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사최종편집일 2024-04-30 04: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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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BS 문제점 지적한 김태형 감독 "어필할 수 있는 시간적 여유 없다" [잠실 현장]

기사입력 2024.04.16 19:08 / 기사수정 2024.04.16 19:08

김태형 롯데 자이언츠 감독이 4월 16일 잠실 LG 트윈스전에 앞서 현행 ABS 시스템 운영 과정에서 몇 가지 문제점을 지적했다. 사진 엑스포츠뉴스 DB
김태형 롯데 자이언츠 감독이 4월 16일 잠실 LG 트윈스전에 앞서 현행 ABS 시스템 운영 과정에서 몇 가지 문제점을 지적했다. 사진 엑스포츠뉴스 DB


(엑스포츠뉴스 잠실, 김지수 기자) 김태형 롯데 자이언츠 감독이 ABS(자동 투구 판정 시스템) 운영 과정에서 노출된 문제점을 다시 한 번 지적했다. 심판의 스트라이크, 볼 콜에서 착오가 발생하더라도 이를 어필할 수 있는 시간적 여유가 사실상 없다고 강조했다.

김태형 감독은 16일 서울 잠실야구장에서 열리는 2024 신한 SOL Bank KBO리그 LG 트윈스와 시즌 1차전에 앞서 지난 14일 대구 삼성 라이온즈-NC 다이노스전 ABS 논란에 대한 질문을 받았다.

김태형 감독은 "KBO에서 10개 구단에 실시간으로 ABS 스트라이크, 볼 판정 여부를 알 수 있는 인이어를 지급한다고 하는데 사실 전광판에 바로 송출되는 게 가장 편안하고 정확하다"며 "지금 KBO에서 지급한 태블릿으로는 투수가 공을 던진 뒤 투구 위치가 확인하기까지 10초 이상 소요된다"고 말했다.

삼성은 지난 14일 NC를 14-5로 꺾고 올 시즌 홈 게임 첫 승리의 기쁨을 맛봤지만 마냥 기뻐할 수 없었다. 0-1로 뒤진 3회말 공격에서 1사 1루, 이재현의 타석 때 심판진의 ABS 운영 미숙이 발생하면서 뒤숭숭한 분위기 속에 게임을 마쳤다.

NC 선발투수 이재학의 2구째 직구는 볼 판정을 받았다. 하지만 이재학의 손을 떠난 2구째는 ABS 시스템상으로 '스트라이크'였다. ABS는 로봇심판이 스트라이크와 볼을 판정한다. 인이어를 낀 주심이 결과를 전달받은 뒤 스트라이크, 볼 여부를 알린다.

김태형 롯데 자이언츠 감독이 4월 16일 잠실 LG 트윈스전에 앞서 현행 ABS 시스템 운영 과정에서 몇 가지 문제점을 지적했다. 사진 엑스포츠뉴스 DB
김태형 롯데 자이언츠 감독이 4월 16일 잠실 LG 트윈스전에 앞서 현행 ABS 시스템 운영 과정에서 몇 가지 문제점을 지적했다. 사진 엑스포츠뉴스 DB


판독 오류가 발생하는 경우가 아니라면 주심은 ABS의 판정 결과에 따라 스트라이크, 볼 여부를 그대로 적용해야 한다. 기계 오류 등으로 ABS를 통한 판정 진행이 불가능한 경우에만 주심이 스트라이크, 볼 여부를 판정하도록 규정되어 있다.

문제는 이재학의 2구는 ABS가 '확실한 스트라이크'로 판정을 내렸다는 점이다. KBO ABS 상황실 근무자도 로봇심판의 '스트라이크 콜'을 들었다.

강인권 NC 감독을 비롯한 코칭스태프는 이재학이 공 3개를 더 던진 후에 주심이 '볼'이라고 외친 '2구째 공'을 ABS는 '스트라이크'라고 판정했다는 걸 파악했다. 강인권 감독이 그라운드로 나와 심판진에게 이 부분을 어필했다. 

심판 조장 이민호 심판위원은 팬들을 향해 "김지찬 선수가 도루할 때 투구한 공(이재학의 2구째)이 심판에게는 음성으로 '볼'로 전달됐다. 하지만, ABS 모니터를 확인한 결과 스트라이크로 판정됐다"며 "NC에서 어필했지만, 규정상 다음 투구가 시작하기 전에 항의해야 한다. '어필 시효'가 지나, 원심(볼)대로 진행하겠다"고 밝혔다.

만약 실시간으로 ABS의 스트라이크, 볼 판정을 코칭스태프가 확인할 수 있었다면 벌어지지 않았을 논란이었다. 현재 시스템상으로 투수가 다음 투구를 시작하기 전에 코칭스태프가 앞서 던진 공이 스트라이크 존에 걸쳤는지 여부를 파악하고 어필하는 건 물리적으로 불가능하다.

김태형 롯데 자이언츠 감독이 4월 16일 잠실 LG 트윈스전에 앞서 현행 ABS 시스템 운영 과정에서 몇 가지 문제점을 지적했다. 사진 엑스포츠뉴스 DB
김태형 롯데 자이언츠 감독이 4월 16일 잠실 LG 트윈스전에 앞서 현행 ABS 시스템 운영 과정에서 몇 가지 문제점을 지적했다. 사진 엑스포츠뉴스 DB


여기에 심판진이 자신들의 실수를 덮기 위해 판정을 담합하려는 듯한 행동이 TV 중계 카메라에 그대로 잡혔다. KBO는 4월 15일 허구연 총재 주재로 긴급회의를 개최하고 이민호, 문승원, 추평호 심판위원을 직무에서 배제했다. 이른 시일 내 인사위원회를 열고 공식 징계 절차를 밟을 예정이다.

김태형 감독은 "강인권 감독도 (이재학의 공이 ABS가 스트라이크 판정을 내렸는데 심판진이 볼이라고 하니까) 어필을 했는데 이미 투수가 다음 공을 던진 이후였다"며 "지금은 벤치에서 곧바로 어필하기 어렵고 늦을 수밖에 없다"고 설명했다.

이어 "KBO에서 ABS 판정을 알 수 있는 장비를 주면 경기 중 전력분석 파트에서 인이어를 끼고 듣는 식으로 해야 할 것 같다"라고 덧붙였다. 

김태형 감독은 앞서 지난 14일 고척 키움 히어로즈전에 앞서 ABS의 판정 시스템을 완전히 신뢰할 수 없다는 소신을 밝힌 바 있다. 

2024 시즌부터 KBO리그에 도입된 ABS. 운영 과정에서 심판진의 미숙한 대응과 스트라이크, 볼 여부를 코칭스태프가 즉각 파악할 수 없는 부분은 보완이 필요하다는 지적이 따르고 있다. 사진 엑스포츠뉴스 DB
2024 시즌부터 KBO리그에 도입된 ABS. 운영 과정에서 심판진의 미숙한 대응과 스트라이크, 볼 여부를 코칭스태프가 즉각 파악할 수 없는 부분은 보완이 필요하다는 지적이 따르고 있다. 사진 엑스포츠뉴스 DB


ABS는 이른바 '로봇 심판'으로 트래킹 시스템을 활용해 모든 정규 투구의 위치값을 추적한 뒤 스트라이크 판별 시스템이 심판에게 해당 투구의 판정 결과(스트라이크 혹은 볼)를 자동 전달하는 구조다.

KBO는 볼-스트라이크 판정에 대한 논란을 최소화하고 리그 운영의 공정성을 강화하기 위해 올 시즌부터 전격적으로 ABS를 도입했다. 경기 중 선수단이 더그아웃에서 실시간으로 ABS 판정 결과를 확인할 수 있도록 각 구단에 태블릿 PC를 1개씩 제공했다.

ABS 판정 결과는 최종적이며 해당 판정에 이의제기 혹은 항의할 수 없다. 단, 구단에 제공된 실시간 데이터와 심판 판정이 불일치하거나 시스템 및 운영상 오류가 의심되는 경우 감독이 심판에게 관련 사항 확인을 요청할 수 있다. 심판은 대응 매뉴얼에 따라 판단하게 된다.

사진=엑스포츠뉴스 DB

김지수 기자 jisoo@xports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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