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엑스포츠뉴스 김현기 기자) 한국 축구사 첫 해외 출생 귀화 선수인 옌스 카스트로프가 독일 분데스리가(1부) 데뷔골을 터트렸다.
9개월 앞으로 다가온 2026 국제축구연맹(FIFA) 북중미 월드컵(캐나다·미국·멕시코 공동 개최)을 앞두고 홍명보호에 희소식이 들려왔다.
2025-2026시즌부터 독일 명문 보루시아 묀헨글라트바흐에서 뛰고 있는 카스트로프는 28일 독일 묀헨글라트바흐 보루시아파크에서 열린 분데스리가 5라운드 아인트라흐트 프랑크푸르트와의 맞대결에서 3-4-2-1 포메이션 아래 '2'에 해당하는 더블 플레이메이커 중 한 자리를 맡아 90분 풀타임을 뛰었다.
카스트로프는 특히 묀헨글라트바흐가 0-6으로 크게 뒤지던 후반 27분 소속팀의 이날 경기 첫 골을 넣었다. 묀헨글라트바흐는 이후 3골을 더 넣어 4-6까지 추격했으나 두 골 차를 좁히진 못하고 무릎을 꿇었다.
카스트로프는 이날 경기를 통해 새 팀에서의 두 번째 선발 출격을 이뤘다. 묀헨글라트바흐는 이번 시즌 초반 성적 부진으로 스위스 출신 헤라르도 세오아네 감독이 지난 16일 경질되고 폴란드 출신 에우겐 폴란스키 감독이 임시로 지휘봉을 잡은 상태다.
폴란스키 감독은 앞서 1~2라운드에 후반 교체투입으로 출전 시간 확보하던 카스트로프를 부임하자마자 과감하게 선발로 쓰고 있다.
지난 21일 바이엘 레버쿠젠과의 원정 경기에서 후반 26분까지 71분을 활약한 카스트로프는 이번 프랑크푸르트전에선 분데스리가 데뷔 후 처음으로 90분을 다 뛰었다.
이날 묀헨글라트바흐는 모리츠 니콜라스(골키퍼), 케빈 딕스, 니코 엘베디, 파비오 치아로디아(이상 수비수), 조 스칼리, 로코 레이츠, 야니크 엥겔하르트, 루카스 울리히, 케빈 스퇴거, 카스트로프(이상 미드필더), 마치노 슈토(공격수)로 선발 라인업을 구성했다.
원정팀 프랑크푸르트는 카우아 산토스(골키퍼), 나다니엘 브라운, 아르투르 테아테, 로빈 코흐, 은남디 콜린스(이상 수비수), 안스가르 크나우프, 찬 우준, 엘리에스 스키리, 파레스 차이비, 도안 리쓰(이상 미드필더), 요나탄 부르카르트(공격수) 등 11명을 투입해 전반 킥오프부터 홈팀과 붙었다.
묀헨글라트바흐는 지난 시즌 분데스리가 3위를 차지해 올시즌 유럽축구연맹(UEFA) 챔피언스리그에 진출한 프랑크푸르트에 초반부터 얻어맞았다.
전반 11분 세트피스에서 코흐의 헤더 선제골로 일찌감치 앞서나간 프랑크푸르트는 4분 뒤 일본 국가대표 도안의 어시스트를 크나우프가 문전에서 다이렉트 왼발 슛으로 연결해 2-0을 만들었다. 전반 35분엔 우준의 패스를 페널티지역 내에서 받은 원톱 부르카르트가 어려운 자세에서 넘어지며 공을 오른발로 밀어넣어 이날 원정팀의 세 번째 골 주인공이 됐다.
전반 39분엔 도안의 왼쪽 측면 어시스트를 차이비가 골문에서 방향 바꾸는 왼발 슛으로 홈팀 골망을 출렁였다. 전반 추가시간엔 우준이 차이비와 2대1 패스를 주고받은 뒤 페널티지역 왼쪽에서 오른발 감아차기를 꽂아넣어 프랑크푸르트가 전반에만 5-0으로 달아나게 했다.
원정팀은 후반 2분 코흐가 브라운의 크로스를 페널티지역 왼쪽에서 왼발로 가볍게 밀어넣어 6-0을 만들고 이날 대승 가능성을 알렸다.
하지만 홈팀도 이 때부터 힘을 냈고, 첫 골 주인공이 바로 카스트로프였다.
여러 차례 골찬스를 놓친 묀헨글라트바흐는 후반 27분 스칼리의 오른쪽 크로스를 카스트로프가 골문 정면에서 머리로 받아넣어 영패를 면하는 귀중한 득점을 이뤘다.
카스트로프는 분데스리가 데뷔골을 터트렸음에도 팀이 크게 지고 있는 상황을 의식하는 듯 무표정하게 홈팀 진영으로 돌아갔다.
이후 묀헨글라트바흐는 전반 교체투입된 공격수 하리스 타바코비치가 후반 33분 코너킥 때 해더골을 넣으면서 추격전을 계속 전개했다.
후반 38분 엥겔하르트, 후반 추가시간 그란트-레온 라노스가 만회골을 연달아 뽑아냈으나 6골 격차를 따라잡진 못했다.
그럼에도 묀헨글라트바흐 입장에선 일본인 공격수 마치노 바로 뒤에 세운 카스트로프의 활약이 위안이 될 것으로 보인다.
카스트로프는 이날 득점포 외에도 전반 19분 페널티지역 왼쪽에서 왼발 대각선 슛을 날리고, 후반 추가시간 수비진영에서 상대 볼을 빼앗아 드리블하며 공수 능력을 함께 선보이는 등 깊은 인상을 남겼다.
카스트로프는 이날 평점 8.1점을 얻어 묀헨글라트바흐 선수 중 유일하게 8점 이상을 얻고 팀내 최고점을 기록했다.
대한민국 축구대표팀을 이끄는 홍명보 감독에게도 이날 카스트로프의 활약이 좋은 참고가 됐을 것으로 보인다.
독일인 아버지, 한국인 어머니 사이에서 태어나 독일 연령별 대표를 단계적으로 거친 카스트로프는 지난여름 자신의 소속 축구협회는 독일축구협회에서 대한축구협회로 옮겼다.
이후 대한민국 축구대표팀에 뽑혀 지난 7일 미국전(교체투입), 10일 멕시코전(선발 출전) 등 미국에서 열린 두 차례 A매치 친선경기를 통해 태극마크를 달고 A매치 데뷔전과 선발 데뷔전을 연이어 소화했다.
한편, 이날 묀헨글라트바흐는 두 골 차로 지면서 2무 3패(승점 2)를 기록하고 18개팀 중 최하위에 머물렀다. 프랑크푸르트는 승점 9로 4위가 됐다.
사진=연합뉴스 / 쿠팡플레이 중계화면 캡처
김현기 기자 spitfire@xports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