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사최종편집일 2024-06-01 22:4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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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황하민 감독의 톡톡] '마당을 나온 암탉' 한국 애니메이션 큰 숙제를 풀다

기사입력 2011.08.03 08:13 / 기사수정 2011.08.03 08:14

글쓴이 기자


 

[E매거진] 잔잔하고 깊은 여운, 아이들을 위해 극장을 찾은 어른들의 마음마저 함께 울리는 아름다운 가족 애니메이션 영화.

스크린 위에 펼쳐진 이미지가 실사가 아닌 작화일 뿐 어른들도 공감할 진지한 물음들을 던진다.

미국과 한국의 블록버스터 대결 속, 그들과 비교하기엔 부족한 개봉관과 적은 상영 횟수에도 불구하고 개봉 첫 주말 약 33만 관객을 동원, 흥행성적 5위를 기록했다. 함께 개봉한 미국 박스오피스 1위에 올랐던 애니메이션 ‘리오’라는 또 다른 복병을 제치고 이룬 성적이라 더욱 값지다.

'마당을 나온 암탉'의 기분 좋은 출발은 그간 꼬리표처럼 따라다녔던 한국 애니메이션의 스토리 부재라는 큰 숙제를 풀었다.

탄탄한 원작이라는 든든한 반석이 있지만 원작의 명성은 양날의 검과 같아 그 명성을 고스란히 스크린 위에 옮기기란 쉽지 않다. 그 과정 속에서 제작진들의 노력 없인 이루어질 수 없다.
 
단순히 좋은 원작이라는 이유만으로 스토리 부재의 모든 문제가 해결되는 것이 아니라. 영화를 만드는 이들의 역량이 반드시 필요하다는 것이다.

 
 

스크린 위를 수놓은 아름다운 그림들은 영화 보는 재미를 더한다. 한국의 아름다움과 정서를 영화 속에 녹여내기 위해 전국의 명소를 찾아다닌 제작진들의 노력이 해외의 영화들과 구분될 수 있는 좋은 결실을 맺었다.
 
폭력의 수위를 높여 연출할 수 있을 장면들에서 느껴지는 아이들을 위한 배려. 아름다운 그림을 통해 이야기를 옮겼던 이들의 마음 씀씀이가 영화 곳곳에 묻어난다. 
 


 

한국 애니메이션 영화의 새로운 역사를 쓰기 위한 순조로운 출발을 했지만 풀어야 할 숙제들 또한 남기고 있다.

스토리의 부재가 아닌 스토리 전개에 대한 아쉬움, 극적인 장면들의 몰아침에 미국, 일본의 애니메이션과 그 차이가 있음을 인정해야 할 것 같다. 그리고 최근 활발하게 이뤄지고 있지만 전문 성우들의 영역을 넘어야 할 배우들의 벽 또한 아직 높게 느껴진다.
 
오랜 시간, 미국과 일본 애니메이션의 틈을 좀처럼 파고들지 못한 채 어두웠던 한국 애니메이션 영화의 한 줄기 빛으로, 그 희망과 가능성을 보여주었기에 상대적인 아쉬움이 크게 남는다.

 
 

마당을 뛰쳐나온 양계장 암탉, 그녀의 날갯짓.

영화를 보는 모든 이들에겐 아름다움으로 한국 애니메이션의 희망과 가능성이 되길 기원한다.



[글]
황하민 (엑스포츠뉴스 칼럼니스트 · 영화 감독)



글쓴이 황하민 감독 http://artforsoul.blog.m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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