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엑스포츠뉴스 윤준석 기자) 이런 회사, 한국이었다면 버틸 수 있었을까.
맨체스터 유나이티드가 내부 직원들에 대한 충격적인 '협박'으로 시끄럽다.
맨유가 최근 불거진 내부 정보 유출 사태를 강력하게 단속하겠다며 이를 어기는 직원들은 즉각 해고하겠다고 경고했다. 기밀 유지 의무를 어기면 즉각 구단에서 쫓아낸다는 점을 이메일에 담아 보낸 것이다.
맨유는 지낞 12월 맨체스터 시티와의 더비전을 앞두고 맨유의 선발 라인업이 경기 전날 밤 외부로 유출되는 사건이 발생하면서, 구단 내부에서 긴급 조사가 진행된 바 있다.
사건과 관련하여 후벵 아모림 감독이 선발 명단 공개에 강한 불만을 표시했다. 당시 아모림 감독은 "이 문제를 해결하는 것은 불가능에 가깝다. 클럽 내부에는 많은 사람들이 있으며, 선수들은 에이전트 및 가족과도 대화를 나눈다. 그러나 이는 매우 심각한 문제다"라고 말했다.
당시 맨유의 한 선수가 용의자로 지목됐다. 특히, 알레한드로 가르나초의 동생 로베르토 가르나초가 정보 유출의 용의자로 지목됐지만 결백을 주장했다.
이번엔 구단 경영 기밀이 유출되자 직원들에게 더욱 엄중한 조치를 내리기로 했다.
영국 '데일리 텔레그래프'는 21일(한국시간) "맨유의 최고경영자(CEO) 오마르 베라다가 최근 직원들에게 보낸 이메일에서 '구단 내부 정보를 외부에 공개하는 것은 중대한 직무 위반으로 간주하며, 이에 해당하는 직원은 해고될 수 있다'고 알렸다"고 보도했다.
매체에 따르면, 베라다는 이메일에서 직원들에게 구단의 기밀 유지 의무를 상기시키며, 내부 정보가 공식 발표 전에 외부로 유출되는 것을 막기 위한 추가 조치가 시행될 것이라고 강조했다고 전해졌다.
그는 "기밀 유지를 위반하는 행위는 구단과 동료들을 위험에 빠뜨리는 것이며, 우리는 이를 엄중하게 다룰 것"이라고 경고했다.
또한, 베라다는 직원들에게 외부에서의 구단 기밀 유출을 위한 접촉이 있을 경우 즉시 보고할 것을 지시했다. 그는 "기자들은 다양한 소스를 통해 정보를 수집하는 데 능숙하다"며, 전화, 소셜 미디어 등을 통한 접근이 이루어질 수 있다며 엄중한 뜻을 전했다.
매체는 "이에 따라 구단은 내부 정보 보호를 위해 새로운 보안 조치를 도입할 것으로 예상된다. 내부 회의에서 논의된 내용이 외부로 유출되지 않도록 감시 체계를 강화하고, 기밀 유지 규정을 위반한 직원들을 색출하기 위한 감찰도 강화될 것으로 보인다"며 맨유의 향후 조치를 설명했다.
구단은 이러한 변화가 결국 팀의 성적을 향상시키기 위한 과정임을 직원들에게 강조하며, 조직 내 기밀 유지와 보안 강화를 통해 원활한 개혁이 이루어질 수 있도록 협조를 요청하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보도에 따르면, 베라다는 이메일에서 "이러한 변화는 맨체스터 유나이티드가 다시 승리하는 구단이 되기 위한 필수적인 과정"이라고 설명했다.
하지만 베라다의 이메일은 사실상 구단의 부조리한 점을 '입틀막'하겠다는 강도 높은 협박으로 보인다.
맨유는 지난해 초 사업가 짐 랫클리프가 구단 운영권을 인수한 이후 대대적인 비용 절감과 구조조정을 진행하는 중이다. 맨유는 지난해 약 250명의 직원을 정리해고했으며, 추가로 100명의 직원이 더 떠날 가능성이 높은 것으로 알려졌다.
영국 '데일리메일'에 따르면, 랫클리프는 구단의 지출을 줄이기 위해 직원들의 FA컵 결승전 무료 교통편을 취소하고, 홍보 대사 연봉을 삭감하며, 티켓 가격을 인상하는 등의 조치를 취했다.
또한, 전설적인 감독인 알렉스 퍼거슨 경과의 연 216만 파운드(약 40억원)에 해당하는 앰버서더 계약을 종료하는 등 대규모 비용 절감을 단행했다.
올해 맨체스터 유나이티드의 재무 보고서에 따르면, 지난 3년간 구단이 약 3억 파운드(약 5400억원)의 손실을 기록한 것으로 나타났다. 이에 따라 구단 측은 수익성을 개선하고 운영 비용을 절감하기 위한 다양한 방안을 모색하고 있으며, 내부 정보 유출을 차단해 경영 전략 및 주요 결정 사항이 외부로 새어나가는 것을 막으려는 것으로 풀이된다.
구단은 오는 24일 내부 직원을 대상으로 회의를 개최해 추가적인 비용 절감 방안과 향후 계획을 공유할 예정인 것으로 전해졌다. 내부 정보 유출 문제를 해결하기 위한 새로운 정책도 발표될 가능성이 높다.
직원들에게 협박성 경고 이메일까지 보낸 맨유가 과연 내부 결속을 다지고 조직 개편을 통해 재정적 안정과 경기력 향상을 도모할 수 있을지, 그리고 정보 유출 문제를 어떻게 해결해 나갈지 주목된다.
사진=연합뉴스
윤준석 기자 redrupy@xports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