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사최종편집일 2024-05-17 13:4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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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치 구속부터 승부조작까지 韓배구 '최고위기'

기사입력 2012.02.08 10:34 / 기사수정 2012.02.08 10:34

조영준 기자


[엑스포츠뉴스=조영준 기자] KEPCO 전 소속 선수였던 염모(30)씨가 프로배구 승부조작 혐의로 구속되면서 배구 계에 큰 파문이 일고 있다.

KEPCO에서 리베로로 활약한 염 씨는 지난 2009~2010 시즌 불법 도박에 연루된 브로커 강모(29) 씨의 부탁을 받고 경기에서 일부로 실수를 해 소속팀이 경기에서 지도록 한 혐의를 받고 있다.

염 씨는 KEPCO의 주전 리베로로 활약을 하다가 지난해 7월, 갑작스럽게 코트를 떠났다. 프로배구 통산 디그 5위에 올랐을 만큼, 가능성이 있었다.

염 씨의 승부조작 혐의가 터져 나오면서 프로배구는 물론, 한국 배구계는 최고의 위기를 맞고 있다. 표면적으로 보면 한국배구계는 탄탄대로를 걸어온 것처럼 보인다.

일례로 대한배구협회는 지난해 8월, 대한체육회 가맹 55개 경기단체 중, 최우수단체로 선정됐다. 그리고 한국 배구의 숙원인 신생팀 창단도 현실로 이루어졌다. 남자배구 드림식스와 여자배구 IBK기업은행이 창단되면서 남녀프로리그는 6개 구단 체제를 이룩했다.

그러나 지난해 9월에 열린 국정감사에서 초등학교 배구부 성추행사건이 터졌다. 한 초등학교 감독은 선수 5명을 성추행하는 만행을 저질렀다. 여기에 지난해 12월에는 남자배구대표팀 코치가 공금 1억7천만원을 횡령한 혐의로 구속되는 사건이 벌어졌다.

이 사건이 터지기 전인 11월에는 목포과학대의 모 교수가 전남배구협회로부터 들어온 지원금과 발전기금 등 공금 3억8000만원을 횡령해 구속됐다. 그동안 음지에 가려져있었던 부패가 양파껍질 벗기듯이 드러나면서 한국배구의 상처가 여실히 드러났다.

이러한 상황에서 이번에 드러난 성적조작설은 충격의 직격탄을 날렸다. 배구는 경기력적인 면을 볼 때, 성적조작을 꾸미기 어렵다. 하지만, KEPCO에서 주전으로 활약한 리베로가 승부조작 혐의로 구속되면서 총체적인 난국에 빠졌다.

한국 배구의 발전을 저해하는 고름이 생겼다면 하루 빨리 공개해 치료하는 것이 원칙이다. 그러나 지금까지 한국 배구계는 잘못된 관행을 덮어두기에 급급했다.

이러한 사건을 책임져야할 이들은 자리에서 물러나지 않았고 그 누구도 책임을 지려하지 않고 있다.

반복되지 말아야할 악행이 순환하다보니 배구계의 비리는 도미노가 무너지듯 거침없이 터져 나오고 있다.

지난해 프로축구 K리그는 승부조작이 터져 나오며 많은 이들에게 실망감을 안겨줬다. 4대 구기 프로 종목 중, 가장 늦게 출범한 프로배구는 터전을 마련하기도 전에 승부조작이 밝혀지면서 최대 위기를 맞이하고 있다.

최우수단체로 선정된 배구협회는 '비리의 온상'으로 드러났다. 여기에 프로출범 8번 째 시즌을 맞이하고 있는 프로배구도 성적조작설로 몸살을 앓고 있다. 2012년 런던올림픽 출전을 위해 모두가 손발을 걷고 힘을 모아야할 시점에서 한국 배구는 망망대해를 표류하고 있다.

[사진 = 관중이 가득 들어찬 배구장(사진은 기사 내용과 상관없음) (C) 엑스포츠뉴스DB]

조영준 기자 spacewalker@xports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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