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사최종편집일 2024-04-29 15: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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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극장승'에 찬물…맨유 팬, 리버풀전서 '힐스버러 참사' 조롱→FA "용납 안 돼"

기사입력 2024.03.18 17:55



(엑스포츠뉴스 권동환 기자) 일부 맨체스터 유나이티드 팬들이 라이벌 리버풀과의 경기에서 끔찍한 참사를 조롱해 구단 위신을 실추시켰다.

영국 매체 '데일리 메일'은 18일(한국시간) "영국축구협회(FA)는 리버풀과의 FA컵 경기 중 힐스버러 참사를 조롱하는 구호를 부른 일부 맨유 서포터들을 비난했다"라고 보도했다.

맨유는 18일 영국 맨체스터에 위치한 올드 트래퍼드에서 열린 리버풀과의 2023-24시즌 잉글랜드 FA컵 8강 홈경기에서 120분 혈투 끝에 4-3으로 승리했다.

지난 시즌 FA컵 준우승팀 맨유는 준결승으로 향하는 길목에서 최대 라이벌 리버풀을 만났다. FA컵에서 세계 최고의 라이벌 매치 중 하나인 '노스웨스트 더비'가 열린 가운데 난타전 끝에 웃은 건 홈팀 맨유였다.



맨유는 전반 10분 스콧 맥토미니의 선제골로 앞서가기 시작했지만 전반 44분과 추가시간에 알렉시스 맥알리스터와 모하메드 살라에게 동점골과 역전골을 허용하며 리드를 잃었다.

후반전이 시작된 후 골을 넣지 못하며 패배가 목전으로 다가왔지만 안토니가 후반 42분 극적인 동점골을 터트리며 경기를 연장전으로 끌고 갔다.

연장전에서 두 팀의 혈투는 계속됐다. 연장 전반 15분 하비 앨리엇의 득점으로 리버풀이 다시 리드를 잡았지만, 연장 후반 7분 마커스 래시퍼드가 동점골을 터트리며 다시 경기 균형을 맞췄다. 연장전도 끝을 향하면서 승부차기에 돌입할 것으로 예상됐지만 맨유 2002년생 유망주 아마드 디알로가 결승골을 터트리면서 맨유에 승리를 안겼다.

난타전 끝에 4-3으로 승리한 맨유는 준결승에 올라가며 다시 한번 FA컵 우승을 겨냥했다. 마침 4강 대진 추첨에서 잉글랜드 챔피언십(2부)인 코번트리 시티를 만나 맨유의 결승 진출 가능성이 높아졌다.



한편, 맨유가 라이벌을 상대로 기준 좋은 승리를 거둔 가운데 경기장에서 일부 맨유 홈팬들이 눈살이 찌푸려지는 행위를 하며 구단을 난처하게 만들었다.

매체에 따르면 이날 일부 맨유 홈팬들이 리버풀 원정팬들을 향해 리버풀의 아픈 역사인 '힐스버러 참사'를 조롱하는 노래를 불렀다. 일부는 큰 목소리로 부르면서 그들이 뭐라고 말하는지 TV를 보던 시청자들에게 그대로 전달됐다.

힐스버러 참사는 지난 1989년 4월 영국 셰필드에 위치한 힐스버러 스타디움에서 열린 리버풀과 노팅엄 포레스트 간의 경기 중 구조물 붕괴 사고로 97명의 리버풀 팬들이 사망한 끔찍한 사건이다.

당시 경찰과 경기 진행요원이 이미 가득 찬 관중석으로 팬들을 안내했고, 그 결과 수용 인원이 1600명인 입석 관중석에 3000명이 넘는 인파가 몰렸다. 당시 관중석엔 팬들의 경기장 난입을 막기 위해 펜스를 설치해 뒀기에 팬들은 옴짝달싹할 수 없었고, 이는 결국 압사 사고로 이어졌다.



힐스버러 참사가 벌어진 후 매년 희생자들을 잊지 않기 위해 리버풀은 추모의 행사를 가졌다. 이 사건을 계기로 영국은 경기장에서 입석과 펜스를 없애면서 제2의 참사가 일어나는 걸 방지했다.

리버풀뿐만 아니라 영국 축구 역사 속에서도 최악의 사고 중 하나인 힐스버러 참사이지만 맨유 팬들이 경기 중 이를 조롱하는 노래를 부르면서 논란을 일으켰다.

일부 맨유 팬들은 "더선이 옳았다. 살인자야"라고 외치기도 했다. 영국 일간지 '더선'은 힐스버러 참사가 벌어진 후 '진실(The Truth)'이라는 제목으로 당시 몇몇 리버풀 팬들이 희생자들의 금품을 훔치고, 경찰을 폭행했다는 악의적이고 거짓된 보도를 해 논란이 된 바 있다.

희생자들을 조롱하는 노래를 부른 팬들은 결국 그레이트 맨체스터 경찰에 체포됐다. 이후 FA는 공식 성명을 통해 "우리는 맨유와 리버풀 간의 FA컵 경기에서 발생한 구호를 알고 있으며, 그레이터 맨체스터 경찰과 연락하고 그들을 지원할 것"이라고 밝혔다.

이어 "우리는 축구장에서 모욕적이고 차별적인 구호를 외치는 걸 강력히 규탄하며 이를 근절하기로 결심했다"라며 "이는 전혀 용납할 수 없는 일이다"라며 엄격한 처벌을 약속했다.


사진=연합뉴스

권동환 기자 kkddhh95@xports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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