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엑스포츠뉴스 김환 기자) 구단에 휴식을 요청했지만 팀의 상황이 여의치 않아 풀타임을 소화하게 된 김민재가 좋은 활약을 펼치며 바이에른 뮌헨의 무실점 대승을 견인했다.
김민재가 현재 아킬레스건 통증을 느끼고 있다는 점을 감안해도 김민재의 활약은 준수했다.
그러나 평소 김민재에게 유독 박한 평가를 내리는 것으로 유명한 '빌트'는 또다시 김민재를 에릭 다이어보다 낮게 평가하면서 그를 깎아내렸다.
뱅상 콤파니 감독이 지휘하는 독일의 거함 바이에른 뮌헨은 24일(한국시간) 독일 뮌헨에 위치한 알리안츠 아레나에서 열린 아인라흐트 프랑크푸르트와의 2024-25시즌 독일 분데스리가 23라운드 홈 경기에서 4-0 대승을 거뒀다.
승점 3점을 확보한 바이에른 뮌헨은 승점 58을 기록, 2위 바이엘 레버쿠젠(승점 50)과의 승점 차를 8점으로 벌리면서 분데스리가 우승 탈환을 위해 한 걸음 나아갔다. 분데스리가는 34라운드까지 진행되기 때문에 바이에른 뮌헨이 앞으로 11경기 동안 선두를 유지한다면 지난 시즌 레버쿠젠에 내준 리그 왕좌를 다시 가져올 수 있다.
이날 일본 출신 수비수 이토 히로키가 바이에른 뮌헨 데뷔골을 터트린 가운데 마이클 올리세, 자말 무시알라, 세르주 그나브리 등 주요 전력들이 모두 골을 펑펑 터트리며 바이에른 뮌헨의 대승을 이끌었다.
득점에 가담한 선수들 외에도 마누엘 노이어(골키퍼), 김민재, 다이어, 콘라트 라이머(이상 수비수), 알렉산다르 파블로비치, 요주아 키미히, 리로이 자네(이상 미드필더), 토마스 뮐러(공격수)가 선발 출전했다.
다요 우파메카노의 부상으로 인해 변화가 불가피했던 센터백 듀오는 김민재와 다이어로 구성됐다. 당초 아킬레스건 통증을 안고 있는 김민재는 구단에 휴식을 요청했으나, 우파메카노는 부상으로, 요시프 스타니시치가 질병으로 인해 프랑크푸르트전에 결장하게 되면서 결국 김민재가 선발로 나설 수밖에 없었다.
지난해 10월 세 골씩 주고 받으며 도합 여섯 골이 터지는 난타전을 벌였던 두 팀의 시즌 두 번째 맞대결도 전반전 초반부터 치열했다.
김민재를 괴롭혔던 이집트의 '뉴 파라오' 오마르 마르무시는 맨체스터 시티로 이적한 탓에 출전하지 않았지만, 대신 선발로 출전한 위고 에키티케가 전반전 초반 역습 상황에서 정교한 오른발 슛으로 바이에른 뮌헨 골문을 위협했다.
바이에른 뮌헨은 올리세와 사네의 합작 공격으로 반격에 나섰다. 사네가 속임 동작으로 수비를 벗겨낸 뒤 무시알라에게 공을 내줬지만, 무시알라의 슈팅이 골대를 강타한 탓에 득점으로 이어지지는 않았다.
전반 15분 만에 김민재의 선제골로 바이에른 뮌헨이 앞서갔던 지난번 맞대결과 달리, 이번 경기의 선 득점은 전반전 추가시간이 되어서야 터졌다.
전반 추가시간 3분 자네가 박스 안으로 공을 치고 들어간 올리세를 향해 컷백 패스를 보냈다. 프랑크푸르트의 케빈 트랍 골키퍼가 자네의 드리블을 저지하기 위해 골문을 비우고 나와 있었기 때문에 올리세는 쉽게 마무리할 수 있었다.
바이에른 뮌헨의 공세는 후반전에도 이어졌다. 후반 16분 이토의 바이에른 뮌헨 데뷔골이 터지면서 바이에른 뮌헨이 두 골 차로 앞서가기 시작했다. 바이에른 뮌헨 입단 후 프리시즌에 부상을 당해 한동안 쓰러져 있다가 최근 복귀한 이토는 자신의 세 번째 공식경기에서 골을 터트리며 웃었다.
이번에도 트랍의 실책이었다. 바이에른 뮌헨의 코너킥 상황에서 트랍이 공을 제대로 처리하지 못한 걸 이토가 밀어 넣으면서 추가골을 만들었다.
후반 38분에는 무시알라가 경기에 쐐기를 박았다. 무시알라는 하프라인 인근부터 공을 몰고 프랑크푸르트 페널티지역 안까지 들어갔고, 이어 골문 구석을 향해 침착한 왼발 슛을 쏴 팀의 세 번째 골을 뽑아냈다.
바이에른 뮌헨은 후반 추가시간 교체로 들어온 킹슬리 코망이 그나브리의 네 번째 골을 도우면서 축포를 터트린 끝에 4-0 대승으로 경기를 마무리했다.
선발 출전한 김민재는 다이어와 함께 탄탄한 수비를 펼치며 바이에른 뮌헨의 후방을 책임졌다. 다이어가 상대 공격수에게 붙으면 김민재가 뒷공간을 커버하는 방식으로 호흡을 맞췄다. 프랑크푸르트는 슈팅 7회, 유효슈팅 2회를 기록했지만 기대득점(xG)이 0.53에 불과할 정도로 공격에서 날카로움을 보이지 못했다.
김민재는 부상을 안고 있는 와중에도 패스 성공률 89%(87/98), 공격 지역 패스 7회, 긴 패스 성공 5회(9회 시도), 클리어링 3회, 리커버리 7회, 공중 경합 성공 5회(6회 시도) 등 준수한 기록을 남겼다.
그러나 독일의 유력지 '빌트'는 늘 그랬던 것처럼 김민재에게 높은 평가를 내리지 않았다.
'빌트'는 다이어에게 2점을 준 반면 김민재의 활약에는 3점을 매겼다. 공동이긴 하지만 김민재는 또 팀내 최저평점을 기록했다.
물론 다이어의 경기력도 좋았지만, 김민재에게 유독 박한 평가를 내린다는 느낌을 지우기는 힘들다. 공격진이 화력쇼를 펼친 탓에 수비수들이 높은 평점을 받지 못하는 건 어쩔 수 없지만, 형평성이 떨어진다는 느낌이 강하다.
걱정되는 건 김민재의 체력이다. 한때 벤치에 앉느니 경기장에서 뛰다가 부서지겠다는 투혼 의지를 내비쳤던 김민재는 이례적으로 구단에 직접 휴식을 요청할 정도로 현재 컨디션이 좋지 않다. 그러나 동료들이 경기에 출전하지 못하는 상황이 되면서 쉬지 못하고 또다시 풀타임을 소화했다. 셀틱과의 유럽축구연맹(UEFA) 챔피언스리그 16강 플레이오프 1차전에 휴식을 취했지만, 그 경기를 제외하고 7경기 연속 풀타임을 뛰었다.
바이에른 뮌헨은 아직 치러야 할 경기가 많다. 남은 분데스리가 11경기는 물론 UEFA 챔피언스리그 우승을 차지하려면 앞으로는 매 경기가 결승전이다. 주전 수비수인 김민재가 쓰러진다면 바이에른 뮌헨도 큰 타격을 입을 수밖에 없다.
결국 콤파니 감독의 관리가 필요하다. 김민재가 체력적인 한계에 부딪힐 경우 바이에른 뮌헨도 큰 손실을 입고, 목표에 다다르지 못할 수도 있다는 걸 인지하면서 김민재의 컨디션을 조절할 필요가 있어 보인다.
사진=연합뉴스
김환 기자 hwankim14@xports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