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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은진에게 물었다, 왜 정관장에 잔류했는지…"좋아서, 돈보다 팀원들이 너무 좋아서"

기사입력 2024.04.19 06:35 / 기사수정 2024.04.19 06:35

여자프로배구 정관장 미들블로커 박은진이 정규리그 경기 중 득점을 올린 뒤 세리머니하고 있다. 엑스포츠뉴스 DB
여자프로배구 정관장 미들블로커 박은진이 정규리그 경기 중 득점을 올린 뒤 세리머니하고 있다. 엑스포츠뉴스 DB


(엑스포츠뉴스 최원영 기자) 팀을 향한 애정이 돋보인다.

여자프로배구 정관장 미들블로커 박은진은 2023-2024시즌 종료 후 처음으로 자유계약(FA) 자격을 얻었다. 3억5000만원(연봉 3억원·옵션 5000만원)에 사인하며 정관장 잔류를 택했다.

박은진은 "더 좋은 조건을 제시한 구단도 있었지만 (고희진) 감독님과 코칭스태프, 선수 간 신뢰 등이 결정에 큰 영향을 미쳤다"며 입을 열었다.

이어 "부모님께서 돈보다 더 중요한 게 있다고 가르쳐 주셨다. 돈을 많이 받으면 좋지만, 즐겁게 배구하는 데 부담이 되지 않는 선에서 계약하는 게 좋다고 말씀하셨다. 나도 공감했다"며 고개를 끄덕였다. 박은진은 "이번 시즌만큼 배구가 재밌다고 느껴본 적이 없을 정도로 팀 분위기와 코치진, 동료들이 너무 좋았다. 그래서 재계약을 선택했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2018-2019시즌 1라운드 2순위로 정관장에 입단한 박은진은 2023-2024시즌 처음으로 봄 배구 무대를 밟았다. 정관장이 2016-2017시즌 이후 7년 만에 포스트시즌에 진출해 가능했다. 박은진도 정규리그 35경기에 출전해 221득점, 공격성공률 46.33%, 블로킹 세트당 0.530개로 커리어 하이를 기록하며 힘을 보탰다. 리그 속공 3위, 블로킹 7위에 이름을 올렸다.

박은진은 "(미들블로커 출신인) 고희진 감독님께 블로킹 등 미들블로커로서 세세한 부분들을 많이 배웠다. 세터 (염)혜선 언니와도 의사소통을 활발히 하며 합을 맞추는 재미를 알게 됐다. 동료들과 운동하는 것 자체가 즐거운 시즌이었다"며 미소 지었다.

고희진 감독과의 일화를 소개했다. 박은진은 "올스타 휴식기 때 감독님께서 선수들에게 아침에 좋은 영상이나 명언으로 하루를 시작해 보라고 추천해 주셨다. 그 습관을 들이면서 마음이 차분해지고 팀원들과도 단단해진 것 같다. 팀도 그때부터 상승세를 탔다"고 회상했다.

여자프로배구 정관장 미들블로커 박은진이 인도네시아 자카르타에서 인터뷰에 임하고 있다. 정관장 제공
여자프로배구 정관장 미들블로커 박은진이 인도네시아 자카르타에서 인터뷰에 임하고 있다. 정관장 제공


기억에 남은 영상이 있다. 박은진은 "한 럭비 선수의 이야기였다. 코치가 선수에게 '필드 끝에서 끝까지 기어서 가봐라'라고 주문했는데 절반밖에 못 갔다고 한다. 그러자 코치가 '눈을 가리고 가봐라'라고 다시 주문했다"며 "그 선수는 결국 끝까지 가는 데 성공했다. '한계를 정해 놓지 않으면 더 할 수 있다'는 명언이었는데 이 영상이 가장 인상적이었다"고 설명했다.

같은 선명여고 출신인 입단 동기 박혜민과 후배 정호영은 든든한 조력자였다. 박은진은 "고등학교 때부터 봤던 사이라 서로를 정말 잘 안다. 함께 있으면 무척 편하다. 의지할 수 있는 사람들이 옆에 있다는 게 행복한 일이라는 걸 다시 한번 느꼈다"며 "두 선수 덕분에 한 시즌을 즐겁게 보냈고, 이 팀에 남아야겠다는 생각을 확실히 굳혔다. 큰 계기가 됐다"고 전했다. 

즐거움과 행복을 다음 시즌에도 이어가야 한다. 박은진은 "이번 시즌엔 초반 흔들린 뒤 후반에 잘해 포스트시즌에 진출했다. 새 시즌에 기복을 줄이고 꾸준히 잘한다면 우승도 노려볼 수 있을 듯하다"며 "비록 플레이오프에서 패했지만 (부상자 발생 등) 안 좋은 상황에서 흥국생명을 한 차례 이기기도 했고, 봄 배구 경험을 쌓기도 했다. 좋은 자양분이 될 것이라 생각한다. 다음 시즌엔 꼭 챔피언결정전까지 올라 우승하고 싶다"고 각오를 다졌다.

한편 박은진을 비롯한 정관장 선수들은 지난 16일 인도네시아 자카르타로 출국했다. 오는 20일 자카르타에 위치한 1만6000석 규모의 신축 체육관 인도네시아 아레나에서 인도네시아 프로 올스타팀과 친선경기를 치를 예정이다.

박은진은 "1만6000명의 관중이라니 상상이 잘 안 된다. 2020 도쿄올림픽(2021년 개최) 때도 큰 경기장에서 뛰었지만 그때는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으로) 관중이 없었다"며 "살짝 무섭고 떨린다. 그래도 한국을 대표해서 출전하는 만큼 최선을 다하겠다. 인도네시아 팬분들에게 가능한 모든 것을 다 보여드리겠다"고 눈을 반짝였다.


사진=​​엑스포츠뉴스 DB, 정관장​

최원영 기자 yeong@xports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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