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사최종편집일 2024-04-27 21:4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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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항상 준비돼 있다" 말하던 전미르, 데뷔전 'KKK'…롯데에 희망 줬다 [인천 현장]

기사입력 2024.03.25 00:05

롯데 자이언츠 신인 투수 전미르. 24일 인천 SSG랜더스필드에서 열린 2024 신한 SOL Bank KBO리그 SSG 랜더스와 시즌 2차전에서 프로 데뷔 첫 등판에 나섰다. 1이닝 3탈삼진 1볼넷 무실점으로 호투했다. 사진 김한준 기자
롯데 자이언츠 신인 투수 전미르. 24일 인천 SSG랜더스필드에서 열린 2024 신한 SOL Bank KBO리그 SSG 랜더스와 시즌 2차전에서 프로 데뷔 첫 등판에 나섰다. 1이닝 3탈삼진 1볼넷 무실점으로 호투했다. 사진 김한준 기자


(엑스포츠뉴스 인천, 김지수 기자) 롯데 자이언츠 슈퍼루키 전미르가 프로 무대 데뷔전에서 강렬한 인상을 남겼다. 비록 팀 패배 속에 빛이 바래기는 했지만 다음 등판을 기대하게 만드는 멋진 피칭을 선보였다.

롯데는 24일 인천 SSG랜더스필드에서 열린 2024 신한 SOL Bank KBO리그 SSG 랜더스와 시즌 2차전에서 6-7로 졌다. 지난 23일 2-5 패배에 이어 개막 2연전에서 모두 무릎을 꿇었다.

롯데는 선발투수 박세웅이 5이닝 5피안타 2볼넷 4탈삼진 2실점으로 제 몫을 해줬지만 타선 침묵이 아쉬웠다. 8회까지 무득점으로 묶이면서 어렵게 게임을 풀어갈 수밖에 없었다.

주축 불펜 투수들의 난조도 발목을 잡았다. 0-2로 끌려가던 7회말 셋업맨 구승민이 1사 1·2루에서 SSG 간판타자 최정에게 3점 홈런을 허용했다. 스코어가 0-5까지 벌어지면서 게임 흐름이 SSG 쪽으로 급격하게 쏠렸다.

롯데 벤치는 0-6으로 뒤진 8회말 수비 시작과 함께 강속구 사이드암 유망주 우강훈을 마운드에 올렸다. 승부가 크게 기운 만큼 우강훈에 경험을 쌓게 하고 추가적인 불펜 소모를 줄이겠다는 계산이었다.

롯데 자이언츠 신인 투수 전미르. 24일 인천 SSG랜더스필드에서 열린 2024 신한 SOL Bank KBO리그 SSG 랜더스와 시즌 2차전에서 프로 데뷔 첫 등판에 나섰다. 1이닝 3탈삼진 1볼넷 무실점으로 호투했다. 사진 김한준 기자
롯데 자이언츠 신인 투수 전미르. 24일 인천 SSG랜더스필드에서 열린 2024 신한 SOL Bank KBO리그 SSG 랜더스와 시즌 2차전에서 프로 데뷔 첫 등판에 나섰다. 1이닝 3탈삼진 1볼넷 무실점으로 호투했다. 사진 김한준 기자


하지만 우강훈은 선두타자 고명준을 볼넷으로 1루에 내보냈다. 이어 안상현까지 볼넷으로 출루시킨 뒤 무사 1·2루에서 이지영에 몸에 맞는 볼을 내줘 무사 만루 위기를 자초했다.

김태형 롯데 감독은 우강훈이 더는 정상적인 투구를 이어가기 어렵다고 판단, 투수를 전미르로 교체했다. 이제 막 고등학교를 졸업한 열아홉살 어린 투수에게 혹독한 상황이기는 했지만 과감하게 기회를 줬다.

전미르는 긴장한 듯 투 볼 투 스트라이크에서 최지훈에 던진 5구째 134km짜리 커브가 폭투가 되면서 3루 주자 박지환의 득점으로 이어졌다. 타격감이 좋았던 최지훈과 무사 2·3루에서 승부를 이어갔다.

전미르는 빠르게 안정을 찾았다. 150km짜리 하이 패스트볼로 최지훈을 헛스윙 삼진으로 돌려세우고 첫 번째 아웃 카운트를 잡았다. 박성한과 풀카운트 승부 끝에 볼넷을 내주면서 1사 만루에 몰렸지만 다음 타자 최정을 상대로 위력적인 구위를 뽐냈다. 원 볼 투 스트라이크에서 5구째 132km짜리 낙차 큰 커브로 최정을 헛스윙 삼진으로 잡아냈다.

최정은 이번 롯데와 개막 2연전에서 2경기 연속 홈런포를 쏘아 올리는 등 절정의 타격감을 과시하고 있었다. 전미르는 이런 최정을 상대로 묵직한 직구와 주무기 커브를 앞세워 헛스윙 삼진으로 처리했다.

롯데 자이언츠 신인 투수 전미르. 24일 인천 SSG랜더스필드에서 열린 2024 신한 SOL Bank KBO리그 SSG 랜더스와 시즌 2차전에서 프로 데뷔 첫 등판에 나섰다. 1이닝 3탈삼진 1볼넷 무실점으로 호투했다. 사진 김한준 기자
롯데 자이언츠 신인 투수 전미르. 24일 인천 SSG랜더스필드에서 열린 2024 신한 SOL Bank KBO리그 SSG 랜더스와 시즌 2차전에서 프로 데뷔 첫 등판에 나섰다. 1이닝 3탈삼진 1볼넷 무실점으로 호투했다. 사진 김한준 기자


기세가 오른 전미르는 계속된 2사 만루에서 하재훈까지 헛스윙 삼진으로 잡아냈다. 원 볼 투 스트라이크에서 4구째 131km짜리 커브를 구사했고 하재훈의 배트가 허공을 갈랐다. 데뷔전에서 아웃 카운트 3개를 모두 삼진으로 손에 넣는 'KKK' 이닝을 만들었다.

전미르는 이날 SSG전에 앞서 "개막전에 등판하지는 못했지만 분위기가 아마추어 때와는 확실히 달랐다. '이게 프로야구구나'라는 생각이 들었다"며 "크게 긴장은 되지 않았지만 이제 정말 시즌이 시작됐다는 느낌을 받았다. 언제든 마운드에 오를 수 있도록 마음의 준비도 하고 있었다"고 말했다.

이어 "랜더스필드 만원 관중(2만 3000명)의 함성 소리도 흥미로는데 홈 개막전 때 사직야구장의 풍경이 너무 기대된다"며 "데뷔 첫 등판은 언제 나가더라도 팀에 피해를 주지 말자고 마인드 컨트롤을 하는 중이다. 언제든 감독님이 기회를 주실 때 마운드에 오를 준비를 항상 하고 있다"고 강조했다. 

전미르는 '준비'를 마쳤다는 자신의 말을 마운드에서 결과로 보여줬다. 폭투 하나가 옥에 티였지만 김태형 감독과 주형광 롯데 1군 메인투수 코치를 비롯한 코칭스태프에 눈도장을 제대로 찍었다. 

전미르는 지난해 2024 KBO 신인드래프트에서 1라운드, 전체 3순위로 롯데의 선택을 받았다. 신장 188cm, 체중 95kg의 다부진 신체조건에 투구, 타격 모두 또래 선수들 중 돋보이는 활약을 펼쳤다.

전미르는 2023년 고교야구 공식 대회에 타자로 27경기에 출전했다. 81타수 28안타 타율 0.346 3홈런 32타점 OPS 1.032로 맹타를 휘둘렀다.

롯데 자이언츠 신인 투수 전미르. 24일 인천 SSG랜더스필드에서 열린 2024 신한 SOL Bank KBO리그 SSG 랜더스와 시즌 2차전에서 프로 데뷔 첫 등판에 나섰다. 1이닝 3탈삼진 1볼넷 무실점으로 호투했다. 사진 김한준 기자
롯데 자이언츠 신인 투수 전미르. 24일 인천 SSG랜더스필드에서 열린 2024 신한 SOL Bank KBO리그 SSG 랜더스와 시즌 2차전에서 프로 데뷔 첫 등판에 나섰다. 1이닝 3탈삼진 1볼넷 무실점으로 호투했다. 사진 김한준 기자


투수로도 무시무시한 퍼포먼스를 보여줬다. 18경기 67⅔이닝 5승 1패 평균자책점 1.32의 특급 성적을 찍으면서 10개 구단 스카우트들의 시선을 사로잡았다.   

전미르의 진로는 투수로 결정됐다. 전미르 역시 구단의 결정을 받아들이고 성실하게 몸을 만들었다. 올해 입단한 10명의 신인 선수 중 유일하게 기라성 같은 선배들과 함께 괌 1차 스프링캠프 명단에 이름을 올렸다.

전미르는 스프링캠프 기간 김태형 감독으로부터 구위에 합격점을 받았다. 김태형 감독은 전미르가 데뷔 시즌부터 1군 불펜에서 경쟁력을 가질 수 있다는 평가를 내렸다.

김태형 감독은 괌 스프링캠프 당시 "전미르의 직구가 힘이 있고 제구도 괜찮아 보인다. 어린 선수이기 때문에 (더 빠른 공을 던지고 싶은) 욕심이 있겠지만 지금처럼 145km 정도 빠른 공을 컨트롤할 수 있다면 충분히 (정규시즌 때) 불펜에서 기용할 수 있다"고 칭찬을 아끼지 않았다. 

롯데 자이언츠 신인 투수 전미르. 24일 인천 SSG랜더스필드에서 열린 2024 신한 SOL Bank KBO리그 SSG 랜더스와 시즌 2차전에서 프로 데뷔 첫 등판에 나섰다. 1이닝 3탈삼진 1볼넷 무실점으로 호투했다. 사진 롯데 자이언츠
롯데 자이언츠 신인 투수 전미르. 24일 인천 SSG랜더스필드에서 열린 2024 신한 SOL Bank KBO리그 SSG 랜더스와 시즌 2차전에서 프로 데뷔 첫 등판에 나섰다. 1이닝 3탈삼진 1볼넷 무실점으로 호투했다. 사진 롯데 자이언츠


전미르는 시범경기에서 4경기 4이닝 7피안타 3볼넷 4탈삼진 4실점으로 어려움을 겪었지만 당당히 1군 개막 엔트리에 이름을 올렸다. 김태형 감독은 전미르의 잠재력을 믿고 시즌 초반 불펜으로 기용하겠다는 뜻을 밝혔다.

전미르는 비록 단 1경기였지만 140km 중후반대 빠른 공과 낙차 큰 커브의 조합을 바탕으로 롯데 불펜의 한 자리를 차지할 수 있는 가능성을 보여줬다. 

롯데는 이날 0-6으로 뒤진 9회초 2사 후 박승욱의 1타점 적시타, 고승민의 3타점 2루타, 빅터 레이예스의 2점 홈런 등을 묶어 순식간에 6-6 동점을 만들었다. 가장 극적인 역전 드라마가 써지는 듯했지만 9회말 마무리 투수 김원중이 SSG 기예르모 에레디아에 끝내기 솔로 홈런을 허용하면서 고개를 숙였다.

만약 롯데가 9회초 역전에 성공한 뒤 게임을 승리로 장식했다면 전미르는 프로 데뷔 첫 등판에서 마수걸이 승리를 따낼 수 있었다. 끝내기 패배가 여러 가지로 아쉬움이 남을 수밖에 없는 이유다. 


사진=인천, 김한준 기자/롯데 자이언츠

김지수 기자 jisoo@xports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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