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엑스포츠뉴스 울산, 나승우 기자) 전북현대 미드필더 이영재가 이번 시즌 우승을 노릴 수 있게 된 가장 큰 공로가 '스승' 거스 포옛 감독에게 있다고 인정했다.
전북은 30일 울산 문수축구경기장에서 열린 울산HD와의 하나은행 K리그1 2025 28라운드 원정 '현대가 더비'에서 2-0으로 이겼다.
전반전을 0-0으로 마친 전북은 후반 9분 이영재, 후반 14분 전진우의 골이 연달아 터지며 두 골 차 완승을 따냈다.
2022년 10월 이후 처음으로 울산 원정서 승점 3을 얻은 전북은 19승6무3패, 승점 63으로 선두 자리를 공고히 했다. 한 경기 덜 치른 2위 김천상무와의 승점 차는 17점으로 벌어졌다.
이날 전북은 전반 내내 수비에 집중했던 울산을 상대로 쉽게 골문을 열지 못했다. 그러다 후반 9분 코너킥 상황에서 완벽한 세트피스를 통해 이영재의 선제골이 나오며 리드를 잡을 수 있었다.
울산 수비의 허를 찌른 약속된 플레이가 돋보였다. 코너킥 키커로 나선 김진규가 김태현과 주고 받은 뒤 아크 부근에서 대기하고 있던 이영재에게 정확히 내줬다. 이영재는 지체없이 왼발로 때려 골문 왼쪽 하단 구석에 정확히 찔러넣었다.
기세를 탄 전북은 불과 5분 뒤 전진우의 추가골이 나오면서 손쉽게 승리를 가져갔다.
승리의 발판을 만든 이영재는 경기 후 믹스트존(공동취재구역) 인터뷰에서 "이번 시즌 진규랑 같이 뛴 적이 많이 없었다. 우리가 양쪽 코너킥에서 누구든 킥을 할 수 있는 상황이 되니까 누가 되든 그 상황이 되면 한 번 시도해보자는 얘기를 했다. 이번에 진규가 올려줬는데 아무도 나를 안 잡더라. 그게 오늘 첫 슈팅이었다"고 득점 상황을 되돌아봤다.
지난 시즌 서울 이랜드와 승강 플레이오프를 경험했던 이영재는 "원래는 우리가 우승할 수 있는 팀이었다. 그런 힘이 작년에도 있었다. 하지만 뭔가 잘 안 되는 느낌이었다"면서 "올해는 감독님이 새로 오셨다. 중간에 부상으로 뛰지 못하고 벤치에서 시작할 때도 있었지만 팀이 너무 잘 하고 있는 상황에서 어떻게 하면 도움이 될 수 있을까를 많이 생각했다. 팀이 승리하는 데 조금 도움이 된 부분이 있었다"고 말했다.
전북의 팀 분위기를 바꾼 건 역시 거스 포옛 감독이었다.
이영재는 "확실히 감독님이 팀 룰이나 분위기를 많이 잡아주신다. 선수들에게도 많은 도움이 된다. 저번에 (이)승우도 얘기했듯 생활 면에서는 아예 터치를 안 하시고 자유를 주시지만, 훈련장 안에서나 경기장 안에서 꼭 지켜야 될 선수들만의 룰을 확실하게 짚어주신다"라며 "그걸 수행하지 못했을 때 페널티가 있으니까 선수들이 최대한 지키려고 한다. 그러다 보니 경기장 안에서 더 조직적으로 끈끈해지는 면이 있는 거 같다"고 말했다.
이어 "다른 유형의 체력 훈련, 식단 조절이다보니 처음에 적응하는 데 있어서 선수들이 많이 힘들어 했다. 처음 해보는데 쉽지 않구나라는 부분이 많았다"면서 "체력 훈련도 우리가 생각하는 것과 달리 정신적인 것도 가미된 훈련이었다. 선수들이 버티는 데 많이 힘들어했지만 잘 버티고 시즌에 들어가다 보니 시즌 때 그 힘이 저절로 나오는 거 같다"고 밝혔다.
또한 "평소 훈련도 워낙 힘들다. 경기 뛴 선수들은 확실히 회복이 들어간다. 안 뛴 선수들은 항상 훈련이 힘들다. 휴식하고 돌아왔을 때는 뛴 선수 안 뛴 선수 할 거 없이 강도 높은 훈련을 한다. 그렇게 매 경기 준비하면서 저절로 체력이 유지되는 거 같다"고 덧붙였다.
2위 김천상무보다 17점 앞서 있는 상황에 대해서는 "안주하지 않고 어떻게 하면 더 빨리 우승을 확정지을 수 있는지에 대해 더 노력하고 있다. 이 분위기를 이어가는 데 더 초점을 맞추고 있다. 안주하는 모습을 보이는 선수는 한 명도 없다"고 자신감을 보였다.
포옛 감독은 이영재에게 어떤 사람일까. 이영재는 "어렵지만 날 더 강하게 키워주고 많은 걸 경험할 수 있게 해주는 좋은 감독님"이라며 "뛰지 못하는 선수들도 최대한 기분 나쁘지 않게, 경기에 들어갔을 때는 최선을 다할 수 있는 모습을 보일 수 있도록 끌어내 주는 정말 대단한 감독"이라고 박수를 보냈다.
사진=한국프로축구연맹, 울산, 나승우 기자
나승우 기자 winright95@xports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