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엑스포츠뉴스 양정웅 기자) 이른바 '라건아 사태'가 끝날 기미를 보이지 않는다. 이제는 양 구단의 본격적인 갈등으로 이어지고 있다.
라건아는 2018년 특별귀화를 통해 한국 국적을 얻었는데, 국가대표 출전 계약 종료 후 2024-2025시즌부터 외국선수 규정에 따르기로 했다.
이 과정에서 세금 문제가 불거졌다. 농구 시즌은 가을에 시작해 늦겨울~초봄에 끝난다. 세법에 따라 한 시즌만 뛴다면 세법상 거주자 기준인 연 183일에 해당하지 않지만, 라건아는 한국 국적이어서 여기에 해당하지 않아 종합소득세 최고 세율인 49.5%(소득 10억원 초과)로 분류된다.
2024년 5월 KBL 이사회 당시 라건아의 신분이 정해진 동시에, 잔여 소득세(2024년 1~6월, 약 3억 9800만원)는 '최종 영입 구단'이 부담하는 것으로 결정했고, 이에 몇몇 구단이 라건아의 영입을 시도하다 포기했다. 하지만 대구 한국가스공사 페가수스가 올 시즌 라건아를 영입하면서 이 문제가 다시 제기됐다.
라건아는 우선 본인이 세금을 낸 후, 전 소속팀인 부산 KCC 이지스를 상대로 지난해 11월 부당이득 반환 청구 소송을 걸었다.
당시 라건아의 소송대리인인 법무법인 현림은 "KBL·KCC 계약상 구단의 세금 대납 의무가 명시됐다"며 "타 구단으로의 일방적 채무 전가는 무효"라고 주장했다.
그러면서 "특정 구단을 공격하거나 리그를 흔들기 위한 것이 아니라, 이미 체결된 계약과 그 이행 과정에서 발생한 문제를 법이 정한 절차에 따라 바로잡기 위한 것"이라고도 했다.
이후 각 구단의 이사가 모인 자리에서 '한국가스공사가 세금을 대신 납부하거나, 라건아가 소송을 취하하라'라는 중재안이 나왔으나, 한국가스공사는 KBL 제재가 나오면 그때 대응하겠다는 뜻을 밝혔다. 이에 KCC는 구상권 청구 의사를 전했다.
우선 라건아는 한국가스공사 소속으로 한 시즌을 뛰었지만, 그 과정에서 올해 1월 KBL 재정위원회는 이사회 결의사항을 이행하지 않았다는 이유로 구단에 제재금 3000만원을 부과했다. 이후로도 한국가스공사가 침묵하자, 지난 4월 30일 재정위를 통해 "5월 29일까지 미이행 시 차기시즌 국내선수 드래프트 1라운드 선발권 박탈 예정"이라고 의결했다.
한 달의 시간이 지나고, 결국 한국가스공사의 드래프트 1라운드 지명권이 박탈됐다. 그러자 한국가스공사 측은 최근 서울중앙지법에 가처분 신청을 냈다.
연합뉴스 보도에 따르면 한국가스공사는 "재량권을 남용한 과중한 처분으로 무효다. 피해가 막심하며 어디까지나 이중 징계에 해당한다"고 주장했다. 반면 KBL은 "두 차례 이사회 결의가 있었는데도 공사가 이를 모두 위반했다. 리그를 유지하기 위한 목적"이라고 반박했다.
이 과정에서 한국가스공사가 언론을 통해 KCC가 KBL 이사회에 영향력을 행사해 자신이 부담해야 할 종합소득세를 합리적 이유 없이 전가했다는 주장을 했고, 이에 KCC 구단 측도 반박에 나섰다.
KCC는 10일 입장문을 발표하고 "가스공사는 최근 라건아 선수의 세금과 관련한 KBL 징계에 대한 효력정지 가처분 신청을 제기하는 과정에서 우리 구단의 명예를 심각하게 훼손했다"며 "황당한 음모론으로 명백히 허위사실 적시에 의한 명예훼손에 해당한다"고 주장했다.
한국가스공사 구단에 사과를 요구한 KCC는 "이른 시일 내 해명 및 사과 등이 이뤄지지 않을 경우, 법적 대응을 포함 필요한 모든 조치를 취할 것"이라고 강하게 말했다.
가처분 신청이 받아들여지면 한국가스공사의 올 시즌 드래프트 1라운드 지명권은 유지될 것으로 보인다. 하지만 그렇다고 해도 구성원 간의 갈등은 쉽사리 아물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
사진=엑스포츠뉴스 DB / KBL
양정웅 기자 orionbear@xports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