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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골 유나이티드' 맨유, 디나모 꺾고 챔스 토너먼트 직행

기사입력 2007.11.08 15:44 / 기사수정 2007.11.08 15:44

박형진 기자

[엑스포츠뉴스=박형진 기자] 맨유, 신바람 4연승으로 챔스 토너먼트 '선착'

디나모 키에프는 상승세의 맨체스터 유나이티드(이하 맨유)를 상대하기 힘겨운 팀이었다. 챔피언스리그 조별예선 네 번째 경기에서 맨유와 맞붙은 디나모 키에프는 후보 선수가 상당수 출전한 맨유에 0-4로 무기력하게 패했다. 피케의 선제골로 포문을 연 맨유는 테베즈, 루니, 호날두가 차례로 골을 기록하며 아스날전 이후 다시 4골 행진을 이어갔다.

챔피언스리그 조별예선 4경기를 모두 승리한 맨유는 승점 12점으로 남은 경기 결과와 상관없이 토너먼트에 직행하게 된 첫 팀이 되었다.

맨유, '의외의 스쿼드'

챔피언스리그 3연승을 기록한 맨유는 디나모 키에프를 상대로 1승만 추가하면 남은 경기 결과에 상관없이 토너먼트 진출을 확정짓는 상황이었다. 그러나 퍼거슨 감독은 다소 의아스러운 스쿼드를 꺼내들었다. 수비의 핵인 퍼디난드, 게리 네빌의 공백을 잘 메우고 있는 브라운을 빼고 신예 피케와 심슨을 투입한 것. 미드필더에도 최근 위력을 발휘 중인 하그리브스와 안데르손을 모두 빼고 부상에서 회복한 캐릭, 출장기회가 적었던 플레쳐를 투입했다.

그러나 공격진에는 거의 변화가 없이 최정예 멤버가 총출동했다. 긱스만이 후보명단에서도 빠지며 휴식의 기회를 가졌고, 당초 선발 출전이 기대되었던 사아도 벤치에서 경기를 시작했다. 부상 위험이 있는 노장들에게 휴식의 기회를 주면서 신예 선수들에게 경험을 쌓게 하겠다는 퍼거슨 감독의 의중이 엿보이는 선발진. 디나모 키에프가 원정 경기에서 수비 위주로 나설 것을 예상한 퍼거슨 감독의 '지혜'가 돋보이는 선택이기도 했다.

디나모 키에프는 경험이 부족한 맨유 수비진의 약점을 이용해 전반 초반 공세를 취해보았으나, 맨유의 침착한 수비에 막히며 기회를 살리지 못했다. 오히려 전반 5분이 지나자 호날두의 플레이가 살아나면서 경기는 맨유의 일방적인 공격으로 전개되었다. 호날두는 중원에서 폭넓게 움직이며 수비를 끌어내는 역할을 했고, 루니와 테베즈, 나니는 전방에서 골을 노리며 빠른 템포의 협력 플레이를 선보였다. 윙백인 에브라와 심슨 역시 공격에 활발히 가담하며 맨유의 공세에 일조했다.

맨유의 파상 공세, '꼭지점'이 없다

맨유는 전반 30분까지 7대 3의 일방적인 볼점유율을 기록하는 등 일방적인 경기를 펼쳤지만, 골은 기록하지 못했다. 안데르손과 하그리브스 대신 들어간 캐릭과 플레쳐는 공격을 풀어가는 양질의 패스를 제공하지 못했고, 지난 경기까지 안데르손이 했던 역할은 후방으로 내려온 호날두가 전담했다.

그러나 호날두는 자신의 장기인 드리블에 좀 더 신경쓰는 모습이었고, 종종 공을 뺏기며 공격 흐름을 끊는 모습을 보였다. 호날두 위주의 공격 전개가 잘 풀리지 않자 테베즈 역시 후방으로 빠지며 공격 전개에 힘을 실어 보았지만 이 역시 효율적이지 않았다. 안데르손이 지난 경기들에서 얼마나 긍정적인 영향을 끼쳤는지 역으로 증명하는 장면이었다.

피케의 선제골, 골 폭풍의 시작을 알리고

경기가 잘 안 풀리는 팀에게 세트 플레이처럼 좋은 기회는 없다. 맨유 역시 경기의 흐름을 결정짓는 세트 플레이 찬스를 놓치지 않았다. 전반 31분, 호날두가 페널티 박스 오른쪽에서 올린 프리킥이 캐릭과 테베즈의 머리에 맞으며 반대편에서 쇄도하던 피케에게 연결되었고, 피케가 그대로 헤딩으로 연결하며 선제골을 성공시켰다. 약간의 운이 작용했지만 피케에게는 두 경기 출전만에 뽑아낸 자신의 챔피언스리그 데뷔골이었다.

한 골을 실점한 디나모 키에프는 더 이상 밀집수비로 일관할 수 없었고, 수비를 느슨히하며 공격적으로 나오기 시작했다. 그러나 이는 디나모 키에프에게 '독'이 되고 말았다. 전반 37분, 미드필더 중앙에서 수비에 가담하던 테베즈가 공을 가로챈 후 30미터 가량을 드리블하며 전진했고, 루니와 2대 1 패스를 하며 수비를 따돌린 후 멋진 강슛으로 골을 성공시켰다. 테베즈의 개인기가 돋보인 장면이었지만, 루니와 나니 등 공격진 전원의 협력이 돋보인 훌륭한 두 번째 골이었다.

승부수를 띄운 디나모 키에프

후반전 들어 디나모 키에프는 승부수를 던졌다. 로탄과 구세프를 빼고 레브로프와 디에고 링컨을 투입한 것. 후반 시작과 함께 공격수 두 명을 교체투입해 공격적인 모습으로 경기를 뒤집어보겠다는 루즈니 감독의 계산이었다. 맨유 역시 반 데 사르 골키퍼를 빼고 대신 쿠쉬착을 투입하며 한 장의 교체카드를 활용했다.

디나모 키에프는 전반 초반과 마찬가지로 맨유를 압박하며 찬스를 잡았다. 후반 5분 디에고 링컨은 20미터 전방에서 공을 잡은 후 곧바로 슈팅을 날렸고, 이 공은 디나모 키에프의 첫 번째 유효슈팅이 되었지만 교체투입된 쿠쉬착 골키퍼의 선방에 막혔다. 후반 14분 마르코비치의 크로스에 이은 링컨의 쇄도는 디나모 키에프가 맞은 최고의 찬스였지만, 링컨의 머리에 공이 맞지 않으면서 아쉬운 찬스를 놓쳤다.

디나모 키에프는 전반전보다 한결 나은 공격력으로 맨유를 압박했지만, 맨유는 덕분에 더 좋은 역습 찬스를 얻을 수 있었다. 후반 13분 나온 테베즈의 슈팅 찬스는 최근 맨유 공격의 위력을 잘 보여주는 멋진 협동 플레이였지만, 테베즈가 머뭇거리며 슈팅 타이밍을 찾지 못해 골로 연결되지 못했다. 테베즈는 후반 19분 에브라의 좋은 패스로 인해 만들어진 찬스를 슈팅으로 연결했지만 쇼코프스키 골키퍼의 선방에 막히며 입맛을 다졌다.

퍼거슨의 지혜, 사아의 복귀

후반 22분, 맨유팬들이 가장 사랑하는 공격수 사아가 드디어 모습을 드러냈다. 지난 아스날전에서 교체 투입되며 경기 감각을 조율한 사아가 20여분을 남긴 시점에서 테베즈를 대신해 경기장에 들어간 것. 주말 블랙번전을 대비해 테베즈의 체력을 배려하고, 사아의 컨디션을 끌어올리려는 퍼거슨 감독의 복안이 엿보이는 교체였다.

퍼거슨 감독은 팀의 젊은 유망주들에게 챔피언스리그 경험을 주는 것을 잊지 않았다. 경기 17분을 남겨둔 후반 28분, 피케를 빼고 존 에반스를 투입한 것이다. 피케와 함께 맨유의 유망주 중앙 수비수로 꼽히는 에반스에게 챔피언스리그 데뷔 경험이라는 깜짝 선물을 준 것이다.

한편, 맨유의 공격진은 두 골을 앞서고 있는 상황에서도 결코 집중력을 잃지 않았다. 후반 31분, 나니가 오른쪽에서 좋은 크로스를 올렸고 이를 쇄도하는 루니가 논스톱 슛으로 연결한 것. 나니의 질 좋은 크로스와 루니의 결정력이 돋보이는 맨유의 세 번째 골은 디나모 키에프의 희망을 완전히 꺾어버리는 쐐기골이 되었다.

호날두의 자축포, '4골 유나이티드'의 재림

디나모 키에프는 팀내 최다득점자인 방구라를 후반 34분 투입하며 때 늦은 반격에 나섰다. 그러나 이미 세 골을 뒤진 상황에서 올드 트래포드의 맨유를 꺾기는 어려워보였다. 오히려 디나모 키에프는 수비에서 많은 공간을 내주며 호날두, 루니, 나니에게 차례로 찬스를 내주는 등 힘에 부치는 모습을 보였다.

그나마 쇼코프스키의 선방이 없었다면 맨유는 리버풀이 기록했던 8-0의 대승도 거둘 수 있었을지 모른다. 쇼코프스키는 침착한 선방으로 맨유의 파상공세를 잘 막아냈다. 그러나 무수한 선방을 선보인 쇼코프스키도 호날두의 슛만은 막을 수 없었다.

경기 종료를 얼마 남기지 않은 후반 33분, 에브라의 전진 패스를 받은 호날두가 왼쪽 측면에서 디아카테를 제치며 공간을 만들어냈고 호날두의 침착한 슈팅은 그대로 골문으로 빨려들어갔다. 아스날전에서 잠시 주춤했던 맨유가 다시 4골 행진을 시작하는 순간이자, 맨유의 챔피언스리그 토너먼트 직행을 자축하는 골이기도 했다.

베게레프 주심은 90분 시간이 끝나자 추가시간 없이 경기를 그대로 종료시켰다. 4골을 실점하며 챔피언스리그 조별예선 탈락을 확정지은 디나모 키에프에 대한 배려였을까. 이로서 맨유는 조 1위를 유지하며 남은 경기 결과와 상관없이 챔피언스리그 토너먼트 진출을 확정했다.



박형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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