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엑스포츠뉴스 광주, 유준상 기자) KIA 타이거즈 신인 투수 김태형이 데뷔 첫 선발 등판에서 합격점을 받았다.
김태형은 16일 광주-KIA챔피언스필드에서 열린 2025 신한 SOL Bank KBO리그 한화 이글스와의 시즌 14차전에 선발 등판해 4이닝 4피안타 2사사구 1실점을 기록했다.
이날 김태형은 70구를 소화했다. 구종별로는 직구(44개)가 가장 많았고, 슬라이더(11개), 커브(8개), 포크볼(7개)이 그 뒤를 이었다. 직구 최고구속은 152km/h를 나타냈다.
김태형은 1회초를 무실점으로 막았다. 선두타자 안치홍에게 안타를 내줬지만, 루이스 리베라토의 좌익수 뜬공, 문현빈의 우익수 뜬공, 노시환의 3루수 땅볼로 이닝을 끝냈다.
김태형은 2회초 첫 실점을 기록했다. 채은성의 우익수 뜬공 이후 하주석에게 안타와 도루를 내줬다. 이원석을 유격수 땅볼로 잡아냈지만, 2사 2루에서 최재훈에게 1타점 적시타를 맞았다. 후속타자 심우준을 좌익수 뜬공으로 돌려세우며 추가 실점하진 않았다.
김태형은 3회초 다시 한번 위기를 맞이했다. 안치홍의 투수 땅볼 이후 리베라토에게 2루타를 허용했다. 1사 2루에서는 보크까지 범했다. 문현빈을 사구로 내보내면서 1사 1, 3루에 몰렸다.
김태형은 수비의 도움을 받았다. 포수 한준수가 도루를 시도한 1루주자 문현빈을 2루에서 잡아내면서 2사 3루를 만들었다. 김태형은 노시환을 볼넷으로 내보냈지만, 2사 1, 3루에서 채은성의 중견수 뜬공으로 이닝을 매듭지었다.
김태형은 4회초에도 마운드에 올랐다. 하주석의 1루수 땅볼, 이원석의 중견수 뜬공, 최재훈의 3루수 뜬공으로 이닝을 마무리했다. 이날 김태형의 마지막 이닝이었다.
비록 김태형은 이날 데뷔 첫 패전을 떠안았지만, 주어진 역할을 충실하게 수행했다. 이범호 KIA 감독은 "(김)태형이는 계속 선발로 던져야 할 것 같다"며 "(이전 등판보다) 구위가 더 좋았던 것 같고, 공격적으로 투구하는 모습이 좋았다. 내년에 더 성장할 수 있다고 생각한다"고 밝혔다.
17일 한화전을 앞두고 취재진과 만난 김태형은 "전날 밤에는 긴장되고 설레는 마음도 있어서 제대로 잠을 이루지 못했는데, 막상 경기에 들어가니 덜 긴장됐다"며 "직전 경기에서 좋았기 때문에 그대로만 하면 된다는 생각으로 던지다 보니 구속이 잘 나왔다. 자신감을 갖고 던지니 이닝이 빠르게 지나갔던 것 같다"고 말했다.
이어 "삼진을 잡지 못한 게 가장 아쉬웠다. 변화구의 완성도가 부족하다고 생각한다. 최대한 남은 기간 열심히 준비해서 변화구의 완성도를 높이고 싶다. 삼진도 잡고 이닝도 더 길게 끌고 가고 싶다"고 덧붙였다.
2006년생인 김태형은 화순초-거원중-덕수고를 거쳐 올해 1라운드 5순위로 KIA에 입단했다. 지난해 9월 드래프트 당시 KIA 구단은 "김태형은 최고 151km의 위력적인 빠른 공과 슬라이더, 커브, 스플리터 등 다양한 변화구를 구사하며 즉시전력감으로 평가받고 있다"며 "프로에서 체계적인 지도를 받는다면 선발 로테이션의 한 축을 담당할 것으로 기대를 모은다"고 설명했다.
김태형은 1군보다 2군에서 더 많은 시간을 보냈다. 퓨처스리그(2군)에서 14경기(선발 13경기) 49이닝 7패 평균자책점 8.45의 성적을 올렸다. 9월 확대엔트리 시행에 맞춰 1군에 올라왔고, 2일 대전 한화전(2이닝 2실점)과 11일 광주 롯데 자이언츠전(4이닝 2실점)에 구원 등판했다.
눈에 띄는 건 후반기 들어 구속이 상승했다는 점이다. 김태형은 "2군에서 계속 선발 로테이션을 돌았는데, 후반기가 되니까 밸런스도 잡히고 경기 운영도 좋아지면서 자신감이 생겼다. 유리한 상황에서 직구를 강하게 던지다 보니 구속이 조금씩 올랐다. 1군에 올라와서 던지니 긴장되기도 하고 흥분되기도 해서 구속도 잘 나왔다"며 만족감을 드러냈다.
또 김태형은 "이전에는 내 마음대로 공을 던지지 못한다는 느낌을 받았는데, 최근에는 뭔가 내 공을 던진다는 느낌이 생겼다. 계속 자신감이 붙으니까 직구를 세게 던지면 타자가 못 칠 것 같은 느낌이 있어서 계속 전력으로 던지는 것 같다"며 "지금도 아쉽지만, 시즌 초반보다는 원하는 코스에 공을 던지는 것 같아 조금이나마 성장했다고 느낀다. 좀 더 노력해야 할 것 같다"고 얘기했다.
김태형은 17일에 진행된 KBO 신인 드래프트에서 지명을 받은 후배들에게 메시지를 전하기도 했다. "프로의 지명을 받은 뒤 운동하긴 했지만, 고등학교 때만큼 운동을 많이 하진 않았던 것 같다. 가장 후회하는 부분이다. 그래서 좋은 기량을 보여주지 못한 것 같다"며 "지명을 받은 뒤 바로 열심히 운동해서 마무리캠프 때부터 좋은 모습을 보였으면 한다"고 말했다.
사진=KIA 타이거즈
유준상 기자 junsang98@xports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