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사최종편집일 2024-05-15 10:13
사회

[함께 나눠요] 네발로 걷던 홍이, 치료 위해 도시로…

기사입력 2011.08.28 05:23 / 기사수정 2011.08.28 05:23

엄진옥 기자

[엑스포츠뉴스=엄진옥 기자] 폭우가 쏟아지는 날 서울의 모 대학병원에서 홍이(가명, 10세) 모녀를 만났다.

다리 동작분석 검사결과를 놓고 재검 및 수술일정을 잡기 위해 대구에서 아침 일찍 움직였다. 수술을 받으면 홍이가 가족에게 의지하지 않고 혼자 걸을 수 있다.

7개월 만에 태어난 홍이

"7개월 됐을 때 갑자기 양수가 터져 애한테 산소가 부족했대요. 의사가 얼마 못 산다던 아이에요."

 정미(가명, 38세) 씨는 의자에 앉은 딸의 발에서 보조기를 벗겨주고 자세도 바르게 고쳐준다. 산소부족으로 선천성 뇌병변장애를 갖고 태어난 홍이는 3년 전 보조기를 착용할 때까지 손발에 의지해 몸을 끌고 다녔다.

홍이네 가족은 버스정류장 까지 20분을 걸어 나오는 합천 깊은 산골에 살았다. 약하게 태어난 홍이는 천식 때문에 일주일에 3번 병원에 가야 했다. 아이가 숨을 제대로 못 쉴 때마다 정미 씨는 대신 아팠으면 싶었다. 집에서 시내 병원까지는 걷기와 몇 번의 버스를 갈아타 2시간 30분이 걸렸다.

"이대로는 애를 죽일 것 같아 병원이 가까운 도시로 가는 걸 결심했어요. 가족이 흩어져 살게 됐어요."
 
농사와 소만 기르던 남편은 구제역으로 큰 빚을 져서 집을 마련하지 못했다. 부산에서 일용직으로 생활비 30만원을 아내에게 보낸다.

깊은 산골에서 도시의 원룸으로

정미 씨는 두 딸을 데리고 대구에 있는 남동생 원룸에 들어갔다. 벌써 5년, 첫째와 홍이는 그새 초등학생이 되었다.

"이렇게 길어질 줄 모르고 들어왔는데, 이제는 남동생 보기가 민망합니다."

홍이는 매일 병원에서 재활 치료를 받으며 공부를 시작, 보조기를 통해 불안정하지만 걷기를 하고 있다. 정미 씨는 아이 곁을 한시도 떨어지지 못한다. 모녀는 주말을 빼고 학교와 병원을 매일 왕복한다.

홍이는 복부의 힘이 약해 자세가 구부정하고 목소리도 크게 안 나온다. 차분한 성격을 가졌고 수업 시간 발표에 적극적인 홍이는 친구들에게 인기가 많다.

 발의 아치와 다리 근육, 수술로 걷기 가능

"수술을 받으려면 근육의 힘이 좀 더 길러져야 합니다. 겨울 방학에 재검을 하고 수술 날짜를 잡아보죠."
 
의사는 홍이의 수술을 긍정적으로 검토했다. 아이는 보조기를 착용해도 까치발로 걷게 된다. 그래서 몸의 불균형으로 등이 굽는 척추측만증이 왔고 이 역시 수술로 보정할 예정이다.

매달 홍이 치료비로 40만원 이상이 필요하다. 정부보조금과 아빠가 보내오는 생활비에서 교통비와 생필품, 치료비를 제하면 따로 수술비를 마련할 여유가 없다. 교체시기를 놓친 보조기는 미끄럼 방지 부분이 닳아 걸을 때마다 엄지발가락에 무리가 가서 아플텐데 홍이는 내색 하지 않는다.

"엄마는 우리를 도와주는 고마운 분들이 많대요. 커서 요리사가 되면 그분들에게 멋진 요리로 감사드릴래요."
 
홍이의 수술비 마련은 단순히 보행의 문제로 그치지 않는다. 아이의 꿈에 날개를 달아주고 가족의 오랜 희생에 마침표를 찍어준다. 홍이가 수술을 받아 정상적인 생활이 가능해지면 아픈 동생에게 가족의 관심을 빼앗겨 심한 불안증세를 보이는 첫째 역시 안정을 찾을 수 있다.

※ 홍이(대구 달서)네 가족에게 도움을 주길 원하시는 분은 < 나누리> 를 통해 온라인후원을 하거나, <월드비전>(☎ 02-784-2004)로 연락하시면 됩니다.

온라인뉴스팀 press@xportsnews.com  
 



엄진옥 기자 press@xports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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