싸움 희망을 이어가는 든든한 마무리 역할을 하는 중이다.
이날 경기에서 NC는 임지민 퇴장 뒤에도 리드를 지켜내며 9-8로 이겼다.
6-6에서 9회초를 맞이한 NC는 롯데 김원중의 2연속 몸에 맞는 공과 2연속 폭투라는 묘한 상황으로 한 점을 뽑아냈다. 이어 이우성과 박민우의 적시타로 3점 차까지 달아났다.
NC는 임지민이 병원으로 향한 뒤 9회말 2사에서 한동희와 고승민에 연속 적시타를 허용하며 한 점 차까지 쫓겼으나 결국 승리했다.
임지민은 이날 1이닝 2실점을 찍었으나 승리투수가 되면서 시즌 4승(5패 6세이브)째를 거뒀다. 그야말로 투혼의 승리를 챙겼다.
롯데는 9회말 2사 후 한동희와 고승민의 연속 적시타로 1점 차까지 따라갔으나 결국 패배했다.
한동희가 8회 시즌 14호 홈런을 비거리 135m짜리의 사직구장 개장 이래 11호 장외 홈런으로 장식한 것만 기념으로 남게 됐다.
KBO리그에서 상대 타구가 투수를 맞히는 경우는 간간히 나오지만 얼굴을 직격하는 경우는 흔치 않다.
가장 가까운 사례로는 지난 2024년 8월 24일 창원에서 열린 KIA-NC 경기에서 KIA 외국인 투수 제임스 네일이 당시 상대 타자 맷 데이비슨의 직선타에 턱을 맞아 턱관절 골절로 정규시즌 아웃된 것이 있다. 네일은 재활 끝에 한국시리즈 마운드에 올라 KIA의 우승을 도우면서 마지막에 웃었다.
사진=엑스포츠뉴스DB / 중계화면 캡처
김현기 기자 spitfire@xports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