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엑스포츠뉴스 김현기 기자) 토트넘 17년 무관의 한을 풀겠다는 각오가 또렷했다.
손흥민 개인적으로도 토트넘 입성 10년 만에 트로피를 들어올릴 차례가 왔고, 이를 해내겠다고 밝혔다.
특히 손흥민은 "앞으로 열흘이 정말 중요하다"며 입술을 깨물었다.
손흥민과 거리가 멀었던 우승이라는 단어가 성큼 다가왔다. 물론 갈 길이 아직도 만만치 않다. 이번 시즌 유럽 최강 리버풀을 넘어야 하고, 북런던 더비 라이벌 혹은 여러 차례 굴욕패를 안겼던 뉴캐슬도 이겨야 한다.
하지만 이미 맨체스터 시티와 맨체스터 유나이티드를 이겼기 때문에 각오가 대단하고 자신감도 적지 않다. 손흥민이 앞으로 열흘을 강조한 이유가 있다.
비록 정규리그인 잉글리시 프리미어리그는 강등권에서 간신히 벗어난 수준이지만 3개 컵대회에서 모두 생존하면 우승에 점점 다가서고 있다. 손흥민 입장에서도 놓칠 수 없는 기회다. 주장을 맡고 있는 그는 토트넘이 우승할 경우, 트로피를 직접 받아 번쩍 들어올리게 된다.
손흥민이 프리미어리그 연패에 빠진 토트넘을 구해낸 뒤 우승을 외쳤다.
손흥민은 3일(한국시간) 영국 브렌트퍼드의 지테크 커뮤니티 스타디움에서 끝난 2024-2025 프리미어리그 24라운드 원정 경기에서 상대 자책골을 유도하고 추가골 돕는 등 공격 전반에서 활약하며 소속팀 2-0 완승에 큰 힘을 보탰다.
토트넘은 이날 승리로 한숨 돌렸다. 새해 들어 프리미어리그에서 단 1승도 챙기지 못하고 4연패 늪에 빠져 더 무너지면 강등권 수렁에 빠질 수 있었기 때문이다.
브렌트퍼드에도 지면 컵대회 우승을 생각할 겨를 없이 프리미어리그 생존 싸움에 집중해야 할 판이었으나 손흥민의 투혼이 토트넘을 살렸다.
브렌트퍼드전에서 손흥민은 전반 29분 시도한 왼쪽 코너킥이 문전에 있던 브렌트퍼드 미드필더 비탈리 야넬트의 등에 맞고 자책골이 됐다.
최근 상대팀에 공포의 대상으로 떠오른 손흥민의 코너킥이 이날도 브렌트퍼드를 뒤흔들었다. 골대 쪽으로 바짝 붙어 휘어져 들어가는 손흥민 킥에 브렌트퍼드는 골키퍼와 수비수들이 당황하다가 엉키는 사이 자책골을 헌납했다.
홈팀은 후반 들어 라인을 올리고 추격전을 펼쳤으나 손흥민이 다시 한 번 브렌트퍼드를 와르르 무너트렸다. 후반 43분 중원에서 정확한 침투 패스를 넣어 교체 멤버 파페 사르의 추가골을 어시스트했다.
손흥민은 지난해 9월 브렌트퍼드와의 홈 경기 도움 2개를 포함해 이번 시즌 브렌트퍼드와의 2경기에서 어시스트 3개를 적립하며 특급 도우미의 면모를 알렸다.
손흥민의 원맨쇼를 앞세운 토트넘은 브렌트퍼드를 제물로 삼아 정규리그 4연패 탈출과 더불어 최근 7경기 연속 무승(1무 6패)의 부진을 씻어냈다. 승점 27이 되면서 16위에서 14위로 순위를 끌어올렸다. 일단 중위권 재진입 기반을 다졌다.
손흥민도 이날 어시스트를 통해 이번 시즌 프리미어리그 6골 7도움을 기록하게 됐다. 도움 순위는 프리미어리그에서 단독 7위다.
경기가 끝난 뒤 손흥민은 자신의 SNS 계정을 통해 원정에서 무실점 승리 따낸 것을 자축했다.
손흥민은 "뛰어난 팀을 상대로 힘든 장소에서 경기했다"라며 "승점 3점과 클린시트(무실점). 우리가 원했던 모든 것"이라고 기쁨을 드러냈다.
그간 팀이 충격패를 거듭할 때마다 주장으로서 마이크 앞에서 팬들의 변함 없는 지지를 요청했던 손흥민이 모처럼 밝은 표정으로 승리를 자축한 것이다.
토트넘이 무실점 승리를 따낸 것은 최하위 사우샘프턴과의 원정 경기에서 5-0 대승을 거뒀던 지난 16라운드 이후 8경기, 거의 한 달 보름 만이다.
승리를 자축한 손흥민은 이제 180도 다른 시선으로 다음 경기를 준비한다.
한국시간으로 7일 오전 5시 '강적' 리버풀과 2024-2025 카라바오컵 준결승 2차전이 토트넘 앞에 놓여 있다.
손흥민도 곧장 시선을 돌려 "이제 (카라바오컵) 준결승에 모든 것을 집중해야 한다"라고 독려하고 나섰다.
추가 메시지도 나왔다. 영국 매체 '이브닝 스탠더드'는 같은 날 "손흥민이 토트넘에 결정적인 열흘을 앞두고 자신감을 고조시키며 결집을 호소했다"라고 했다.
매체에 따르면 그는 브렌트퍼드전이 끝나고 "이번이 이번 시즌 팀에게 가장 중요한 열흘이 될 것 같다"라고 말했다.
이어 "우리는 지난 두 경기를 치렀고, 난 매 시즌 모든 경기를 결승전처럼 접근한다고 항상 말한다"라며 "다가오는 컵대회 경기는 결승전에서 단 한 걸음 떨어져 있기에 매우 중요하다"라고 덧붙였다.
또 "우리는 잘 준비해야 하고, 긍정적인 결과를 가져와서 웸블리 스타디움으로 향할 수 있기를 바란다"라며 "팀으로서 이번 경기를 잘 준비해야 그런 상황에 처할 수 있다, 우린 이번 경기(브렌트퍼드전)에서 안정적인 수비를 구축했다"며 탄탄한 방어선 구축과 무실점 승리에 반가움을 표시했다.
토트넘은 지난달 9일 리버풀과 카라바오컵 준결승 1차전에서 1-0으로 승리해 결승 진출의 유리한 고지를 차지했다.
안필드 원정에서 최소 비기기만 해도 3월16일(예정) 영국 축구의 성지로 불리는 웸블리에서 결승전을 치른다. 또 다른 준결승에선 뉴캐슬이 1차전에서 아스널을 2-0으로 이긴 상태다.
2차전에서 최소한 비기면, 17년 전 토트넘 선배들이 그랬던 것처럼 오는 3월16일(예정) 웸블리에서 결승전을 치른다. 또 다른 준결승에선 뉴캐슬이 1차전에서 아스널을 2-0으로 이긴 상태다. 뉴캐슬이든 아스널이든 쉬운 상대는 아니지만 16강에서 맨시티, 8강에서 맨유를 누르고 4강 리버풀전에서도 당당히 싸운 것을 고려하면 토트넘이 두려워 할 상대는 없다.
손흥민도 리그컵에서의 한을 풀어야 한다. 2015년 8월 토트넘에 입단한 손흥민은 2020-2021시즌 카라바오컵 결승에서 맨체스터시티에 0-1로 패하면서 자신의 '유럽 무대 첫 우승'의 기회를 놓친 적이 있다.
손흥민은 4년 만에 다시 찾아온 우승 기회를 날리지 않기 위해 동료를 향해 "집중"을 강조하며 리버풀과 카라바오컵 준결승 2차전에 전력을 쏟겠다는 다짐을 숨기지 않았다.
리버풀은 준결승 1차전에서 토트넘에 패했으나 프리미어리그와 UEFA 챔피언스리그에서 모두 1위를 달리는 팀이다. 홈으로 토트넘을 초대하는 만큼 손흥민은 원정팀 선수들의 굳은 의지가 필요하다.
손흥민은 4년 만에 다시 찾아온 우승 기회를 날리지 않기 위해 동료를 향해 "집중"을 강조하며 리버풀과 카라바오컵 준결승 2차전에 전력을 쏟겠다는 다짐을 숨기지 않았다.
사진=연합뉴스 / 손흥민 SNS
김현기 기자 spitfire@xports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