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엑스포츠뉴스 나승우 기자) 손흥민이 우승하는 모습을 정말 보기 힘들다. 리버풀 원정에서 치욕적인 패배를 당하며 카라바오컵(리그컵) 결승 진출이 좌절됐다.
토트넘은 7일(한국시간) 영국 리버풀에 위치한 안필드에서 열린 2024-2025시즌 리그컵 준결승 2차전 원정 경기에서 0-4로 대패했다.
전반 34분 코디 학포에게 선제골을 내준 토트넘은 후반 6분 모하메드 살라에게 페널티킥 실점을 내준 후 급격하게 무너졌다. 이후 도미니크 소보슬러이, 버질 판 데이크에게 잇따라 실점했다.
앞서 홈에서 열린 1차전서 루카스 베리발의 선제골로 1-0 승리했던 토트넘은 비기기만 해도 결승에 오를 수 있었으나 무려 4골을 헌납하며 1, 2차전 합계 1-4로 결승 진출에 실패했다.
이날 왼쪽 날개로 선발 출전한 손흥민은 후반 중반 골대를 한 차례 강타한 것 외에는 리버풀 수비에 꽁꽁 묶이며 별다른 활약을 펼치지 못했다.
리버풀은 4-2-3-1 포메이션으로 나섰다. 퀴빈 켈러허가 골문을 지켰고, 코너 브래들리, 이브라히마 코나테, 버질 판 데이크, 앤디 로버트슨이 백4를 이뤘다. 라이언 흐라벤베르흐, 커티스 존스가 3선에 위치했고, 모하메드 살라, 도미니크 소보슬러이, 코디 학포가 2선에서 호흡을 맞췄다. 최전방 스트라이커로 나선 다르윈 누녜스가 득점을 노렸다.
토트넘은 4-3-3 전형으로 맞섰다. 안토닌 킨스키가 골키퍼 장갑을 꼈다. 제드 스펜스, 벤 데이비스, 케빈 단소, 아치 그레이가 수비를 구성했다. 파페 사르, 로드리고 벤탄쿠르, 이브 비수마가 중원을 형성했고 손흥민, 히샬리송, 데얀 쿨루세브스키가 스리톱을 이뤄 리버풀 골문을 겨냥했다.
연장 승부 없이 결승에 오르기 위해 최소 2골이 필요했던 리버풀이 경기 초반 주도권을 잡고 토트넘을 압박했다.
전반 6분 박스 안 혼전 상황에서 살라가 왼발 슈팅을 때렸으나 수비 맞고 굴절돼 킨스키 골키퍼가 쉽게 잡아냈다. 전반 9분에는 강력한 전방 압박으로 토트넘진영에서 공을 탈취해 역습을 노렸으나 슈팅까지 이어지지는 못했다.
전반 13분 코너킥 상황에서는 킨스키 골키퍼와 벤 데이비스가 충돌하는 아찔한 장면도 있었다. 데이비스의 머리에서 출혈이 생겼고, 치료를 위해 잠시 경기가 중단됐다.
경기가 재개된 후에도 리버풀의 공세가 이어졌다. 토트넘은 코너킥을 통해 득점을 노려봤지만 무위에 그쳤다. 전반 22분 소보슬러이의 슈팅은 데이비스의 육탄 방어에 막혔고, 흘러나온 공을 흐라벤베르흐가 다시 중거리 슈팅으로 이어가봤으나 이번에는 단소의 몸에 맞고 나갔다.
오랜만에 손흥민이 공을 잡았다. 왼쪽 측면에서 공을 받은 손흥민은 침투하는 스펜스에게 적절하게 찔러줬다. 스펜스가 크로스를 시도했으나 수비 맞고 코너킥으로 연결됐다. 이어진 코너킥에서는 비수마의 헤더가 나왔으나 골문으로 향하지 않고 뒤로 흐르면서 기회가 무산됐다.
전반 25분 살라가 위협적인 장면을 만들었다. 리버풀 역습 상황에서 살라가 중앙으로 찔러준 패스가 비수마 발에 맞고 굴절돼 골문 구석으로 향했고, 골대를 살짝 빗나갔다. 이어 로버트스느의 크로스를 받은 학포가 슈팅을 때렸으나 수비 몸에 맞았고, 누녜스의 왼발 슈팅은 그레이에 맞으면서 유효슈팅이 되지 않았다. 전반 29분 학포의 크로스에 이은 누녜스의 헤더는 킨스키 골키퍼 정면으로 향했다.
리버풀이 선제골을 넣었다. 전반 30분 살라의 침투 패스가 토트넘 수비를 단번에 무너뜨렸다. 공을 잡은 소보슬러이가 오른발 논스톱 슈팅으로 골망을 흔들었다. 하지만 부심의 기가 올라갔다. 비디오판독(VAR)이 진행됐고, 명백한 오프사이드로 선언되면서 득점으로 인정되지 않았다. 전반 32분 살라의 오른발 슈팅은 골문 위를 크게 넘어갔다.
기어이 리버풀이 토트넘 골문을 열어젖혔다. 전반 34분 중원에서 비수마의 패스가 끊겼고, 리버풀의 역습으로 이어졌다. 오른쪽 측면에서 살라가 왼발 아웃프런트 패스를 보냈고, 수비를 모두 지나쳐 학포에게 연결됐다. 이를 학포가 곧바로 오른발 하프발리 슛으로 연결한 게 골문 구석에 꽂혔다. 1, 2차전 합계 1-1로 승부는 원점으로 돌아갔다.
손흥민이 왼쪽에서 공을 잡고 드리블을 시도했다. 하지만 브래들리의 깔끔한 슬라이딩 태클에 공을 빼앗겼다.
리버풀의 공격이 계속됐다. 흐라벤베르흐가 박스 안으로 돌파해 코너킥을 만들어냈다. 이어진 코너킥을 잘 막아낸 토트넘이 오랜만에 공격에 나섰다. 하지만 쿨루세브스키의 왼발 슈팅은 골대 위로 높게 뜨고 말았다.
토트넘에 부상 악재가 또 닥쳤다. 히샬리송이 그라운드 위에 쓰러졌다. 더 이상 뛸 수 없다는 걸 알았는지 분한 듯 손으로 땅을 내리쳤다. 경기가 계속 진행되고 있던 상황에서 살라의 위협적인 왼발 슈팅이 킨스키 골키퍼 손에 맞고 골대에 맞은 후 아웃됐다. 직후 바이에른 뮌헨에서 임대된 마티스 텔이 히샬리송 대신 교체 투입되며 토트넘 데뷔전을 갖게 됐다.
추가시간 7분이 주어졌다. 킨스키 골키퍼가 최전방에 있던 손흥민에게 한번에 찔러줬다. 하지만 손흥민의 첫 터치가 너무 길었다. 켈러허 골키퍼가 쉽게 잡아냈다. 리버풀이 한 골 앞선 채 전반전이 종료됐다.
후반 시작과 함께 살라의 왼발이 번뜩였다. 박스 오른쪽에서 공을 잡은 살라가 수비를 가볍게 제치고 왼발로 슈팅을 때렸다. 킨스키 골키퍼가 간신히 막아내 코너킥으로 이어졌다. 이어진 코너킥에서는 소보스럴이의 강력한 헤더가 나왔으나 골키퍼 선방에 막혔다.
후반 6분 리버풀이 추가 득점에 성공했다. 살라가 중앙으로 패스를 건넸고, 누녜스가 박스 안에서 공을 터치했으나 킨스키 골키퍼 손에 걸려 넘어졌다. 주심은 곧바로 페널티킥을 선언했고, 살라가 키커로 나섰다. 살라는 골키퍼 방향을 완벽히 속이고 왼쪽 상단 구석으로 정확하게 꽂아넣어 2-0을 만들었다. 합계 스코어도 2-1로 리버풀이 앞서나가기 시작했다.
토트넘도 공격에 나서기 시작했다. 후반 10분 텔이 박스 오른쪽에서 강력한 오른발 슈팅을 때렸지만 옆그물로 향했다. 이후 사르와 비수마를 불러들이고 베리발과 페드로 포로를 투입해 변화를 가져갔다.
하지만 리버풀의 공격이 계속됐다. 후반 15분 소보슬러이가 박스 안 프리 헤더를 시도했으나 골키퍼 정면으로 향하며 기회를 놓쳤다. 1분 뒤에는 브래들리가 시원한 돌파로 수비를 무너뜨린 뛰 중앙으로 내줬고 누녜스가 슈팅을 시도했으나 옆그물을 때렸다.
후반 17분에는 소보슬러이의 패스를 받은 학포가 왼발 슈팅을 때렸으나 골대를 강타하면서 득점에 실패했다.
토트넘은 후반 23분 스펜스가 박스 안에서 오른발 슈팅을 시도했으나 골대 위를 크게 넘어가면서 기회를 살리지 못했다. 후반 26분 그레이의 크로스가 슈팅처럼 골문으로 향했으나 역시 득점까지 연결되진 않았다.
리버풀은 알렉시스 맥알리스터, 디오구 조타를 투입하며 선수들의 체력을 안배했다. 리버풀은 후반 29분 흐라벤베르흐의 중거리 슈팅이 왼쪽 골대를 강타하면서 추가 득점에 실패했다.
하지만 곧바로 소보슬러이가 승부에 쐐기를 박는 득점으로 경기를 완전히 끝냈다. 후반 30분 맥알리스터가 토트넘 중원을 휘저은 후 전방으로 연결했고, 브래들리가 원터치로 소보슬러이에게 내줬다. 노마크 상태가 된 소보슬러이는 골문 구석으로 가볍게 밀어넣어 3-0을 만들었다. 합계 스코어 3-1로 리버풀의 결승행이 가까워지는 순간이었다.
토트넘은 후반 32분 손흥민이 왼쪽 측면에서 코나테를 앞에 두고 시도한 왼발 슈팅이 골대 상단에 맞고 나오면서 고개를 숙였다.
오히려 리버풀이 또 한 번 토트넘 골망을 흔들었다. 후반 35분 코너킥을 공격에서 판데이크가 강력한 헤더로 네 번째 골을 만들었다.
대세가 완전히 기울어진 상황에서 남은 시간은 의미가 없었다. 리버풀이 편안하게 경기를 리드했고, 4-0 대승으로 마무리했다.
이로써 2007-2008시즌 리그컵 우승 이후 17년간 우승이 없었던 토트넘의 무관 기록도 당분간 계속 이어지게 됐다. 손흥민 역시 선수 경력 첫 트로피를 들 기회를 다음으로 미뤘다.
사진=연합뉴스
나승우 기자 winright95@xports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