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엑스포츠뉴스 대구, 양정웅 기자) 캡틴도 놀랐다.
삼성 라이온즈의 '후반기 필승카드' 크리스 페덱이 데뷔전부터 압도적인 피칭을 보여줬다. 하지만 주장 구자욱이 놀란 건 투구 내용뿐만이 아니었다.
삼성은 18일 대구 삼성 라이온즈 파크에서 열린 롯데 자이언츠와 2026 신한 SOL Bank KBO 리그 정규시즌 홈경기에서 5-0 승리를 거뒀다.
이로써 삼성은 전반기 마지막 경기인 9일 대구 LG 트윈스전부터 3연승을 달리고 있다. 시즌 53승 32패 2무(승률 0.624)가 된 삼성은 4연패에 빠진 LG를 2.5경기 차로 밀어내고 굳건히 선두를 지키고 있다.
전반기를 1위로 마친 삼성은 후반기 첫 경기인 16일 롯데전을 4-1로 승리하며 연승을 이어갔다. 17일 게임이 우천취소된 가운데, 삼성은 마침내 새 외국인 투수 페덱이 데뷔전을 치렀다.
삼성은 맷 매닝이 스프링캠프 기간 팔꿈치 부상으로 이탈했고, 대체 선수였던 잭 오러클린은 선발진을 잘 지켜줬으나 막판 흔들렸다. 우승에 도전해야 하는 삼성은 확실한 에이스가 필요했고, 결국 두 선수를 모두 내보내고 페덱을 영입했다.
페덱은 불과 3주 전까지 현역 메이저리거였다. 2019년 샌디에이고 파드리스에서 메이저리그(MLB)에 데뷔한 그는 통산 132경기(선발 119경기)에서 32승 43패 평균자책점 4.83, 이닝당 출루허용률(WHIP) 1.26을 기록했다. 풀타임 선발을 뛴 적이 있을 정도로 경험이 풍부하다.
그리고 페덱은 자신의 커리어를 제대로 증명했다. 이날 데뷔전에서 그는 6이닝 1피안타 1사사구 7탈삼진 무실점으로 호투를 펼쳤다. 삼성 역사상 첫 경기에서 선발승을 거둔 건 페덱이 15번째인데, 1피안타 이하로 막은 건 그가 처음이다.
이날 페덱은 최고 구속 152km/h의 패스트볼과 체인지업, 커브, 커터 등을 잘 섞어 던지면서 쾌투를 펼쳤다. 6회까지 던지면서 출루를 허용한 건 1회 빅터 레이예스의 안타와 4회 고승민의 볼넷, 6회 2루수 실책이 전부였다.
그리고 페덱의 선발승에는 홈런 2방 등 5점을 올려준 타자들의 활약도 빼놓을 수 없다. 특히 주장 구자욱은 4타수 2안타 2타점 2득점으로 맹타를 휘둘렀다.
1회말 삼성은 1사 후 김성윤이 좌익선상으로 향하는 2루타를 치고 나갔다. 이어 다음 타자 구자욱이 롯데 선발 나균안의 몸쪽 커터를 공략, 우중간 담장을 넘어가는 2점 홈런을 터트렸다. 시즌 9호 홈런이었다.
이후 구자욱은 5회에도 선두타자로 나와 좌익선상 2루타를 터트려 포문을 열었다. 최형우의 안타로 1, 3루가 된 가운데, 구자욱은 르윈 디아즈의 희생플라이 때 홈으로 들어와 4-0으로 달아나는 점수를 올렸다.
경기 후 구자욱은 "페덱이 오늘 처음 던지는 날이라 선취점 내면서 좀 편안하게 만들어주고 싶었는데 좋은 결과가 있었던 것 같다"고 말했다.
주장으로서 구자욱은 페덱을 어떻게 봤을까. 그는 "경기도 좋았지만 페덱이 경기를 준비하는 자세나 류지혁 선수가 실책을 했는데도 불구하고 먼저 다가가 분위기를 좋게 만들어주는 그런 모습이 좋았다. 좋은 선수인 거 같다"고 말했다.
페덱은 마지막 이닝이었던 6회, 선두타자 조민영에게 땅볼을 유도했으나, 류지혁이 이를 잡지 못했다. 하지만 페덱은 흔들리지 않고 침착하게 후속 세 타자를 모두 범타 처리하며 위기를 넘겼다. 구자욱은 이를 인상 깊게 본 것이다.
삼성은 전반기 마지막부터 3연승을 달리면서 좋은 흐름을 이어가고 있다. 구자욱은 "지금 모든 선수들이 다들 잘해주고 분위기가 좋다. 이 분위기 쭉 이어갔으면 좋겠다"고 바람을 전했다.
사진=삼성 라이온즈
양정웅 기자 orionbear@xports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