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엑스포츠뉴스 권동환 기자) 토트넘 홋스퍼가 마티스 텔 임대 영입을 위해 바이에른 뮌헨에 거액의 임대료를 지불한 것으로 알려지면서 팬들의 당황하게 만들었다.
토트넘은 지난 4일(한국시간) 텔과 임대 계약을 체결했다고 공식 발표했다. 계약기간은 6개월이며 토트넘과 텔의 원소속구단인 독일 명문 바이에른 뮌헨 사이에 다음 시즌 완전이적 옵션도 계약서에 삽입됐다.
토트넘은 임대 선수 치고는 이례적으로 높은 1000만 유로(150억원) 임대료를 책정해 뮌헨에 지불했다.
어지간한 선수 이적료 수준의 파격 조언이다. 아울러 텔의 연봉도 토트넘이 모두 부담한다.
텔은 이번 겨울이적시장에서 가장 큰 논란이 됐던 선수였다. 토트넘과 사인 이틀 전 자신을 영입하기 위해 런던에서 뮌헨까지 비행기 타고 날아온 토트넘 CEO 다니엘 레비 회장 면전에서 "가지 않겠다"고 했기 때문이다. 텔은 뮌헨에 잔류하겠다는 생각을 레비 회장에게 전했다.
하지만 이는 거짓말이었고 텔은 맨체스터 유나이티드와 아스널 임대 등을 알아봤다.
계약은 성사되지 않았다. 아스널인 막판 철수했다. 맨유는 뮌헨과 임대료 합의부터 실패했다.
이 때 토트넘이 손을 다시 내밀었고, 텔은 잡을 수밖에 없었다.
토트넘 팬들 입장에선 괘씸할 수도 있지만 일단 텔이 지금이라도 오는 것에 대해 환영하는 분위기다. 남은 것은 텔이 이번 시즌 토트넘의 목표인 한 개 대회 이상 우승에 힘을 보태는 것이다. 토트넘은 리그컵과 유럽축구연맹(UEFA) 유로파리그 등 두 대회 우승 가능성을 살려두고 있다.
텔은 당장 7일 오전 5시에 열리는 리그컵 준결승 2차전 리버풀과의 원정 경기에 출격할 전망이다.
2005년생 프랑스 공격수 텔은 자국리그 렌에서 2022년 불과 17세 나이에 뮌헨으로 이적했다. 지금까지 1군에서 83경기 출전해 16골 7도움을 올렸다.
뮌헨은 텔을 영입하기 위해 2000만 유로(약 300억원) 거액을 렌에 지불하기로 결정해 화제가 됐다.
텔은 뮌헨 데뷔 시즌인 2022-2023시즌에 28경기 출전해 6골을 터트렸다. 주로 교체로 기용되면서 600분만 소화했지만 짧은 출전시간임에도 6골이나 넣었기에 장래가 기대됐다.
2023-2024시즌엔 출전시간이 늘어나 41경기에서 10골 6도움을 기록했다. 어린 나이에 중앙 공격수, 윙어를 가리지 않고 뛰면서 두 자릿수 득점에 성공했다. 당시 사령탑이었던 토마스 투헬 감독과의 궁합도 좋았다. 여세를 몰아 텔은 지난해 3월 뮌헨과 2029년까지 장기 계약을 체결했다.
뮌헨은 해리 케인의 후계자를 찾아야 하는 과제를 안고 있다. 포지션이 정통 스트라이커는 아니지만 텔의 잠재력은 케인의 공백을 메우기에 충분했다.
그러나 이번 시즌 벨기에 국적의 월드클래스 센터백 뱅상 콤파니 감독이 오면서 텔은 전력 외 자원으로 분류됐다. 콤파니 감독 밑에서 그는 2024-2025시즌 현재까지 14경기에 나와 458분을 뛰는데 그쳤다. 공격포인트도 도움 1개만 기록했다.
텔이 경기 감각을 쌓으면서 자신의 미래가 프리미어리그에 있는지 알아보기 위해 토트넘을 선택한 셈이다.
텔은 토트넘에서 레전드 윙어 개러스 베일이 달았던 11번 유니폼을 착용한다.
텔은 4일 토트넘 SNS를 통해 공개된 인터뷰에서도 토트넘에 올인하고 싶은 마음을 드러냈다.
그는 "팀원들과 함께 뛰고, 팬들을 위해 경기할 생각에 신이 난다. 내게 새로운 도전이자 새로운 장을 여는 것이다. 정말 기대된다"며 토트넘 선택 이유에 대해선 "내게 가장 좋은 선택이었기 때문이다. 레비 회장님, 포스테코글루 감독님과 대화를 나눴고, 나는 성장할 필요가 있었기 때문에 토트넘이 최고의 선택이었다. 지금 매우 행복하다"고 답변했다.
자신의 장점에 대해선 "신체적으로 강하고, 빠르며, 기술적인 선수다. 나는 매 순간, 모든 경기에서 온 마음을 다해 플레이한다. 나는 이러한 압박 속에서 살아가며, 항상 스스로를 밀어붙여 성장하고 앞으로 나아가려고 한다"고 설명했다.
텔은 토트넘에서 뮌헨으로 간 월드클래스 공격수 해리 케인 추천에 따라 토트넘에 왔다고 했다.
텔은 인터뷰를 통해 토트넘에 대한 충성을 밝히며 4개월간 모든 것을 쏟아붓고 트로피를 함께 들어올리고 싶다고 했다.
하지만 토트넘 팬들은 그의 '간보기' 행보는 물론이고 토트넘이 텔과 그의 원소속팀인 바이에른 뮌헨에 거의 '퍼주기삭' 딜을 제안한 것에 대해 적지 않게 격분한 상태다.
토트넘은 텔을 임대로 데려오기 전 완전 이적을 추진하면서 뮌헨에 이적료로 6000만 유로(903억원)을 제안하는 엄청난 행보를 보여 파문을 일으켰다.
프랑스 매체 '레퀴프'는 지난달 31일 "바이에른 뮌헨과 토트넘은 공격수 마티스 텔의 이적에 대해 6000만 유로(약 903억원)에 합의했다"라며 "텔은 이제 결정을 내려야 한다. 다른 클럽들은 제안서를 빨리 보내야 한다"라고 보도했다.
유럽축구 이적시장 전문가 파브리치오 로마노 기자도 자신의 사회관계망서비스(SNS)를 통해 "토트넘은 텔 영입을 위해 바이에른 뮌헨에 6000만 유로(약 903억원)를 투자할 준비가 됐다"라며 "텔과 그의 에이전트는 여러 클럽이 관심을 가지고 있는 가운데 결정을 내리기 위해 시간을 들이고 있다"라고 밝혔다.
이적료를 합의했기에 텔의 토트넘 이적이 곧 성사될 것으로 예상됐다. 그러나 텔이 토트넘 이적을 원치 않으면서 토트넘의 텔 영입 시도는 불발됐다가 이틀 만에 그의 마음이 바뀌어 이적이 성사됐다.
텔이 마음을 바꿔 토트넘 이적을 택한 이유엔 토트넘 사령탑 안지 포스테코글루 감독의 전화 설득이 영향을 끼쳤다.
그런 가운데 완전이적에서 6개월 임대로 바뀐 딜의 내용도 엄청난 것으로 알려져 뮌헨 팬들은 박수를 치고 토트넘 팬들은 격분하는 것이다.
'스카이스포츠 독일'은 4일 "마티스 텔이 바이에른 뮌헨을 떠나면서 뮌헨은 재정적 횡재를 기대할 수 있게 됐다"라며 "바이에른 뮌헨은 마티스 텔 임대료로 1000만 유로(약 150억원)를 받을 예정이다"라고 설명했다.
이어 "더불어 토트넘은 텔에게 5개월치 급여로 약 200만 유로(약 30억원)를 지급할 예정이다"라며 "여름에 토트넘은 약 5500만 유로(약 828억원) 규모의 영입 옵션을 확보했는데, 이 금액은 보너스 지급을 포함하면 최대 6000만 유로(약 903억원)까지 늘어날 수 있다"라고 덧붙였다.
또 "하지만 텔은 토트넘이 여름에 영구 영입 옵션을 행사할지 여부에 결정적인 영향을 미칠 것"이라며 텔의 토트넘 영구 이적은 선수 의사에 달렸다고 밝혔다.
향후 컵대회 일정에 따라 연장될 수 있지만 토트넘의 2024-2025시즌 일정은 5월 말이 종료된다. 이는 토트넘이 텔을 약 4개월 기용하기 위해 뮌헨에 임대료 150억을 지불했다는 의미이다.
만약 텔이 임대 기간 동안 좋은 모습을 보여주지 못한다면 토트넘은 거액의 임대료만 날리게 된다.
미국 커뮤니티 '레딧'에 따르면 몇몇 토트넘 팬들 이를 지적하며 "이건 미친 거래이다", "6개일 임대에 1000만 유로(약 150억원)라니, 이게 사실이라면 미친 짓이다", "뮌헨 입장에서 훌륭한 거래이다", "토트넘에 정말 텔이 필요했던 걸까?"라고 주장했다.
한 팬이 SNS에서 "뮌헨이 텔의 임대료로 1000만 유로를 받는다는데, 이건 완전히 뮌헨의 승리야"라고 주장했고, 또 다른 팬은 "토트넘이 완전히 도박수를 뒀다 텔은 그저 자신의 미래를 향해 현명한 선택을 했을 뿐이야"라고 남겼다.
또 다른 팬은 "이건 완전히 쓰레기 수준의 협상력이야"라고 강력한 비난을 남긴 데 이어, "케인이 텔의 토트넘 이적을 설득했다는데, 이건 토트넘을 향한 케인의 복수다"라는 흥미로운 답글을 남기기도 했다.
사진=토트넘, 연합뉴스
권동환 기자 kkddhh95@xports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