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사최종편집일 2025-12-06 01:0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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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독] "무너지는 순간, 버티고 버텨"…윤형빈, ♥정경미 신뢰 품고 '새 도전' (인터뷰②)

기사입력 2025.05.25 07:00

김예나 기자


(엑스포츠뉴스 김예나 기자) ((인터뷰①)에 이어) 개그맨 겸 공연기획자 윤형빈은 늘 새로운 도전을 두려워하지 않았다. 끊임없이 쏟아지는 아이디어를 머릿속에만 담아두지 않고, 매번 직접 실행에 옮겨온 추진력을 바탕으로 공연 기획부터 무대 연출, 콘텐츠 개발까지 스스로 발로 뛰며 현실로 만들어냈다. 그 과정에서 당연히 크고 작은 시행착오도 겪었지만, 그는 실패를 두려워하지 않았다. 그가 지금까지 꿋꿋하게 이어오고 있는 힘은, 결국 진심과 끈기였다.

최근 윤형빈은 엑스포츠뉴스와의 단독 인터뷰를 통해 K팝 전문 공연장 'K팝 스테이지'로의 새 출발 배경과, 이를 기반으로 한 첫 프로젝트인 'K팝 위크 인 홍대' 개최 등 다양한 행보에 대해 진솔한 이야기를 전했다.



그가 15년간 역사를 이어온 '윤형빈소극장'의 문을 닫고, 'K팝 스테이지'로 새로운 시작을 알린 배경에는 바로 글로벌 개그 아이돌 KOKOON(코쿤)의 기획과 성장에서 얻은 확신에서 비롯됐다.  

'개그 아이돌'이라는 정통 K팝과 다른 노선에서 출발, 세계 무대에 도전했던 코쿤의 여정은 무대의 장르보다 중요한 건 콘텐츠의 힘과 가능성이라는 걸 윤형빈에게 체감하게 해줬다. 그 경험은 자연스럽게 K팝과 공연 플랫폼이라는 새로운 그림으로 이어졌고, 결국 지금의 과감한 결정으로 이어지게 됐다. 

"개그 아이돌을 만들겠다는 생각으로 시작한 코쿤은 저한테 정말 의미 있는 존재고, 개그계의 마지막 희망이라고 여겨요. 그렇게 코쿤이 '개그 아이돌'이라는 타이틀로 활동하고, 음악방송 무대에 서고, 일본·호주·영국 등 해외 무대까지 다니면서 K팝 시장을 직접 눈으로 보니까 생각보다 정말 어마어마하더라고요. 그리고 그 안에 분명한 틈새가 있다는 걸 느꼈어요.

과거 개그를 하면서 익혔던 무대 연출, 콘텐츠 구성 같은 노하우가 K팝 쪽에서는 아직 덜 알려진 방식이기도 하니까 이걸 접목시키면 또 다른 방식의 시장이 열릴 수 있겠다는 확신이 생겼습니다. 오랜 시간 여러 과정을 거치면서 자연스럽게 네트워크도 쌓이고, 현실적인 노하우들도 몸으로 익혔어요. 그래서 지금은 단순히 '해보고 싶다'가 아니라, '할 수 있겠다' 싶었습니다."



윤형빈은 코쿤 활동을 통해 해외에서 긍정적인 반응을 얻기 시작했지만, 코로나19 팬데믹이라는 예상치 못한 위기를 맞으며 모든 계획을 갑작스럽게 멈출 수밖에 없었다. 특히 '윤형빈소극장'을 유지하기 위해 개인 사비까지 투입하며 운영을 이어갔고, 공연이 불가능한 상황에서도 '절대 문 닫지 않겠다'는 마음으로 할 수 있는 모든 수단을 동원해 무대를 지켜냈다.

당시 윤형빈에게 '정리'는 선택지에 없었다. 공연장이 무너지지 않게, 무대의 불씨를 꺼뜨리지 않기 위해 끝까지 버티고 또 버티며, 다시 일어설 기회를 스스로 만들어냈다. 

"진짜 제 사비를 쏟아부으면서 1년 넘게 버텼어요. '이러다 정말 다 무너지겠다' 싶은 순간도 있었죠. 그래도 정리는 아예 옵션에 없었어요. 뭐라도 해서, 어떻게든 공연장만은 지켜야겠다는 생각뿐이었죠.

그 시절 제가 늘 표정이 어두웠는데, 신인 친구들이 제 눈치를 살피며 '저희가 열심히 할 테니까 공연장 문만 닫지 말아주세요'라고 말하더라고요. 그래서 제가 '너희는 그런 걱정 말고 그냥 개그만 해. 어떻게든 내가 꾸려볼게'라고 말했어요. 그 정도로, 이 무대를 지키는 건 제 책임이라고 생각했어요."



이외에도 힘든 일은 정말 많았다. 연말에는 공연을 좀 더 키워보겠다며 콘텐츠 기획에 나섰지만, 제작비를 지원하겠다던 투자자가 공연 준비 도중 갑자기 연락을 끊었다.

처음엔 사기일 거라는 생각조차 하지 못할 만큼 믿고 있던 사람이었기에 충격은 더 컸다. 결국 방송 출연료를 포함해 약 1억 원 가까운 금액을 받지 못했고, 정산이 미뤄진 상황에서 스태프와 출연자들로부터 "돈은 언제 들어오냐"는 질문을 감당해야 했다.

이렇게 흔들리는 순간마다 윤형빈이 다시 중심을 잡을 수 있었던 힘은 무엇보다 아내 정경미의 든든한 지원과 깊은 신뢰 덕분일 것. 오랜 시간 같은 무대에서 함께 호흡해온 동료이자 인생의 파트너로서, 정경미는 묵묵히 힘을 실어줬다. 그 믿음이 있기에 윤형빈은 또 한 번 잘 넘기고, 다음을 준비할 수 있었다며 고마움을 전했다.



또 하나, 스스로 가진 긍정적인 성향도 큰 힘이 됐다. 작게나마 사업을 해보면서 "이 정도는 누구나 한 번쯤 겪을 수 있는 일"이라 받아들일 수 있었다고. 힘들긴 했지만 "충분히 겪을 만한 일"이라며 묵묵히 버텼다. 넘어졌을 때 중요한 건 다시 일어설 수 있다는 믿음, 윤형빈은 그 믿음으로 지금까지의 여정을 한 걸음씩 이어오고 있다.

윤형빈은 코쿤 제작 및 매니지먼트부터 크고 작은 공연 기획을 직접 경험, 자연스럽게 K팝 시장의 가능성과 구조를 가까이에서 관찰해왔다. 코쿤을 비롯해 여러 신인 아티스트들과 함께한 프로젝트들은 단순한 도전이 아닌, K팝 무대의 출발선을 실험하고 정립해가는 과정이었다.

그 과정 속에서 그는 "이 시장에 직접 뛰어들고 싶다"는 뚜렷한 목표를 품게 되었고, 바로 'K팝 스테이지'을 통해 그 결실을 맺게 됐다. 이 무대는 지금까지 수많은 신인들이 첫 무대를 경험하며 성장의 기반을 마련한 공간으로, 윤형빈은 "단순한 공연장이 아닌, 아티스트들이 자양분을 쌓는 출발선"이라며 자부심을 드러냈다.



이제 그는 그 자양분을 토대로, 'K팝 스테이지'를 글로벌 플랫폼으로 확장해가는 새로운 도전에 나서겠다는 각오다. 

“제 인생의 모토는 늘 같아요. '내 삶을 열심히 살자. 뭐가 될진 몰라도, 일단 열심히 살자.' 어떤 결과가 오든, 후회 없이 부딪쳐보자는 마음으로 지금까지 달려왔습니다.

앞으로도 저는 계속 열심히 살 거예요. 굳이 꾸준히 지켜봐주지 않으셔도 괜찮아요. 그저 어디선가 스치듯 쓱 훑어보셨을 때 '그래도 저 사람 꾸준히 자기 길 열심히 가고 있구나' 한 번쯤 생각해주신다면 그걸로 충분합니다. 앞으로도 나쁜 짓 안 하고, 열심히 살겠습니다." 

((인터뷰③)에서 계속) 

사진=엑스포츠뉴스 김한준 기자, 윤소그룹  

김예나 기자 hiyena07@xports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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