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사최종편집일 2025-12-05 22:58
스포츠

손흥민 '주장 박탈', WC 직전까지 끌고가나?…홍명보 감독 "나도 2달 전 주장 됐다, 선수 이야기 들을 것"

기사입력 2025.09.02 10:31 / 기사수정 2025.09.02 10:31



(엑스포츠뉴스 김환 기자) 한국 축구 국가대표팀의 주장 교체 여부는 언제쯤 결정될까.

지난달 9월 A매치 명단 발표 기자회견 당시 주장 교체 가능성을 열어둔 한국 축구 국가대표팀의 사령탑 홍명보 감독은 과거 자신도 월드컵 두 달여 앞두고 주장으로 선임됐다면서 주장 교체 여부가 당장 결정되지 않을 수도 있음을 암시했다. 한국 축구의 전설적인 수비수 출신인 홍 감독은 2002 국제축구연맹(FIFA) 한일 월드컵 당시 대표팀의 주장으로서 대회에 참가한 바 있다.

홍 감독이 이끄는 한국 축구 국가대표팀은 9월 A매치 기간을 통해 내년 2026 FIFA 북중미 월드컵 개최국인 미국, 멕시코와 평가전을 치른다. 홍명보호는 오는 7일 미국 뉴저지의 스포츠 일러스트레이티드 스타디움에서 미국과의 경기를 소화한 뒤 10일 테네시주 내슈빌의 지오디스 파크에서 멕시코를 상대한다.

이번 9월 평가전 2연전은 내년 월드컵을 앞두고 현지 환경을 파악함과 동시에 선수들의 기량을 다시 한번 점검할 수 있는 기회로 평가받는다. 



홍 감독은 기존 대표팀의 주축 자원들을 소집하면서도 최근 대한축구협회로 소속을 변경한 독일 혼혈 옌스 카스트로프와 변준수(광주FC), 서민우(강원FC) 등 지난 7월 동아시아축구연맹(EAFF) E-1 챔피언십(동아시안컵)에 출전했던 국내파들을 소집하면서 그간 대표팀에 거의 발탁되지 않았던 자원들의 컨디션을 확인하겠다는 의도를 내비쳤다.

그러나 정작 이번 소집에서 화두로 떠오른 것은 '주장 교체설'이다.

지난 2018년 기성용에 이어 대표팀의 주장 완장을 찬 한국 축구의 간판 스타 손흥민이 내년 북중미 월드컵이 열리기 전 주장직을 내려놓을 가능성이 대두된 것이다.

이는 홍 감독의 발언에서 비롯됐다. 

홍 감독은 지난달 25일 명단 발표 기자회견 당시 주장 교체 가능성에 대한 질문에 "그 부분에 대해 계속 생각하고 있다"며 "어떤 선택을 하는지는 개인을 위해서도 그렇고, 팀을 위해서도 중요한 시점이다. 아직 결정을 하지 않았지만 팀을 위해 계속 고민해야 할 것 같다"고 답해 눈길을 끌었다.



그는 또 "손흥민의 역할을 할 수 있는 다른 새로운 젊은 선수들이 있다"면서 "손흥민은 이제 얼마나 오래 뛰느냐가 아니라 얼마나, 언제 결정적인 역할을 해주냐가 중요하다"며 손흥민의 출전 시간에도 변화가 생길 수 있다고 했다.

홍 감독이 주장 교체 여부와 손흥민의 출전 시간 조절에 대해 고민하는 것은 충분히 납득 가능하다.

손흥민은 여전히 대표팀에서 없어서는 안 될 존재지만, 30대 중반에 접어들면서 전성기 때보다 기량이 떨어진 게 사실이다. 

리더십이 아무리 뛰어나더라도 주장이라면 기본적으로 팀에서 주전으로 뛸 수 있어야 하고, 어느 정도 좋은 경기력도 유지해야 한다. 하지만 토트넘 홋스퍼에서 보낸 마지막 시즌의 손흥민은 여러 부분에서 아쉬움이 남았다. 자주 부상에 시달렸고, 에이징 커브에 따른 경기력 하락도 있었다. 

홍명보호는 월드컵 예선을 통해 '주장' 손흥민과 '선수' 손흥민을 대체할 수 있다는 것도 충분히 확인한 상태다. 



홍 감독은 지난해 10월 요르단, 이라크와 2연전을 치를 당시 손흥민이 햄스트링 부상으로 소집이 불발되자 베테랑 이재성이 아닌 김민재에게 주장 완장을 채웠다. 사령탑과 선수들의 의견이 모두 김민재에게 주장을 맡기는 게 좋을 것 같다는 쪽으로 모이면서 이뤄진 결정이었다. 

30대를 앞두고 있는 김민재나 황인범 등 대표팀 주축으로 활약 중인 '96 라인'이 정식 주장으로 선임되더라도 이상하지 않다. 2026 FIFA 북중미 월드컵 개막이 1년도 채 남지 않은 시점이지만 홍 감독의 주장직 교체 고민이 생각보다 현실적으로 받아들여질 수 있는 이유다. 

손흥민의 전술적 공백도 마냥 크게 다가오지 않았다. 엄지성, 황희찬, 배준호의 활약을 앞세워 요르단 원정에서 2-0 승리를 거두고 돌아온 홍명보호는 국내에서 열린 이라크와의 경기에서도 3-2로 승리하며 두 번 연속 승전고를 울렸다. 까다로운 상대로 평가되던 요르단과 이라크를 손흥민 없이 격파했다는 것만으로도 의미가 있었다. 

또한 손흥민이 뛰는 대표팀의 2선은 이강인, 이재성, 이동경, 배준호 등 국내외에서 좋은 활약을 보이고 있는 자원들이 유독 많이 포진한 포지션이기 때문에 홍 감독은 손흥민 대신 여러 카드를 만지작거릴 수도 있다. 



다가오는 북중미 월드컵은 30대 중반에 접어든 손흥민의 커리어 마지막 월드컵이 될 게 유력한 대회이기 때문에 일각에서는 주장 완장을 내려놓고 월드컵에 참가하는 것이 손흥민의 부담감을 덜어줄 하나의 방법이라는 의견도 나온다.

1일 대표팀이 인천국제공항을 통해 미국으로 출국하기에 앞서 인터뷰를 진행한 홍 감독은 다시 한번 주장 교체설에 대해 언급했다. 

홍 감독은 "앞으로 남은 9개월 동안 어떤 일들이 우리에게 벌어질지 모르기 때문에 그 가능성(손흥민 주장 교체)에 대해서 언급을 한 것"이라며 "이 문제는 내가 혼자 결정할 수 있는 문제도 아니다. 내가 일하는 스타일은 최종적으로는 내가 마지막 결정을 하지만, 그 전에 모든 구성원들의 생각이나 의견들을 다 듣고, 또 본인의 의견을 듣고 결정을 하는 거기 때문에 이 문제에 대해선 앞으로도 충분한 시간이 있다라는 생각이 든다"고 했다.

그러면서 "예를 들면 나도 2002년 월드컵 전에 두 달 전에 주장을 맡았다. 주장 역할을 맡는다는 것이 굉장히 어렵다는 건 알고 있다. 그 날(대표팀 명단 발표 기자회견) 말씀드렸듯 가장 좋은 결과를 얻기 위해서 계속 논의를 할 것"이라고 했다.



홍 감독의 경우와 손흥민을 같은 선상에 둘 수는 없겠지만, 월드컵 본선 두 달 전 주장으로 선임된 홍 감독의 사례로 주장 교체 여부에 대한 결정이 내려지는 시기가 늦춰질 수도 있다는 것을 짐작할 수 있다. 

과연 손흥민은 자신의 네 번째 월드컵이자 마지막이 될 가능성이 높은 월드컵에 주장 완장을 차고 참가할까. 모든 것은 홍 감독의 결정에 달렸다. 

사진=엑스포츠뉴스DB / 인천공항, 김한준 기자

김환 기자 hwankim14@xportsnews.com

ⓒ 엑스포츠뉴스 /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실시간 인기 기사

연예
스포츠
게임

주간 인기 기사

연예
스포츠
게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