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사최종편집일 2024-05-04 10:5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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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자는? 자신감!"…이승민 바꾼 '다섯 조력자'의 조언은? [현장 인터뷰]

기사입력 2024.03.30 14:45

삼성 라이온즈 투수 이승민이 대구삼성라이온즈파크에서 인터뷰한 뒤 기념촬영하고 있다. 대구, 최원영 기자
삼성 라이온즈 투수 이승민이 대구삼성라이온즈파크에서 인터뷰한 뒤 기념촬영하고 있다. 대구, 최원영 기자


(엑스포츠뉴스 대구, 최원영 기자) 다섯 명의 동료가 있었다.

삼성 라이온즈 좌완투수 이승민은 최근 한층 성숙해졌다. 조력자들의 조언 덕에 멘털이 더 단단해졌다. 비어있던 5선발 자리까지 꿰찼다. 삼성의 홈구장인 대구삼성라이온즈파크에서 만난 이승민은 "모두의 도움 덕에 달라지고 있다"며 미소 지었다.

#조병현+김택형+김현수

이승민은 2022년 5월 상무 야구단(국군체육부대)에 입대했다. 투수 조병현(SSG 랜더스), 김현수(KIA 타이거즈)와 룸메이트로 지냈다. 같이 생활하고 훈련하며 많은 것을 보고 배웠다. 그는 "두 선수가 운동하는 것은 물론 경기할 때 어떤 생각을 하는지 등에 관해 자주 대화를 나눴다"며 "2군 퓨처스리그 경기여도 선발 등판 하루 전에는 긴장된다. 그럴 때마다 (조)병현이가 해주던 이야기가 있다"고 운을 띄웠다.

이어 "손흥민(토트넘) 선수의 아버지(손웅정)가 항상 '남자는 자신감'이라 말했다고 한다. 병현이도 내게 '형, 남자는 뭐? 자신감!'이라고 강조하더라"며 "'자신감을 갖고 싸워야 하는데 스스로 자신이 없으면 어떡하나'라는 생각이 계속 들었다"고 설명했다.

아직 상무에서 복무 중인 투수 김택형(SSG)의 이야기도 들었다. 이승민은 "원래 한 경기 못 던지면 우울해하는 편이었다. 형이 '너 왜 그러냐. 마운드에선 네가 할 거 다 해봐라. 무너지더라도 네 공 던지고 내려오면 후회가 없을 것이다'고 말해줬다"며 "주위의 좋은 동료들 덕분에 야구를 잘하고 있는 것 같다"고 전했다.

김현수와는 웨이트 트레이닝을 함께했다. 이승민은 "웨이트를 정말 많이 했다. 하다 보니 몸이 점점 좋아지는 게 느껴졌다"며 "전역할 땐 주위에서 몸이 왜 이렇게 좋아졌냐고 많이 물어보더라. 지금은 시즌 중이라 유지만 하려 한다"고 밝혔다. 그는 "근력이 늘어 공 끝이 좋아진 듯하다. 스피드건에 찍히는 구속은 빠르지 않지만(최고 142km/h), 타자들이 느끼는 구속은 그보다 빠를 것이라 본다"고 덧붙였다.

이어 "삼성 형들이 내게 '병장병' 걸렸다고 놀린다. 난 아니라고 생각한다"며 웃은 뒤 "원래 성격이 내성적이라 눈치를 많이 보는 편이었다. 군대에 다녀온 뒤엔 한결 편안해졌다"고 고개를 끄덕였다.

왼쪽부터 SSG 랜더스 투수 조병현과 김택형. 엑스포츠뉴스 DB, SSG 랜더스 제공
왼쪽부터 SSG 랜더스 투수 조병현과 김택형. 엑스포츠뉴스 DB, SSG 랜더스 제공

KIA 타이거즈 투수 김현수. 엑스포츠뉴스 DB
KIA 타이거즈 투수 김현수. 엑스포츠뉴스 DB


#임창민+강민호

5선발 확정 소식을 강민호에게 들었다. 강민호는 개막 전 이승민을 불러 "네가 5선발 들어간다. 준비 잘해라"고 말했다. 이승민은 "조금 당황했다. (박진만) 감독님께서 나를 선발이 아닌 롱릴리프로 쓰실 것이라 예상했는데 갑자기 5선발이 됐다"며 "솔직히 너무 좋았다. 선발을 진짜 하고 싶었지만 어떤 보직이든 상관없이 잘 준비하려 했다. 그런데 5선발이라고 해 기뻤다"고 돌아봤다.

지난 28일 LG 트윈스전서 시즌 첫 선발 등판에 나섰다. 4이닝 8피안타(1피홈런) 1볼넷 2탈삼진 6실점으로 고전했다. 이승민은 "3회 (2사 2, 3루서) 김현수 선배님에게 2루타 맞은 것과 다음 오스틴 딘에게 홈런 맞은 게 아쉽다. 그 공 2개가 실투였다"며 "그래도 그것 외에는 괜찮았던 것 같다. 예전엔 볼, 볼, 볼만 던지다 (스트라이크) 한 개 넣으면 안타 맞곤 했는데 이번엔 볼카운트를 유리하게 가져갔다고 생각한다"고 복기했다.

이어 "(강)민호 형이 계속 공을 낮게 떨어트리라고 글러브를 밑에 대줬다. 변화구를 거기에 던지려 했는데 실투가 됐다"며 "형이 '스트라이크 못 넣어도 되고 볼넷 줘도 된다. 다음 타자와 승부하면 그만이다'고 말해줬다. 내가 잘하지 못했다"고 전했다.

이튿날인 29일 베테랑 투수 임창민이 이승민에게 다가왔다. 이승민은 "선배님께서 좋은 말씀을 많이 해주셨다. 난 구속으로 윽박지르는 투수가 아니다. 선배님이 '1군 타자들은 대처가 좋다. 2군에서 하듯 투구하면, 타순이 한 바퀴 돈 뒤에는 타자들이 네 공을 공략할 것이다'고 하셨다"며 "또 선배님이 '신중하게 임해야 한다. 버릴 공은 확실하게 버리고, 승부하러 들어가야 할 땐 들어가 줘야 한다'고 설명해 주셨다. 다음 경기 땐 더 잘해보려 한다"고 각오를 다졌다.

이승민은 "오랜만에 1군 정규시즌 경기에 등판해 긴장했던 것 같다. 공 던지느라 바빴다"며 "다음 경기에선 더 여유를 갖고 투구하겠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이어 "대신 이닝을 길게 보진 않으려 한다. 매 타자가 마지막이라 여기고 투구할 것이다. 그게 내 임무인 듯하다"며 "감독님께서도 한 이닝, 한 타자에 집중해 최선을 다해 싸우면 된다고 하셨다. 결과는 자연스레 따라올 것이라 믿는다"고 강조했다. 

왼쪽부터 삼성 라이온즈 투수 임창민과 포수 강민호. 엑스포츠뉴스 DB
왼쪽부터 삼성 라이온즈 투수 임창민과 포수 강민호. 엑스포츠뉴스 DB



사진=​​대구, 최원영 기자 / 엑스포츠뉴스 DB​​​​​ / SSG 랜더스

최원영 기자 yeong@xports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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