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사최종편집일 2024-05-19 10:3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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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T가 좋아, KT만의 이야기 만드는 사람들…위즈TV "선수들도 우리도 늘 행복하길" [현장 인터뷰]

기사입력 2024.05.06 09:15

왼쪽부터 KT 위즈 유튜브를 담당하는 이디아스포츠 콘텐츠팀 김형신 대리와 내야수 천성호, 이호연. KT 위즈 제공
왼쪽부터 KT 위즈 유튜브를 담당하는 이디아스포츠 콘텐츠팀 김형신 대리와 내야수 천성호, 이호연. KT 위즈 제공


(엑스포츠뉴스 수원, 최원영 기자) '위즈TV를 아시나요.'

KT 위즈엔 그라운드 밖에서도 마법을 부리는 이들이 있다. 구단 공식 유튜브를 책임지는 '위즈TV' 팀이다. KT 스포츠 커뮤니케이션팀 신경우 과장과 이디아스포츠 콘텐츠팀 김형신 대리, 김하영 주임이 선수단과 팬들 사이에 징검다리를 놓고 있다.

5일 저녁 기준 위즈TV의 구독자 수는 약 8만4200명, 누적 조회수는 약 4092만회에 달한다.

KT의 홈구장인 수원 KT위즈파크에서 만난 이들은 "우리는 신생팀이라 서사가 부족했다. 그 부분을 채우기 위해 모두가 노력했다. 우리만의 이야기를 만들고 계속해서 쌓아나가고 싶었다"며 "먼 훗날 이 순간을 돌아봤을 때, 웃으며 추억할 수 있도록 영상에 더 많은 것을 담겠다. 항상 흔쾌히 협조해 주시는 선수단, 응원해 주시는 팬분들께 감사하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이어 "선수들도, KT 구단도, 위즈TV도 늘 행복했으면 좋겠다. 또한 많은 사랑을 받았으면 한다"며 바람을 내비쳤다.

다음은 KT 유튜브팀 위즈TV와의 일문일답.

-위즈TV는 언제부터 맡았나.
▲신경우 과장
: 2013년 팀 창단 당시 운영팀 소속이었다. 2018년 1월 KT 농구단으로 이동했다가 지난해 6월 1일 야구단에 복귀했다. 농구단에선 마케팅팀 소속으로 일했다.
▲김형신 대리: 2021년부터 지금까지 쭉 위즈TV를 맡고 있다. 감사하게도 첫해 팀의 첫 통합우승을 경험했다.
▲김하영 주임: 2022년에 시작했다. 스프링캠프부터 촬영해 올해까지 왔다.

-각자 구체적으로 하는 일은 무엇인가.
▲신경우 과장
: 나는 두 친구가 하라는 일 한다(웃음). 피디님들이 촬영 아이디어를 주시면 회사에 보고를 올리고 선수들 및 다른 부서와 협의해 촬영이 원활하게 이뤄질 수 있도록 돕는 역할이다.
▲김형신 대리: 과장님께서 우리를 너무 띄워주시는 것 같다. 촬영과 편집은 주로 우리가 한다. 과장님도 같이 의견을 내주신다. 바쁘신데도 선수들 섭외에 힘써주셔서 감사하다.
▲김하영 주임: 메인 촬영 및 편집은 김 대리님이 해주신다. 주요 업무를 공유해주시면 알맞게 진행 중이다.

-정규시즌 평일 오후 6시 30분 경기 기준 일과가 궁금하다.
▲김형신 대리
: 오후 3시 30분까지 야구장에 나온다. 차 타고 오면서 그날 다룰 이야기나 전날 있었던 이슈들을 정리한다. 경기 전 선수들의 훈련이 시작되면 스케치 영상을 촬영한다. 선수들과 이런저런 이슈들에 관해 대화하며 재미있는 요소를 끌어낸다. 사진도 찍는다. SNS(소셜네트워크서비스) 계정도 우리가 관리하는데, 사진은 경기 전 먼저 올린다. 경기 시작 1시간 전엔 선발 라인업을 업로드한다. 예상 달성 기록이 있다면 미리 관련 이미지도 준비한다.

▲김하영 주임: 야구계에선 끊임없이 이슈가 발생한다. 밥 먹을 때를 제외하곤 계속 그 부분을 체크한다. 우리가 먼저, 잘 알고 있어야 선수들의 이야기를 들을 수 있다.

KT 위즈 공식 유튜브인 위즈TV의 최근 동영상 목록. KT 위즈 공식 유튜브 캡처
KT 위즈 공식 유튜브인 위즈TV의 최근 동영상 목록. KT 위즈 공식 유튜브 캡처


▲신경우 과장: 프런트는 오후 1시 출근이다. 전날 조회수나 특이사항 등 내부 업무를 보고하고 피디님들이 출근하면 촬영 계획을 들은 뒤 과정에 이상이 없는지 확인하고 조율한다.

가끔 선수들이 저녁 먹고 위즈TV 사무실에 들른다. 영상에 출연하고 싶다고 어필하는 선수도 있고, 괜히 장난으로 시비 걸고 가는 선수도 있다. 피디님들이 선수들과 가까우니 자유로운 분위기가 형성된 듯하다.

경기 전 피디님들은 영상 편집에 매진한다. 경기 시작 30~40분 전에 각자 위치로 가서 촬영 준비를 한다. 그때부터 선수들이 몸 푸는 걸 찍어야 하기 때문이다. 경기 내내 촬영한 뒤 이긴 날엔 수훈선수 인터뷰를 진행한다. 현장에 피디님들이 몇 분 더 계시는데 몇 명이 촬영하면 사무실에서 한 명이 대기하며 중간중간 업로드하는 역할을 담당한다.

경기 종료 후 바로 올려야 하는 이미지나 영상은 1시간~1시간 30분 이내에 업로드한다. 이후 피디님들은 다 사무실로 복귀해 다음 날 아침에 올라가야 하는 영상을 마무리한다. 피디님들이 '우리 팬들이 출근할 때 영상을 볼 수 있도록 해야 한다'며 강조한다. 늦은 시간 짧은 영상(쇼츠·Shorts)이나 본 영상이 완성됐다는 연락이 오면 내가 최종본을 본다. 다 같이 이상이 없는지 확인한 뒤 업로드 예약을 걸어놓고 하루를 마무리한다.

-유튜브 영상 기획부터 촬영, 제작 과정은 구체적으로 어떻게 되나.
▲신경우 과장
: 경기 전 사무실에 모여 아이디어 회의를 한다. 피디님들이 건강한 욕심이 많아 자꾸 어딘가에서 뭘 가져온다(웃음). 찍고 싶다는 게 있으면, 웬만하면 다 하게 해드리고 싶다. 그래서 바로 선수들을 섭외하러 간다. 난 창단 때부터 선수들을 봤고, 피디님들도 선수들과 오래 본 사이라 선수들이 적극적으로 협조해 준다. 피디님들뿐 아니라 선수단이나 구단이 원하는 영상도 있다. 위즈TV 팀 내부 회의를 통해 촬영 및 편집 일정을 정리하고 우선순위를 정한다. 

▲김형신 대리: 평소 유튜브, 인스타그램 등 SNS에서 여러 영상을 찾아본다. 주위에서 중독이라며 그만 보라고 하지만 직업병이 돼 어쩔 수 없다. 재미있게 보다가 '이걸 우리 팀에 접목해 보면 어떨까?'라며 상상한다. 그런 경우가 많아 다른 피디들과 논의 후 과장님에게 전달한다.

▲김하영 주임: 유행하는 '밈'의 흐름을 따라가기 위해 아침에 눈을 뜨면 습관적으로 영상들을 체크한다. 프로야구 10개 구단은 물론 프로배구, 프로농구 등 여러 종목, 분야의 구단 유튜브 채널을 다 구독해 놓았다. 과거에 나왔던 아이디어라도 최근 상황에 잘 맞는다면 '그때 그걸 여기에 적용해 볼까?' 등의 방법으로 기획안을 완성한다.

KT 위즈 공식 유튜브인 위즈TV의 재생목록 모음집. KT 위즈 공식 유튜브 캡처
KT 위즈 공식 유튜브인 위즈TV의 재생목록 모음집. KT 위즈 공식 유튜브 캡처


-위즈TV를 향한 호평이 많다. 비결이 무엇이라 생각하나.
▲김형신 대리
: 선수들의 캐릭터가 생겼다는 게 가장 좋은 듯하다. 그게 우리의 목표이기도 하다. 영상을 만들 때 선수들의 캐릭터를 먼저 잡는다. 점차 선수들의 캐릭터와 스토리가 쌓이고 이야기가 풍부해지면서 파생되는 영상이 또 나와 좋았다. 보시는 분들은 딱 알 것이다. 예를 들면 '95즈(1995년생 선수들)'가 있다. 무엇보다 선수들이 너무 착하고 친절하다. 항상 호의적이다.

▲김하영 주임: 과장님이 선수들과 사적으로도 친한 편이라 선수들이 노는 것처럼 와 편하게 촬영한다. 내부적인 팀워크도 좋다. 이젠 말하지 않아도 서로 무슨 생각을 하는지 안다. 아이디어나 가치관도 점점 비슷해져 시너지 효과가 나 좋은 영상이 나오는 듯하다.

▲신경우 과장: 어차피 영상에 관해서는 이분들이 전문가다. 내가 피디님들에게 부탁하는 것은 딱 하나다. 우린 프로니까 실수하지 말자고, 오타 내지 말자고 한다. 그 외에는 최대한 도와드리려 한다. 예를 들어 타 구단에 협조가 필요한 상황이 생기면 피디님들이 아닌 내가 움직여야 한다.

최근 위즈TV에 대한 관심이 높아진 것을 느낀다. 조회수 등이 2배 가까이 늘었다. 구독자도 많아졌다. 신생팀이라 서사가 부족했는데 그 부분을 채우기 위해 모두가 노력했다. 일례로 투수 고영표의 장안문 문지기 발언 영상도, 피디님들이 필리핀 미니캠프에 가는 선수들을 촬영하러 왔다가 고영표, 엄상백 선수가 몸을 풀고 있다는 이야기를 듣고 달려가 자발적으로, 좋아서 찍은 것이다.

고영표 선수의 비FA(자유계약) 다년계약 후 실제로 장안문 앞에서 사진을 찍고 싶었다. 미리 말하면 재미 없을 것 같았다. (고)영표 선수가 계약서에 사인하고 있을 때 홍보팀 직원이 사무실 앞에 차를 대기시켜 놨다가 무작정 선수를 태워서 이동했다. 본인도 재밌어하고, 구단에도 하나의 스토리가 생긴 것 같아 기뻤다. 사실 문지기라 장군 옷까지 입히려다 너무 오버하는 것 같아 참았다(웃음). 여전히 그런 이야기를 만들어가는 과정이다.

▲김형신 대리: 연고지 랜드마크에서 촬영하는 것을 꼭 한 번 해보고 싶었는데 성사돼 정말 행복했다.

▲신경우 과장: 우리의 목표는 KT 팬들이 장안문 등을 방문했을 때 '여기 고영표, 엄상백이 사진 찍었던 곳이지?'하고 추억하며 즐거움을 느끼는 것이다. 연고지와도 더욱 가까워질 수 있다. 하루는 경기 중 김 대리님이 내게 전화를 걸어 박병호 선수를 응원하는 어린이가 있는데 섭외해 줄 수 있느냐고 묻더라. 뛰어가서 섭외를 마쳤는데, 박병호 선수가 흔쾌히 자신의 방망이를 선물했다. 그 팬에겐 행복한 하루가 되지 않았을까. 그렇게 우리만의 이야기가 생기는 듯하다.

KT 위즈 유튜브를 담당하는 이디아스포츠 콘텐츠팀의 김하영 주임. KT 위즈 제공
KT 위즈 유튜브를 담당하는 이디아스포츠 콘텐츠팀의 김하영 주임. KT 위즈 제공


-가장 보람찰 때는 언제인가.
▲김형신 대리
: 재밌다는 댓글이 달릴 때가 제일 좋다. 더불어 선수들이 영상 잘 봤다고 해줄 때 행복하다. 다들 안 보는 척하면서 봐주더라(웃음). 그럴 때 뿌듯하고 감사하다.

▲김하영 주임: 우리가 생각했던 방향, 의도를 팬들이 알아주시고 즐겨주실 때 가장 기쁘다. 솔직히 거기에 조회수까지 나오면 금상첨화다. 그래도 댓글 반응에 제일 보람을 느끼는 듯하다.

▲신경우 과장: 피디님들이 편하게 일할 때, 일하고 나서 고맙다고 말할 때 보람차다. 우리 피디님들이 엄청 고생한다. 나라면 이렇게까지 못할 것 같다. 야구에 누구보다 진심인 분들이다. 선수들에게 하는 질문 수준만 봐도 무척 높다는 것을 알 수 있다.

-선수단에 하고 싶은 말이 있다면.
▲김형신 대리, 김하영 주임
: 지금처럼만 해주시면 감사할 것 같다. 이대로도 너무 좋다. 같이 즐겁고, 재미있고, 행복했으면 한다. 

▲신경우 과장: 항상 흔쾌히 협조해 줘 감사하다. 선수들도, 우리 구단도, 위즈TV도 늘 사랑받았으면 좋겠다.

-KT 팬들에게 전하고 싶은 말도 있을까.
▲김형신 대리
: 선수들은 물론 우리도 댓글을 보며 큰 힘을 얻는다. 항상 감사하다고 말씀드리고 싶다. KT 팬분들이 'KT의 팬'이라는 것을 자랑스러워 하셨으면 좋겠다. 우리 선수들 너무 착하고 야구도 잘하니 자부심 가지셔도 될 것 같다.

▲김하영 주임: 늘 감사하다. 우리 팀이 다른 구단에 비해 팬이 적다고들 하는데, 영상이 올라가면 꼬박꼬박 좋은 댓글을 달아주시는 분들이 있다. 감동이었다.

▲신경우 과장: 창단 첫해 성균관대에서 훈련할 때 팬이 열 분 정도 오셨다. 그런데 이제는 우리 팀이 성장했고, 팬분들도 많이 늘었고, 경기 매진도 시킨다. 많은 팬분들의 땀과 응원, 눈물이 있었기에 가능했다고 생각한다. 우리는 앞으로도 그런 이야기들을 담겠다. 10년, 20년 뒤에 돌아봤을 때 이 순간을 추억할 수 있도록 더욱 노력하겠다. 많은 응원 부탁드린다.


사진=KT 위즈 제공, KT 위즈 공식 유튜브​​​​

최원영 기자 yeong@xports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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