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사최종편집일 2024-04-28 14: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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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무도 몰랐던 삼성 '개막 스윕' 대반전…테이블세터+젊은 해결사 '영양가 만점' [수원 현장]

기사입력 2024.03.25 10:45

삼성 라이온즈 선수들이 지난 23일 KT 위즈와의 정규시즌 개막전에서 승리한 뒤 마운드에 모여 세리머니하고 있다. 엑스포츠뉴스 DB
삼성 라이온즈 선수들이 지난 23일 KT 위즈와의 정규시즌 개막전에서 승리한 뒤 마운드에 모여 세리머니하고 있다. 엑스포츠뉴스 DB


(엑스포츠뉴스 수원, 최원영 기자) 잘 나가는 데는 이유가 있다.

개막 전 삼성 라이온즈와 KT 위즈의 매치업을 본 대부분 이들은 KT의 우세를 점쳤다. KT는 지난해 한국시리즈 준우승팀이고, 삼성은 8위에 그쳤다. 올해 전력 구성이 조금씩 달라졌지만 여전히 KT가 유리할 것이란 전망이 더 많았다. 뚜껑을 열어보니 아니었다.

삼성은 23, 24일 수원KT위즈파크에서 열린 2024 신한 SOL Bank KBO리그 KT 위즈와의 개막시리즈에서 2연승을 거뒀다. 2009년 4월 4, 5일 대구 시민구장에서 펼쳐진 LG 트윈스와의 2연전 이후 15년 만에 개막 2경기를 싹쓸이했다. 23일엔 연장 10회 접전 끝 6-2 승리를 손에 넣었다. 24일엔 난타전 후 11-8로 승전고를 울렸다.

무엇이 삼성을 승리로 이끌었을까.

왼쪽부터 삼성 라이온즈 내야수 김지찬과 외야수 김성윤. 엑스포츠뉴스 DB
왼쪽부터 삼성 라이온즈 내야수 김지찬과 외야수 김성윤. 엑스포츠뉴스 DB


◆치고 달리는 테이블세터

삼성은 1, 2번 타순을 각각 중견수 김지찬, 우익수 김성윤에게 맡겼다. 둘 다 발 빠르고 작전 수행 능력이 좋은 선수들이다. KT와 1차전서 김지찬은 안타, 볼넷, 상대실책 각 1개로 3출루 경기를 펼쳤다. 도루 2개와 타점 1개를 얹었다. 김성윤은 8회말 팀을 실점 위기에서 구하는 결정적인 슈퍼 캐치로 힘을 실었다.

2차전서 나란히 날개를 펼쳤다. 김지찬은 3타수 2안타 1볼넷 3득점을 올렸다. 김성윤은 4타수 3안타 2득점으로 펄펄 날았다. 1회부터 김지찬이 안타를 쳤고, 김성윤이 번트안타와 함께 상대 선발 엄상백의 실책을 유도해냈다. 2회엔 김지찬이 희생번트를 쳤고 김성윤이 내야안타로 출루했다. 4회엔 김지찬이 볼넷을 얻어내자 김성윤이 희생번트로 진루를 도왔다. 6회엔 각각 중전 안타를 만들었다.

테이블세터를 이룬 둘은 계속해서 출루와 진루를 합작하며 상대 배터리를 흔들었다. 팀의 득점은 물론 승리 확률도 높였다. 

왼쪽부터 삼성 라이온즈 외야수 김현준과 내야수 김영웅. 엑스포츠뉴스 DB
왼쪽부터 삼성 라이온즈 외야수 김현준과 내야수 김영웅. 엑스포츠뉴스 DB


◆승부처엔 현준-영웅

득점권에서 강렬한 인상을 남긴 두 젊은 선수가 있다. 김현준과 김영웅이다.

외야수인 김현준은 치열한 외야 경쟁 속 두 경기 연속 선발 라인업에서 제외됐다. 대신 무서운 대타로 변신했다. 1차전서 10회 1사 만루에 대타로 출격했다. 1타점 중전 적시타로 점수의 균형을 깨고 3-2를 빚었다. 결승타의 주인공이 됐다. 2차전서는 8회 무사 2루서 대타로 나섰다. 1타점 좌전 적시 2루타로 팀에 10-1을 선물했다. 나오기만 하면, 공을 때려냈다.

김현준은 "그동안 준비를 잘해 확신이 있었다. 경쟁자가 많아졌지만 지금껏 그랬듯 자신 있다"며 "나를 제대로 각인시켜야 경기에 자주 나갈 수 있다. 각오가 남다르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김영웅은 두 경기서 각각 1안타씩 쳤다. 알토란 같은 한 방이었다. 1차전 10회, 삼성이 2-2서 4-2로 달아난 뒤 2사 만루서 타석을 맞이했다. 2타점 중전 적시타로 6-2 쐐기를 박았다. 2차전서는 2회 선두타자로 나서 10구 승부 끝 볼넷을 골라냈다. 7회에는 무사 2루서 우월 투런 홈런을 터트렸다. 점수를 9-1로 벌렸다.

개막시리즈를 마친 뒤 김영웅은 "최대한 공을 쳐보려 노력 중이다. 항상 패스트볼의 코스를 정해놓고, 어떤 공이 오든 타이밍을 맞춰 치려고 하고 있다"고 전했다.

왼쪽부터 삼성 라이온즈 선발투수 코너 시볼드와 데니 레예스. 엑스포츠뉴스 DB, 삼성 라이온즈 제공
왼쪽부터 삼성 라이온즈 선발투수 코너 시볼드와 데니 레예스. 엑스포츠뉴스 DB, 삼성 라이온즈 제공


◆외인 선발 원투펀치, 청신호

올해 외인 선발투수를 모두 새 얼굴로 꾸렸다. 코너 시볼드와 데니 레예스다. KBO리그에 첫선을 보이는 자원들이기에 물음표도 컸다. 시범경기 성적 역시 그리 좋지 않았다. 코너는 2경기 9이닝서 6피안타(1피홈런) 7사사구 7탈삼진 7실점으로 평균자책점 7.00에 그쳤다. 레예스는 첫 경기서 4⅔이닝 3피안타(2피홈런) 1볼넷 4탈삼진 3실점으로 주춤한 뒤 두 번째 등판서 6이닝 2피안타(1피홈런) 3탈삼진 1실점으로 호투했다.

박진만 삼성 감독은 "시범경기에선 구종 등 여러 가지를 시험해 보는 듯했다. 정규시즌엔 둘 다 더 잘해줄 것이다"고 믿음을 보냈다.

기대에 부응했다. 코너는 23일 선발 등판해 6이닝 4피안타(1피홈런) 1사구 8탈삼진 2실점(1자책점)으로 호투했다. 데뷔전서 퀄리티스타트(선발 6이닝 이상 3자책점 이하)를 작성했다. 총 투구 수는 87개, 패스트볼 최고 구속은 152km/h였다.

레예스는 24일 선발 출격했다. 6이닝 6피안타 1사구 2탈삼진 1실점으로 순항했다. 시범경기 때보다 긴장한 듯한 모습이었지만 퀄리티스타트를 빚어내며 잘 버텼다. 투구 수는 84개, 패스트볼 최고 구속은 148km/h를 기록했다.

박 감독은 "코너는 1선발 다운 모습을 충분히 보여줬다. 레예스는 본인의 경기력을 100% 선보이지 못했지만 다음 경기에서 장점인 위기관리 능력과 제구가 살아날 것이라 기대한다"고 평했다.

왼쪽에 위치한 삼성 라이온즈 포수 강민호와 외야수 구자욱이 기뻐하고 있다. 박진만 삼성 감독도 박수를 보내는 중이다. 엑스포츠뉴스 DB
왼쪽에 위치한 삼성 라이온즈 포수 강민호와 외야수 구자욱이 기뻐하고 있다. 박진만 삼성 감독도 박수를 보내는 중이다. 엑스포츠뉴스 DB


◆묵묵한 베테랑들

잘해줘야 할 선수들이 잘해줬다. 포수 강민호는 2경기서 타율 0.429(7타수 3안타) 1홈런 2타점, 주장 겸 주전 좌익수 구자욱은 2경기서 타율 0.429(7타수 3안타) 3타점을 자랑했다. 

끝판왕으로 통하는 마무리투수 오승환은 2경기 2⅓이닝서 1승 1세이브 평균자책점 0으로 건재함을 과시했다. 1차전에선 2이닝을 책임졌다. 2차전에선 9회 팀이 11-1서 11-8까지 쫓기자 2사 2루에 구원 등판해 마지막 아웃카운트를 처리했다.

행복한 개막이었다.


사진=엑스포츠뉴스 DB​​​​​, 삼성 라이온즈

최원영 기자 yeong@xports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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