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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가 시작한 연패, 끊겠습니다"…류현진의 책임감, '복귀 첫 승+통산 99승' 빚었다 [현장 인터뷰]

기사입력 2024.04.12 05:44

한화 이글스 좌완투수 류현진이 11일 서울 잠실야구장에서 열린 2024 신한 SOL Bank KBO리그 두산 베어스와의 원정경기에 선발 등판해 투구하고 있다. 이날 6이닝 1피안타 2볼넷 8탈삼진 무실점으로 호투한 뒤 선발승을 챙겼다. 팀의 5연패를 끊어내고 KBO리그 복귀 첫 승 및 개인 통산 99승째를 완성했다. 잠실, 김한준 기자
한화 이글스 좌완투수 류현진이 11일 서울 잠실야구장에서 열린 2024 신한 SOL Bank KBO리그 두산 베어스와의 원정경기에 선발 등판해 투구하고 있다. 이날 6이닝 1피안타 2볼넷 8탈삼진 무실점으로 호투한 뒤 선발승을 챙겼다. 팀의 5연패를 끊어내고 KBO리그 복귀 첫 승 및 개인 통산 99승째를 완성했다. 잠실, 김한준 기자


(엑스포츠뉴스 잠실, 최원영 기자) 그것은, 에이스의 책임감이었다.

한화 이글스는 11일 서울 잠실야구장에서 열린 2024 신한 SOL Bank KBO리그 두산 베어스와의 원정경기에서 3-0으로 승전고를 울렸다. 최근 5연패를 끊어냈다.

이날 최인호(좌익수)-요나단 페라자(우익수)-노시환(3루수)-채은성(지명타자)-안치홍(1루수)-문현빈(2루수)-이진영(중견수)-최재훈(포수)-이도윤(유격수)으로 선발 라인업을 구성했다. 선발투수는 류현진.

류현진이 마침내 승리와 인연을 맺었다. 한화 복귀 후 첫 승이자 등 번호 99번과 같은 개인 통산 99승째(54패 1세이브)를 품에 안았다. 2012년 9월 25일 잠실 두산전 이후 4216일 만에 KBO리그에서 승리를 챙겼다.

2006년부터 2012년까지 한화의 선발 에이스 자리를 지킨 류현진은 2013년부터 지난해까지 미국 메이저리그(MLB)에서 이름을 떨쳤다. 올해 한화로 돌아왔다.

올 시즌 개막전이던 지난달 23일 LG 트윈스전서 3⅔이닝 5실점(2자책점)으로 패전, 지난달 29일 KT 위즈전서 6이닝 2실점으로 노 디시전, 지난 5일 키움 히어로즈전서 4⅓이닝 9실점으로 패전을 기록했다. 3경기 14이닝서 2패 평균자책점 8.36에 그쳤다. 한화는 5일 키움전부터 5연패에 빠졌다.

한화 이글스 좌완투수 류현진이 11일 서울 잠실야구장에서 열린 2024 신한 SOL Bank KBO리그 두산 베어스와의 원정경기에서 승리한 뒤 코칭스태프와 하이파이브하고 있다. 류현진은 이날 6이닝 1피안타 2볼넷 8탈삼진 무실점으로 호투한 뒤 선발승을 챙겼다. 팀의 5연패를 끊어내고 KBO리그 복귀 첫 승 및 개인 통산 99승째를 완성했다. 잠실, 김한준 기자
한화 이글스 좌완투수 류현진이 11일 서울 잠실야구장에서 열린 2024 신한 SOL Bank KBO리그 두산 베어스와의 원정경기에서 승리한 뒤 코칭스태프와 하이파이브하고 있다. 류현진은 이날 6이닝 1피안타 2볼넷 8탈삼진 무실점으로 호투한 뒤 선발승을 챙겼다. 팀의 5연패를 끊어내고 KBO리그 복귀 첫 승 및 개인 통산 99승째를 완성했다. 잠실, 김한준 기자


이번 두산전에선 '코리안 몬스터'의 위력을 발휘했다. 5회말 2아웃까지 노히트노런으로 맹활약했다. 6이닝 1피안타 2볼넷 8탈삼진 무실점으로 포효했다. 시즌 두 번째 퀄리티스타트(선발 6이닝 이상 3자책점 이하)를 작성했다.

총 투구 수는 94개(스트라이크 67개). 패스트볼(32개)과 체인지업(31개)을 바탕으로 커브(19개), 커터(12개)를 섞어 던졌다. 패스트볼 최고 구속은 148km/h였다.

경기 후 류현진은 이발했느냐는 첫 질문에 "네. 변화를 줬습니다"라며 장난꾸러기처럼 웃었다.

첫 승 소감에 관해서는 "늦은 감이 있다. 사실 많이 늦었다"며 "그동안 계속해서 한 이닝에 집중타를 맞으며 실점이 이어졌다. 매 경기 어려움이 조금 있었는데 이번엔 다행히 잘 넘긴 것 같다"고 밝혔다.

지난 키움전의 충격이 컸을 수 있다. 순항하다 5회말 안타, 볼넷 이후 2루타와 안타 6개를 연이어 허용했다. 순식간에 7실점한 뒤 마운드에서 내려왔다. 이후 류현진의 책임주자 2명이 더 홈을 밟아 9실점을 떠안았다.

류현진은 "당일에만 충격을 받았다. 다음날부턴 다음 경기가 있고, 시즌 초반이기 때문에 빨리 잊으려 노력했다. 다행히 이번에 좋은 경기를 한 것 같다"며 속마음을 내비쳤다.

이어 "나로 인해 연패가 시작됐다. 두산전을 앞두고 호텔 사우나에서 투수코치님을 만나 '제가 잘못 시작한 것이니 제가 꼭 끊겠습니다'라고 말씀드렸다"며 "그 말을 지킨 듯해 기분 좋다"고 힘줘 말했다.

한화 이글스 좌완투수 류현진이 11일 서울 잠실야구장에서 열린 2024 신한 SOL Bank KBO리그 두산 베어스와의 원정경기에 선발 등판해 포수에게 공을 받고 있다. 류현진은 이날 6이닝 1피안타 2볼넷 8탈삼진 무실점으로 호투한 뒤 선발승을 챙겼다. 팀의 5연패를 끊어내고 KBO리그 복귀 첫 승 및 개인 통산 99승째를 완성했다. 잠실, 김한준 기자
한화 이글스 좌완투수 류현진이 11일 서울 잠실야구장에서 열린 2024 신한 SOL Bank KBO리그 두산 베어스와의 원정경기에 선발 등판해 포수에게 공을 받고 있다. 류현진은 이날 6이닝 1피안타 2볼넷 8탈삼진 무실점으로 호투한 뒤 선발승을 챙겼다. 팀의 5연패를 끊어내고 KBO리그 복귀 첫 승 및 개인 통산 99승째를 완성했다. 잠실, 김한준 기자


두산전 후 배터리 호흡을 맞춘 포수 최재훈은 제구가 잘 됐다며 엄지를 치켜세웠다. 류현진은 "몇 경기 동안 계속해서 (주 무기인) 체인지업이 말썽이었다. 그 부분을 보완하기 위해 조금 다르게 던졌다. (문제점을) 잘 잡아낸 듯해 만족스럽다"며 "체인지업의 그립은 똑같은데 스로잉을 더 빠르게 했다. 구속이 그 전 경기들보다 더 잘 나왔고, 공의 각도 패스트볼과 비슷하게 나와 범타, 헛스윙 유도가 잘 됐다"고 설명했다.

그간 투구 수 70개가 넘어가면 공의 구위가 떨어진다는 지적도 있었다. 류현진은 "구위보다는, 70구 이후에 (안타 등을) 많이 맞아 말이 나왔던 것 같다. 이번엔 70구 이후에도 맞지 않았으니 (그런 말이) 안 나오지 않겠나. 다 결과론인듯하다"고 덤덤히 말했다.

이어 "몸 상태는 개막전부터 지금까지 늘 괜찮았고 전혀 문제없었다. 제구의 문제였는데 더 신경 쓰니 좋은 결과가 나왔다"며 "커브도 제구가 잘 됐다. 그러다 보니 카운트를 잡을 때 유용하게 활용할 수 있었다"고 덧붙였다.

6회말 1사 주자 없는 상황서 나온 페라자의 포구 실책에 관해 물었다. 페라자는 허경민의 평범한 뜬공을 잡아내는 듯하다 놓쳤다. 이후 류현진의 폭투로 1사 2루가 됐다. 류현진은 양의지와 김재환을 각각 우익수 뜬공으로 제압했다. 두 타구 모두 페라자에게 향했고, 실수 없이 두 손으로 타구들을 잡아냈다.

류현진은 "그때 솔직히 표정 관리가 안 됐던 것 같다"며 웃음을 터트린 뒤 "상대 중심타선과 승부해야 해 더 집중하려 했다. 공교롭게도 다음 두 타구가 다 페라자 쪽으로 가더라. 나보다 더 집중해서 잡지 않았을까"라고 돌아봤다.

한화 이글스 좌완투수 류현진이 11일 서울 잠실야구장에서 열린 2024 신한 SOL Bank KBO리그 두산 베어스와의 원정경기에 선발 등판해 투구하고 있다. 류현진은 이날 6이닝 1피안타 2볼넷 8탈삼진 무실점으로 호투한 뒤 선발승을 챙겼다. 팀의 5연패를 끊어내고 KBO리그 복귀 첫 승 및 개인 통산 99승째를 완성했다. 잠실, 김한준 기자
한화 이글스 좌완투수 류현진이 11일 서울 잠실야구장에서 열린 2024 신한 SOL Bank KBO리그 두산 베어스와의 원정경기에 선발 등판해 투구하고 있다. 류현진은 이날 6이닝 1피안타 2볼넷 8탈삼진 무실점으로 호투한 뒤 선발승을 챙겼다. 팀의 5연패를 끊어내고 KBO리그 복귀 첫 승 및 개인 통산 99승째를 완성했다. 잠실, 김한준 기자


경기 중 동갑내기 양의지와 승부하다 서로 웃음이 터진 장면도 있었다. 류현진은 "파울 치고 웃으면서 '식빵'이라고 욕을 하더라. 나도 웃었다"며 "타이밍이 잘 맞았는데 파울이 돼 그런 것 같다. 같이 웃었다"고 설명했다.

경기 초반 야수들이 수비로 류현진을 돕기도 했다. 특히 안치홍은 1회말 1사 주자 없는 상황서 허경민의 타구에 재빨리 뛰어와 다이빙 캐치를 선보였다. 1루 파울플라이로 아웃카운트를 올렸다.

류현진은 "초반에 그런 플레이들이 나오면 선발투수 입장에선 정말 편안한 마음이 들고 감사하다. 빠르게 아웃카운트를 늘릴 수 있기 때문이다"며 "페라자 빼고, 야수들의 집중력이 좋았던 것 같다"고 재치 있게 말했다.

6회말 투구를 마치고 류현진이 더그아웃으로 걸어 들어오자 팬들의 엄청난 환호성이 터져 나왔다. 경기 후에도 팬들은 "류현진"을 연호했다. 류현진은 "진작 들었어야 했는데 그러지 못해 아쉬웠다. 경기 후 듣는 (환호가) 더 좋았다"며 "요즘 우리 한화 팬분들께서 매 경기 홈, 원정 할 것 없이 많이 찾아와 주시고 응원해 주신다. 선수들도 그만큼 노력해 계속해서 좋은 경기를 할 수 있도록 해야 할 것 같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앞서 KBO리그 개인 통산 100승을 달성하고 싶다고 밝힌 적 있다. 이제 1승 남았다. 류현진은 "매 경기 같은 마음으로 준비하고 있다. 선발투수가 할 수 있는 역할을 해내고 나면 100승은 따라올 것이라 생각한다"며 "1회부터 6회 (마운드에서) 내려오기 전까지 항상 똑같이 임할 계획이다"고 각오를 다졌다.

두산전 승리 후 최원호 한화 감독은 "류현진이 완벽한 피칭으로 상대 타선을 막아줬다. 복귀 첫 승과 함께 팀의 연패를 끊어줬다. 정말 노련한 피칭이었다"며 박수를 보냈다.

한화 이글스 좌완투수 류현진이 11일 서울 잠실야구장에서 열린 2024 신한 SOL Bank KBO리그 두산 베어스와의 원정경기에서 승리한 뒤 팬들에게 인사하고 있다. 류현진은 이날 6이닝 1피안타 2볼넷 8탈삼진 무실점으로 호투한 뒤 선발승을 챙겼다. 팀의 5연패를 끊어내고 KBO리그 복귀 첫 승 및 개인 통산 99승째를 완성했다. 잠실, 김한준 기자
한화 이글스 좌완투수 류현진이 11일 서울 잠실야구장에서 열린 2024 신한 SOL Bank KBO리그 두산 베어스와의 원정경기에서 승리한 뒤 팬들에게 인사하고 있다. 류현진은 이날 6이닝 1피안타 2볼넷 8탈삼진 무실점으로 호투한 뒤 선발승을 챙겼다. 팀의 5연패를 끊어내고 KBO리그 복귀 첫 승 및 개인 통산 99승째를 완성했다. 잠실, 김한준 기자



사진=잠실, 김한준 기자

최원영 기자 yeong@xports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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