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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충격' 손흥민 우승 이렇게 힘드나?…토트넘 수비수 십자인대파열 '시즌 OUT'→우승 빨간불?

기사입력 2025.02.05 11:05 / 기사수정 2025.02.05 11:05



(엑스포츠뉴스 김환 기자) 토트넘 홋스퍼에 마가 끼었다.

이미 주전 센터백인 크리스티안 로메로와 미키 판더펜이 부상을 당한 상황에서 백업 센터백 라두 드라구신마저 십자인대 파열로 시즌 아웃 판정을 받았다. 토트넘은 로메로와 판더펜의 컨디션이 올라오고 신입생 케빈 단소가 팀에 적응할 때까지 전문 센터백이 아닌 벤 데이비스와 아치 그레이로 리그는 물론 각종 컵 대회를 모두 소화해야 하는 상황에 놓였다.

토트넘은 4일(한국시간) 구단 홈페이지를 통해 "드라구신이 우측 무릎 전방십자인대(ACL) 부상을 당해 수술을 받을 예정"이라며 "의료진의 평가를 거쳐 드라구신의 훈련 복귀 시기를 결정할 것"이라고 공식 발표했다.

보도에 따르면 드라구신은 지난달 토트넘의 홈구장인 토트넘 홋스퍼 스타디움에서 열린 엘프스보리(스웨덴)와의 유럽축구연맹(UEFA) 유로파리그 리그 페이즈 최종전에 출전했다가 부상을 입었다.



당시 드라구신은 후반전 시작 때 교체로 투입됐는데, 후반 15분경 상대 공격수와 경합을 벌이고 공을 처리하는 과정에서 오른쪽 무릎이 뒤틀렸다. 드라구신은 곧장 자신의 부상을 직감한 듯 얼굴을 찡그리며 고통을 호소했고, 주심이 토트넘 의료진을 불러 드라구신을 치료하도록 했다.

드라구신은 경기장 밖에서 잠시 치료를 받은 뒤 경기를 재개했으나 결국 다시 쓰러졌다. 이후 정밀 검진 결과 전방십자인대 파열 부상이라는 진단이 나온 것이다.

전방십자인대 부상은 회복까지 최소 6개월 이상이 소요된다. 시즌이 4개월여 정도 남은 시점에서 전방십자인대 파열 진단을 받았으니 드라구신은 사실상 이번 시즌 잔여 경기를 소화하지 못할 가능성이 크다. 기적 같은 회복력을 보여줬던 로드리고 벤탄쿠르조차 경기장에 복귀하느라 애를 먹었던 바 있다.

글로벌 스포츠 매체 '디 애슬레틱' 역시 "드라구신은 조만간 런던에서 무릎 수술을 받고 장기간 결장할 가능성이 높다"면서 "드라구신은 이번 시즌에 다시 경기에 나서지 못할 것이며, 6개월간 결장할 것으로 보인다"며 드라구신이 사실상 시즌 아웃 됐다고 내다봤다.

언론은 또 드라구신이 여름에 팀에 돌아와 다음 시즌 초반에 복귀하는 게 현재 토트넘이 생각할 수 있는 가장 희망적인 시나리오라고 설명했다.



루마니아 출신 수비수 드라구신은 지난해 겨울 토트넘이 야심차게 영입을 추진한 유망한 센터백 자원이다.

당시 이탈리아 세리에A 제노아에서 주전 센터백으로 활약하면서 세리에A 내 수준급 센터백 자원이자 향후 대형 센터백으로 성장할 재목이라는 기대를 받았다. 토트넘도 드라구신을 영입할 당시 제노아에 3000만 유로(약 433억원)를 지불하며 드라구신을 품었다.

지난 시즌의 드라구신은 안지 포스테코글루 감독의 첫 시즌부터 주전 센터백 조합으로 자리잡은 로메로와 판더펜과의 경쟁에서 밀려나면서 백업 센터백 역할에서 벗어나지 못해 이적설이 나는 등 불안정한 시기도 있었지만, 이번 시즌에는 두 선수들이 부상을 당하면서 주전 센터백으로 도약했다.

실제 드라구신은 지난 시즌 리그 9경기를 소화했고 대부분 교체 출전한 반면 이번 시즌에는 모든 대회를 통틀어 28경기에 출전해 2179분을 뛰었다.

발이 대단히 빠르지는 않으나 뛰어난 신체조건을 바탕으로 거친 수비를 마다하지 않는 드라구신은 로메로와 판더펜이 부상으로 빠진 상황에서 아치 그레이, 벤 데이비스 등 다른 선수들과 함께 토트넘의 최후방을 든든하게 지켰다. 

여기에 굴리엘모 비카리오 골키퍼의 부상으로 긴급 영입된 안토닌 킨스키 골키퍼까지 좋은 활약을 펼치자 많은 이들이 토트넘이 든든한 백업 자원을 갖고 있다는 평을 내렸다.



토트넘은 드라구신을 비롯한 준주전급 자원들이 나름대로 준수한 활약을 보여준 덕에 판더펜이 부상에서 돌아올 때까지 버틸 수 있었다. 판더펜이 돌아오고 겨울 이적시장에서 단소를 영입하며 센터백 운용에 여유가 생기는 듯했으나, 판더펜의 복귀 직후 드라구신이 큰 부상을 당해 시즌 아웃 판정을 받으면서 또다시 어려운 상황에 놓이고 말았다.

드라구신이 아무리 주전 센터백이 아니라고 해도 토트넘은 그의 부상으로 큰 타격을 입을 수밖에 없다.

토트넘 이번 시즌 여러 개의 대회를 동시에 소화하면서 우승에 도전하고 있기 때문이다.

토트넘은 현재 프리미어리그(PL)에서 중하위권에 처져 있지만 UEFA 유로파리그를 비롯해 잉글랜드축구협회(FA)컵과 카라바오컵(리그컵)에서는 생존 중이다. 특히 이번 시즌 유로파리그가 시작되기 전부터 토트넘은 맨체스터 유나이티드와 함께 도박사들이 뽑은 유력한 우승 후보였고, 카라바오컵에서도 준결승에 올라 1차전에서 프리미어리그 선두 리버풀을 1-0으로 격파하면서 결승 진출에 가까워진 상태다.



프리미어리그에서의 부진으로 경질설이 나도는 안지 포스테코글루 감독조차 컵 대회에서 좋은 성과를 내면 여론이 뒤집힐 거라며 자신감을 내비친 바 있다. 

그러나 중요한 시기에 드라구신이 부상으로 빠지면서 토트넘은 숨 돌릴 새도 없이 선수단 운용에 어려움을 겪게 됐다.

일반적으로 컵 대회 결승전은 시즌 막바지에 열리는데, 시즌이 후반부로 갈 수록 선수들은 체력적으로 지칠 수밖에 없다. 토트넘이 우승 가능성을 높이려면 현재 참가하고 있는 모든 대회에서 생존해야 하기 때문에 선수들은 계속해서 체력 부담을 안고 시즌 일정을 소화해야 한다. 그러나 드라구신의 경우처럼 부상자들이 계속 생기면 선수들의 체력 안배를 위해 필요한 로테이션을 가동하지 못할 가능성이 크다.

토트넘은 이미 두 주전 센터백과 비카리오 골키퍼 외에도 도미닉 솔란케, 티모 베르너, 윌송 오도베르, 데스티니 우도기 등 부상자들이 넘쳐나는 상황이다. 이는 손흥민을 비롯해 부상을 당하지 않은 선수들이 계속해서 체력을 회복하지 못한 채 시즌을 치러야 한다는 의미다. 드라구신의 부상이 더욱 크게 다가오는 이유이기도 하다.

사진=연합뉴스

김환 기자 hwankim14@xports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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