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손흥민 "숨기지 않겠다, 유로파리그 우승하겠다"…가라바흐전 완승→SON 사자후 토하다

기사입력 2024.09.27 12:17 / 기사수정 2024.09.27 12:18



​(엑스포츠뉴스 김현기 기자) 손흥민의 입에서 우승이란 단어가 나왔다.

야망이란 말도 등장했다.

손흥민이 유럽축구연맹(UEFA) 유로파리그 정상 등극을 노래했다. 2010년 유럽 빅리그에 뛰어든 뒤 15년 가까이 무관 기록을 이어가는 손흥민이 자신의 왼팔뚝에 채워진 완장을 내려놓기 전에 트로피 하나 품겠다는 소망을 전했다. 유로파리그 우승을 정조준했다.

출발이 좋다. 호주 출신 안지 포스테코글루 감독이 이끄는 토트넘은 27일(한국시간) 영국 런던의 토트넘 홋스퍼 스타디움에서 열린 가라바흐(아제르바이잔)와의 2024-2025 유로피라그 '리그 페이즈' 1차전에서 3-0 완승을 챙겼다.

유로파리그는 챔피언스리그와 콘퍼런스리그 등 UEFA 내 다른 클럽대항전처럼 올해부터 본선 조별리그를 없애고 이를 리그 페이즈로 대신한다.

토트넘은 총 36개 참가팀 중 무작위로 추첨된 8개팀과 리그 페이즈를 치른 뒤 이 성적을 갖고 상위 1~8위 안에 들면 16강 직행, 9~24위를 차지하면 플레이오프를 치러 16강 티켓을 다툰다. 이후부턴 토너먼트를 통해 트로피 주인공을 가린다. 

2022-2023시즌 챔피언스리그에 출전했던 토트넘은 프리미어리그 8위에 그쳐 지난 시즌 유럽대항전 무대를 밟지 못했다. 이번 시즌엔 다르다. 직전 시즌 프리미어리그 5위를 차지했기 때문에 2020-2021시즌 이후 4시즌 만에 복귀한 유로파리그에 가세했다.



첫 경기부터 수적 열세를 극복하고 활짝 웃은 토트넘은 대회 첫 승리를 신고했다. 전반 7분 만에 10명이 싸우는 악재를 맞았음에도 완벽한 경기력을 선보여 토트넘이 유로파리그에서 최상위권 전력임을 알렸다.

손흥민은 이날 왼쪽 측면 공격수로 선발 출격한 뒤 26일 독일 전 국가대표 공격수 티모 베르너와 교체아웃될 때까지 71분간 상대 후방을 공략하고 뛰어다녔다.

공격포인트를 올리는 성과도 있었다. 손흥민의 유럽 최고 수준 전방 압박이 빚어낸 어시스트였다. 후반 23분 강슛으로 쐐기 골을 끌어냈다. 상대 골키퍼가 쳐냈지만 이를 동료 공격수 도미니크 솔란케가 재차 넣었다. UEFA 규정에서 따라 도움으로 인정됐다. 직전 경기였던 21일 브렌트퍼드와의 프리미어리그 홈 경기 2도움에 이어 유럽 통산 102번째 어시스트를 적립했다.

사실 토트넘은 이날 홈에서 큰 낭패를 볼 뻔했다.

전반 7분 만에 센터백으로 선발 출전한 루마니아 국가대표 라두 드라구신이 그라운드 떠나는 악재를 맞았기 때문이다. 후방에서 공 소유권을 내준 드라구신이 가라바흐 최전방 공격수 주니뉴를 잡아끌어 넘어뜨려 반칙이 선언됐다. 심판은 곧장 퇴장을 지시했다. 드라구신은 토트넘 부주장인 크리스티안 로메로를 대신해 모처럼 선발 출전 기회를 잡았으나 큰 실수와 함께 전반 초반 토트넘에 수적 열세를 초래하고 말았다.

그럼에도 토트넘은 한 수 위 전력을 뽐냈다. '1명 빼고' 해도 문제가 없었던 셈이다. 토트넘은 드라구신이 퇴장당하고 5분 뒤인 전반 12분 스트라이커 솔란케의 전진 패스를 따라 페널티지역으로 침투한 브레넌 존슨이 논스톱 오른발 슈팅으로 반대편 골대 하단 구석을 찔러 1-0을 만들었다.



전반을 1-0으로 앞선 채 마친 토트넘은 후반에도 상대 골망을 두 차례나 더 흔들었다. 후반 7분 코너킥 상황에서 상대 골키퍼가 멀리 쳐내지 못한 공이 문전에 있던 토트넘 미드필더 파페 사르에게 전달됐고, 사르가 침착하게 차 넣어 가라바흐의 기세를 꺾었다.

토트넘은 후반 23분 솔란케가 쐐기골까지 터뜨렸다. 

손흥민은 이 슈팅을 하고 난 뒤 몸 상태에 이상을 느꼈는지 그라운드에 주저앉아 벤치를 바라봤다. 손흥민 대신 베르너가 그라운드에 투입됐다. 포스테코글루 감독이 "손흥민이 피로를 호소했다"고 하는 등 걱정스러운 면은 있지만 외관상으로 큰 부상은 일단 아닌 것으로 여겨진다.

토트넘은 이번 유로파리그에서 맨체스터 유나이티드를 제치고 우승 확률 1위를 달리고 있다. 실제 토트넘의 전력은 유로파리그 우승을 하기에 충분하다. 챔피언스리그 도중 탈락팀이 유로파리그로 내려오는 시스템도 폐지된터라 토트넘 우승 확률은 더욱 높아졌다.

마침 손흥민도 이 대회 우승에 대한 욕심을 숨기지 않았다.

27일 유로스포츠에 따르면 손흥민은 가라바흐와 붙기 직전 인터뷰에서 유로파리그 정상 등극을 언급했다.



"너무 일찍 말하고 싶진 않지만 그것이(우승이) 바로 우리가 목표로 하는 것이다. 숨길 수 없다"며 "모두가 큰 책임을 져야 한다. 쉽지 않은 일이고 많은 팀이 이 대회에서 우승하고 싶어하기 때문"이라고 유로파리그의 어려움, 그리고 이를 헤쳐나가 우승하고 싶은 마음을 드러냈다.

손흥민은 이어 "훌륭한 선수와 훌륭한 코치를 보유하고 있기 때문에 특별한 것을 이룰 수 있는 엄청난 기회를 눈 앞에 두고 있다. 힘든 여정이 되겠지만 또한 즐거운 여정이 될 거다. 시즌 마지막에 트로피를 들어올리는 건 꿈 같은 일"이라고 덧붙였다.

토트넘의 우승 경쟁 팀으론 맨유 외에 라치오, AS 로마(이상 이탈리아), 아틀레틱 빌바오(스페인), 갈라타사라이(튀르키예), FC포르투(포르투갈) 등이 꼽힌다.

첫 경기를 낙승한 토트넘과 손흥민이 내년 5월 우승 메달을 목에 걸지 지켜볼 일이다.





사진=연합뉴스

김현기 기자 spitfire@xports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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