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엑스포츠뉴스 광주, 유준상 기자) KIA 타이거즈 내야수 김도영이 이틀 연속 홈런포를 가동했지만, 자신의 경기력에는 여전히 만족하지 못했다.
김도영은 4일 광주-KIA챔피언스필드에서 열린 2026 신한 SOL KBO리그 롯데 자이언츠와의 정규시즌 9차전에 3번타자 겸 3루수로 선발 출전해 4타수 2안타(1홈런) 1타점 2득점으로 활약했다. 지난달 28일 고척 키움 히어로즈전(5타수 2안타) 이후 일주일 만에 멀티히트를 달성했다.
김도영은 두 번째 타석에서 큼지막한 아치를 그렸다. 팀이 1-0으로 앞선 4회말 선두타자로 나선 김도영은 풀카운트 승부 끝에 롯데 선발 박세웅의 6구 147km/h 직구를 공략, 좌중간 담장을 넘기는 시즌 16호 홈런을 터트렸다. 이날 경기 전까지 오스틴 딘(LG 트윈스)과 홈런 부문 공동 선두였던 김도영은 이 홈런으로 단독 선두에 올랐다.
김도영은 세 번째 타석에서도 출루에 성공했다. 5회말 무사 2루에서 유격수 방면 땅볼 타구를 때린 뒤 1루까지 전력 질주했다. 원심은 아웃이었지만, 김도영은 펄쩍 뛰며 세이프를 주장했다. KIA 벤치는 곧바로 비디오 판독을 요청했고, 판독 끝에 원심이 뒤집혔다. 김도영의 발이 공보다 먼저 1루에 도착했다. 공식 기록은 내야안타였다.
팀 동료들도 힘을 냈다. KIA는 활발한 공격력을 앞세워 롯데를 10-0으로 대파했다. 2024년 이후 2년 만에 KBO리그 무대를 다시 밟은 선발 시라카와 케이쇼는 5이닝 무실점 호투로 승리투수가 됐다.
하지만 김도영은 웃지 못했다. 경기 후 취재진과 만난 김도영은 "어떻게 홈런을 쳤는지도 모르겠다. 타격감이 별로 좋지 않은데, 계속 홈런이 나오는 걸 보면 (타격감이) 안 좋은 것 같진 않다. 나도 어떤 상태인지 잘 모르겠다. 최근 멀티히트가 없다 보니까 그냥 좀 그렇다"며 "솔직히 실투도 꽤 많이 들어오는데 그만큼 놓치는 것도 있어서 마음에 들지 않는다. 계속 긍정적으로 하려고 생각하고 있다"고 밝혔다.
김도영은 5일 현재 57경기 208타수 55안타 타율 0.264, 16홈런, 45타점, 출루율 0.367, 장타율 0.548을 기록 중이다. 뛰어난 장타력을 보여주고 있지만, 커리어하이를 작성했던 2024년과 비교하면 타율, 출루율, 장타율 모두 낮다.
홈런 부문 단독 선두에 오른 것에도 큰 의미를 두지 않았다. 김도영은 "전혀 의식하지 않고 있다. 지금 이렇게 불만족스러운 상황인데도 1위라는 게 솔직히 믿기지 않는다"며 "홈런왕에 대한 욕심보다는 최대한 빨리 감을 잡고 싶은 마음이 크다. 2024년은 아예 잊었다. 그냥 보내주고, 지금 나를 다시 새롭게 만들고 있는 중"이라고 강조했다.
2026 아이치·나고야 아시안게임 야구대표팀 최종 명단 발표가 6일 앞으로 다가왔다. KIA에서 가장 많은 관심을 받는 선수는 역시나 김도영이다. 그러나 정작 선수 본인은 크게 신경 쓰지 않고 있다. 김도영은 "하나도 관심이 없다. 야구를 못하니까 지금 아무것도 눈에 들어오지 않는다. 그냥 매 경기 간절하게 하고 있다"고 자신의 생각을 전했다.
그런 김도영이 딱 한 가지 만족감을 느끼는 부분이 있다면, 바로 몸 상태다. 취재진이 올 시즌 개막 후 지금까지 자신의 경기력에 점수를 매겨달라고 하자 김도영은 "100점 만점에 40점"이라고 답했다. 이어 "지금 너무 마음에 들지 않지만, 그래도 40점이나 준 이유는 올해 잘 버텨주고 있는 내 몸에게 고맙기 때문이다. 그래서 그만큼 점수를 줬다"고 덧붙였다.
김도영은 지난해 8월 햄스트링 부상을 당한 뒤 일찌감치 시즌을 마감했다. 이후 치료와 재활을 거치며 2026시즌을 준비했다. 지난해에만 세 차례 햄스트링 부상을 경험하며 좌절했지만, 그만큼 몸을 만들 시간은 충분했다. 김도영은 "지난해에 일찍 시즌을 마감하다 보니까 일찍 2026시즌을 준비할 수 있었다. 몸 상태에 큰 문제가 없는 상황에서 시즌을 잘 치르고 있는 것 같다"고 얘기했다.
김도영은 만족을 모른다. 그래서 계속 고민하고, 또 노력하고 있다. 최근에는 시즌 초반 길렀던 머리카락까지 자르며 마음을 다잡았다. 그는 "어차피 머리카락을 자르려고 했다. 야구도 안 되고 해서 그 시기가 조금 당겨진 것 같다. 편해서 만족한다"며 "무엇이 문제인지 계속 찾고 있다. 체력이 떨어진 것도 없지 않은 것 같고, 여러모로 부족한 부분을 계속 채우려고 노력하고 있다"고 힘줘 말했다.
수비에 대한 언급도 잊지 않았다. 김도영은 "수비에서 팀에 피해를 주지 않으려고 노력하고 있다. 2024년에 (실책 30개를 범해서) 투수들에게 많이 미안했다. 내 기분이 태도로 나타나면 좋을 게 없다. 일단 수비에서는 더더욱 집중하려고 한다"고 다짐했다.
사진=KIA 타이거즈
유준상 기자 junsang98@xports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