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엑스포츠뉴스 윤준석 기자) 바이에른 뮌헨이 김민재를 이번 여름 이적시장에서 방출할 가능성을 열어두고 있다는 보도가 잇따르면서, 유럽 전역은 물론 사우디아라비아가 그의 향방에 주목하고 있다.
유벤투스를 비롯한 세리에A 강호들과 프리미어리그 복수 구단, 심지어 사우디아라비아 프로리그 클럽들까지 관심을 보이며 김민재 영입전에 뛰어들었고, 뮌헨은 수비진 개편을 위한 본격적인 준비에 나선 것으로 보인다.
'HERE WE GO!'로 유명한 유럽 이적시장 전문가 파브리치오 로마노 기자도 직접 김민재의 이적 가능성을 보도하면서 이 사실이 진지하다는 것이 입증됐다.

로마노 기자는 23일(한국시간) 자신의 사회관계망서비스(SNS) 채널을 통해 "김민재는 올여름 바이에른 뮌헨을 떠날 가능성이 있으며, 이는 선수와 구단 양측 모두에게 합리적인 제안이 들어올 경우에 한정된다"고 밝혔다.
이어 그는 "이미 복수의 유럽 클럽들이 김민재의 상황을 파악하고 있으며, 사우디 프로리그 팀들 또한 그의 영입 가능성을 타진하기 시작했다"고 전했다.
로마노의 이 같은 언급은 이전의 현지 언론들의 보도와도 일치하지만 사우디 프로리그의 관심이 언급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사우디리그 구단들의 관심은 그 자체로 상당한 파급력을 가진다. 사우디아라비아는 최근 몇 년간 국가 프로젝트의 일환으로 스포츠 산업, 특히 축구 부문에 막대한 투자를 단행하고 있다.
이를 통해 크리스티아누 호날두, 카림 벤제마, 네이마르, 은골로 캉테 등 유럽 정상급 선수들을 연이어 영입해 세계적 주목을 받았다. 김민재와 같은 월드클래스 수비수에 대한 관심도 이 연장선에 있다. 김민재의 방출 조항으로 알려진 금액 또한 사우디 리그에는 무리가 되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
하지만 김민재 측이 사우디행에 대해 얼마나 긍정적인 입장을 갖고 있는지는 미지수다. 김민재는 뮌헨으로 이적하며 유럽 정상급 무대에서의 커리어를 이어가고자 했으며, 그의 나이와 실력, 그리고 국가대표 수비수로서의 위상 등을 고려할 때, 아직은 유럽 내 경쟁 구단 이적을 선호할 가능성이 높다는 분석이 우세하다.
실제로 유럽 내 이적을 우선 고려하고 있다는 분위기도 감지된다.
독일 유력지 '빌트'는 지난 20일 "김민재는 이제 더 이상 '판매 불가' 자원이 아니며, 구단은 5천만 유로(약 810억원) 수준의 제안이 도착할 경우 이적을 허용할 것"이라고 전했다.
같은 맥락에서 스포츠 전문 매체 '스카이 스포츠 독일' 소속 기자 플로리안 플레텐베르크 역시 "김민재는 뮌헨 수뇌부의 차기 시즌 수비 구상에서 배제될 가능성이 있다"며 "첼시와 뉴캐슬, 그리고 유벤투스가 김민재의 이적에 관심을 보이고 있다"고 밝혔다.
또한, 영국 유력지 '텔레그래프'는 "바이에른 뮌헨이 김민재를 이적시장에 내놓았고, 그에 대한 가격까지 타 클럽들에 전달했다"고 보도했다.
특히 이 매체는 "김민재는 인터 밀란과의 유럽축구연맹(UEFA) 챔피언스리그 8강 2차전에서 두 차례 치명적인 실수를 범해 큰 비판을 받았으며, 이후 팀 내 입지가 크게 흔들렸다"고 지적하며 이적 가능성을 초래했다고 주장했다.
실제로 이 경기 이후 김민재는 부상 여파와 경기력 부침으로 주전 경쟁에서 밀려났고, 최근 하이덴하임전(4-0 승)에서도 벤치에 머물렀다.
김민재는 지난 2023년 여름 이탈리아 세리에A 나폴리에서 뮌헨으로 이적했다. 당시 나폴리의 리그 우승을 이끌며 세리에A '올해의 수비수'로 선정됐고, 뮌헨은 그의 바이아웃 금액인 5천만 유로를 지불하며 야심차게 영입했다.
그러나 뮌헨 이적 후 그는 혹사와 부상, 그리고 기대에 미치지 못한 경기력으로 인해 팀 내 입지가 점차 약화됐다. 빌트는 "김민재는 클럽과 대표팀을 오가며 4000분 이상 출전했고, 이로 인해 아킬레스건 부상까지 겹쳐 1대1 수비에서 잦은 실수를 범했다"고 지적했다.
뮌헨 수뇌부는 이런 김민재를 비롯해 내부적으로 수비진 개편을 본격화하고 있다.
독일 유력지 '스카이 스포츠 독일'은 "다요 우파메카노와의 재계약 협상은 지연되고 있으며, 에릭 다이어와는 재계약을 논의 중"이라고 전했다. 반면 김민재는 매각 대상에 포함된 것으로 알려졌다.
이와 함께 뮌헨 전문 소식지 '바바리안 풋볼 워크스'는 "뮌헨이 본머스 소속 수비수 딘 후이센을 김민재의 대체자로 고려 중이며, 그의 바이아웃 금액은 약 6천만 유로(약 969억원)로 알려졌다”고 보도했다.
김민재가 독일을 떠날 가능성이 점점 커지자, 그를 향한 관심은 유럽 주요 리그 전반에 걸쳐 확산되고 있다.
프리미어리그에서는 첼시와 뉴캐슬 유나이티드가 구체적으로 그의 영입을 모색 중이며, 프랑스 매체 '풋메르카토'는 "첼시와 뉴캐슬이 김민재의 에이전트와 이미 접촉했다"고 전했다.
이 매체는 특히 뉴캐슬이 더 적극적인 접근을 보이고 있으며, 수비수 스벤 보트만과 자말 라셀레스의 부상, 파비안 셰어와 댄 번의 고령화 문제로 인해 수비 보강이 절실한 상황이라고 분석했다.
하지만 가장 유력한 행선지는 이탈리아 세리에A의 유벤투스로 좁혀지고 있다. 이탈리아 '1티어' 매체 "라 가제타 델로 스포르트'는 "유벤투스가 김민재 영입을 위해 적극 나설 준비를 마쳤다"며 "과거 나폴리 시절 김민재 영입을 주도했던 크리스티아노 지운톨리 유벤투스 단장이 그의 영입에 강한 의지를 보이고 있다"고 보도했다.
더불어 현재 유벤투스를 이끄는 이고르 투도르 감독의 전술적 선호가 스리백 시스템이라는 점도 김민재에게 긍정적인 요인으로 작용할 수 있다.
그러나 유벤투스 이적에는 변수도 존재한다. 김민재가 과거 리그 우승을 이끌었던 나폴리 팬들과의 관계가 껄끄러워질 수 있다는 점이다. 유벤투스는 나폴리와 치열한 라이벌 구도를 형성하고 있는 구단이기 때문에, 김민재가 유벤투스로 이적할 경우 나폴리 팬들의 거센 반발에 직면할 수 있다.
이와 함께 재정적인 문제도 걸림돌이다. 이탈리아 매체 '유베FC'는 "뮌헨은 임대 후 완전 이적 형식을 원하지 않으며, 오직 완전 이적만을 수용할 방침"이라며 "이미 복수의 영입 과제를 안고 있는 유벤투스로서는 김민재의 5000만 유로 이적료를 감당하기 쉽지 않을 수 있다"고 지적했다.
현재 김민재는 바이에른 뮌헨과 2028년까지 계약되어 있으며, 최대 1억 1000만 유로의 바이아웃 조항도 존재하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그러나 실제 협상 과정에서는 뮌헨이 실질적인 이적 가능성을 염두에 두고 과거 영입금과 유사한 금액인 5천만 유로 정도면 그의 이적을 수용할 가능성이 높다는 관측이 우세하다.
김민재의 거취는 이번 여름 이적시장 최대의 이슈 중 하나로 부상했다.
김민재의 이번 여름 이적시장은 유럽 내 전통 명문 구단들과, 막대한 자금력을 바탕으로 전 세계 최고 선수들을 흡수하려는 사우디아라비아 클럽 간의 치열한 쟁탈전 양상으로 전개될 가능성이 높다.
사진=엑스포츠뉴스 DB/ 연합뉴스
윤준석 기자 redrupy@xports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