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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치훈도 "신이 창조한 게임" 감탄했다!…AI 바둑, '신공지능' 신진서가 깰까→'카타고'와 2점 접바둑 3번기

기사입력 2026.07.15 01:04 / 기사수정 2026.07.15 01:04



(엑스포츠뉴스 나승우 기자) "신이 창조한 게임에 또 다른 신이 내려온 것 같다"

일본 바둑의 전설 조치훈 9단이 인공지능(AI) 바둑에 대해 남긴 표현이다.

인간이 수천 년 동안 쌓아온 바둑의 상식을 무너뜨린 AI를 상대로 '신공지능' 신진서 9단이 인간의 한계에 도전한다.

신진서는 오는 17일부터 바둑 AI '카타고'와 쎈수학·한경 기신전 2점 접바둑 3번기를 치른다. 1국은 17일, 2국과 3국은 각각 19일과 21일 열린다.

신진서는 14일 서울 성동구 한국기원에서 열린 기자회견에서 "2승 이상, 3승까지도 도전하고 싶다"고 밝혔다.

호선이 아닌 신진서가 흑돌 두 점을 먼저 놓는 접바둑이다. 신진서에게는 5시간의 제한 시간과 30초 초읽기 1회가 주어진다. 카타고는 전체 제한 시간 없이 매 수 20초 안에 착수해야 한다.



그럼에도 인간의 승리를 쉽게 예상할 수 없다. 카타고는 알파고 이후 가장 널리 활용되는 오픈소스 바둑 AI로, 이미 프로기사들의 훈련과 국가대표 연구, 방송 해설에까지 깊숙이 들어와 있다.

세계 최강의 인간 기사로 평가받는 신진서조차 "두 점 치수로는 대국 제의를 받기 전까지 한 판도 이기지 못했다"고 했을 정도다.

다만 한 달가량 '승리하기 위한 바둑'을 집중적으로 연구했다.

처음에는 1승만 거둬도 성공이라고 봤지만 실전 대국을 앞두고 카타고를 상대할 방법을 찾으면서 목표를 높였다.

신진서는 "전투로 흘러가면 내 승률은 10% 미만인 것 같다"면서도 "어느 정도 여유가 있는 상태로 끝내기까지 간다면 60∼70% 이상으로 보고 있다"고 분석했다.

승부처는 중반이다. 신진서는 인간 바둑이 AI를 통해 포석과 끝내기에서 크게 발전했지만, 모든 수를 외울 수 없는 중반은 여전히 미지의 영역이라고 설명했다.

신진서는 "중반은 한 수마다 자기 생각으로 최선을 다할 수밖에 없는 영역이다. 카타고의 수에 얼마나 잘 대응하느냐가 승부처"라고 말했다.

이어 "카타고가 매번 다르게 수를 꼬는 스타일이다. 전투를 하기보다는 내 스타일대로 후반 승부로 갈 수 있도록 판을 짜려고 많은 생각을 하고 있다"고 밝혔다.



AI를 상대로 인간 기사들이 사용하는 흔들기나 승부수는 통하지 않는다.

신진서는 "인간 기사 중에서는 내가 최고라는 마음으로 대국해 왔다. 불리해도 끝까지 이긴다고 생각한다"며 "AI는 내 실수를 항상 정확히 지적하기 때문에 최대한 실수하지 않는 데 초점을 맞추게 된다"고 말했다.

중국 시나스포츠에 따르면 조치훈은 자신의 저서에서 AI 바둑에 대해 "신이 창조한 게임에 또 다른 신이 내려온 것 같다"고 평했다.

조치훈은 혼인보 12회, 명인 9회, 기성 8회를 비롯해 통산 77회 우승을 차지한 일본 바둑의 전설이다.

그런 조치훈조차 오늘날 신진서가 두는 바둑을 이해하기 어렵다고 털어놨다.

조치훈은 "오늘날 세계 정상을 다투는 선수는 신진서와 커제다. 두 사람 모두 AI가 만들어낸 기사라고 할 수 있다"며 "하지만 그들의 바둑은 이제 내가 전혀 이해할 수 없는 수준"이라고 밝혔다.

그는 "과거에는 모양이 나쁘고 절대로 둘 수 없다고 여겼던 수를 두 사람은 아무렇지도 않게 사용한다"며 "그들의 바둑은 내가 배워온 사고방식과 완전히 다르다. 마치 장기를 보고 있는 것 같다"고 말했다.



또 "60년이 넘는 바둑 인생에서 정답을 보면서 공부한 적이 없다"며 "한 수가 좋은지, 형세가 좋은지를 반복해서 고민하는 과정이 바둑의 즐거움"이라고 했다.

AI가 제시하는 정답을 따라가는 순간 바둑이 가진 고민과 철학, 인간적인 즐거움을 잃을 수 있다는 주장이다.

그럼에도 젊은 기사들에게는 AI를 활용해 공부할 것을 권했고, 자신도 AI로 훈련한 기사들과 대국하며 장점을 간접적으로 받아들였다.

바둑도 AI 시대에 접어든 상황에서 신진서는 AI 기풍에 가장 완벽하게 근접한 기사로 평가받는다.

'신공지능'이라는 별명처럼 안정적이고 정밀하다. 포석부터 중반 전투, 끝내기까지 빈틈이 적고 AI 추천 수와의 일치율도 높다. AI의 계산과 판단 방식을 자신의 본능처럼 흡수했다는 평가다.

AI에 가장 근접한 인간이 '새로운 바둑의 신' AI 앞에 도전자로 나선 것이다.



10년 전 이세돌 9단은 알파고를 상대로 인간에 역사상 유일한 1승을 안겼다. 4국에서 나온 '78수'는 지금도 인간 바둑의 위대한 묘수로 기억된다.

그러나 신진서는 당시와 지금의 AI가 다르다고 인정했다.

신진서는 "78수는 지금도 정말 엄청난 묘수라고 생각한다"면서도 "당시에는 그런 수를 통해 알파고의 실수를 유도할 수 있었다면 지금은 솔직히 실력만으로 AI를 상대해야 한다"고 말했다.

이어 "호선에서는 한 수를 잘 둔다고 이길 수 없다. 200수, 300수를 계속 잘 둬야 한다"며 "두 점 접바둑에서 그런 수가 나온다면 굉장히 의미가 클 것"이라고 했다.

신진서는 새로운 신 앞에서 인간의 가능성을 보여주기 위한 준비를 마쳤다. 신진서는 "2승 이상, 3승까지 도전해보고 싶다"며 의지를 불태웠다.


사진=연합뉴스 / 시나스포츠

나승우 기자 winright95@xports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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