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사최종편집일 2024-05-07 08:55
스포츠

"감독님, 나 스피드 굿"→"너 다리 느리거든"…로하스+이강철 '티키타카' [기장:톡]

기사입력 2024.02.04 20:50 / 기사수정 2024.02.04 20:50

왼쪽부터 KT 위즈 멜 로하스 주니어와 이강철 감독. 기장, 최원영 기자
왼쪽부터 KT 위즈 멜 로하스 주니어와 이강철 감독. 기장, 최원영 기자


(엑스포츠뉴스 기장, 최원영 기자) 환상의 짝꿍이다.

4일 부산 기장현대차드림볼파크. KT 위즈의 스프링캠프에서 오전 훈련을 마친 외국인 타자 멜 로하스 주니어가 취재진과 인터뷰에 나섰다. 한창 대화가 오가던 중 깜짝 게스트가 합류했다. 이강철 KT 감독이 로하스 옆에 앉았다. 로하스가 "해피(Happy)"라고 하자 이 감독은 "그래, 나도 아직까지는 기뻐. 아직까지는"이라고 답했다.

로하스의 타순과 관련된 질문이 나왔다. 이 감독이 "3번?"이라고 하자 로하스가 "원 투(One two)?"라며 1, 2번 타순을 언급했다. 이어 로하스는 "원 투 쓰리, 노 프라블럼(One two three, no problem)"이라며 1~3번 타순 모두 좋다고 했다. 잠자코 듣던 이 감독은 로하스의 다리를 가리키며 발이 너무 느려 1, 2번은 안 된다고 선을 그었다.

그러자 로하스는 한국말로 "에이 괜찮아요"라고 한 뒤 "노 노(No no), 스피드 굿(Speed good). 스피드 좋아"라고 말했다. 이 감독은 곧바로 "너 4년 전에도 나한테 스피드 좋다고 했지?"라고 받아쳤고, 로하스는 "도루 대신 홈런으로 만회하지 않았나"라고 응수했다. 이에 이 감독은 "그러니까 3번 타자 하라고~"라 했고, 로하스는 "오케이, 오케이(Okay okay). BH 박병호 포(Four)"라며 박병호가 4번 타자라 인정했다.

로하스의 이야기가 계속됐다. 그는 "로하스 매니 매니(Many many) 직구. 이지, 딜리셔스 볼(Easy, delicious ball)"이라고 덧붙였다. 자신에게 패스트볼 승부가 많이 들어오는데 너무 치기 쉽다며 자신감을 드러냈다. 이 감독은 "맨날 이지(Easy)래. 노 이지(No easy), 낫 이지(Not easy)!"라고 외쳤다.

이후 로하스는 2021~2022년 일본프로야구(NPB) 리그에서 부진한 것에 관해 질문을 받았다. 로하스가 "첫해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으로 팀에 정상적으로 합류하지 못했다. 스프링캠프에 늦게 도착했다"고 입을 열자 이 감독이 "핑계지 핑계"라며 일침을 날렸다. 로하스가 "(일본에서의 부진은) KT로 돌아오기 위한 큰 그림이었다"고 하자 이 감독은 "어이가 없다, 어이가 없어"라며 웃음을 터트렸다.

왼쪽부터 KT 위즈 멜 로하스 주니어와 이강철 감독. 기장, 최원영 기자
왼쪽부터 KT 위즈 멜 로하스 주니어와 이강철 감독. 기장, 최원영 기자


로하스는 2017년부터 2020년까지 KT 타선을 이끌며 맹활약했다. 2024시즌을 앞두고 KT와 총액 90만 달러에 계약을 체결하며 4년 만에 복귀를 알렸다. 기량이 무르익었다는 평가다.

과거 KT에서 자발적으로 야간 특타(특별 타격 훈련)를 할 정도로 성실했던 로하스는 여전히 열심히 노력 중이다. 4일 아침엔 선수단 버스가 아닌 택시를 타고 먼저 야구장에 나와 훈련하기도 했다.

로하스는 "원래 한국에서 운동할 때 일찍 나와 얼리 워크(Early work) 하는 것을 선호했다. 현재 야수들은 웨이트 트레이닝을 하고 야구장에 나오는데, 그보다 먼저 출근해 스윙 관련 훈련을 하고자 했다"며 "혼자, 나에게 더 집중해 스윙하며 수정해야 할 점을 확인했다. 그 부분에 대해 코치님들과 이야기를 나누곤 한다"고 설명했다.

더 잘 치기 위해 방망이를 잡는 그립도 바꿨다. 왼손의 새끼손가락과 오른손의 검지손가락을 걸고 방망이를 쥔다. 이후 도미니카 리그에서 성적이 향상됐다. 로하스는 "타격하다 보니 중간 손가락이 많이 아파 보완할 수 있는 그립을 찾으려 했다. 미국 마이애미에 있는, 원래 나를 도와주던 타격코치님에게 이야기했더니 이렇게 바꿔보라고 하더라"며 "바꾼 뒤 도미니카에서 성적이 잘 나와 그대로 유지 중이다"고 전했다.

올해 목표는 KT와 정상에 서는 것이다. 로하스는 "개인적인 타이틀은 이미 많이 따봤기 때문에 팀이 한국시리즈에서 우승하는 것이 내 목표다. 2021년 기장에서 스프링캠프를 한 뒤 통합우승했다는 것을 알고 있다. 이번에도 좋은 기운을 받을 것이라 믿는다"고 밝혔다.

KT 위즈 멜 로하스 주니어. 엑스포츠뉴스 DB
KT 위즈 멜 로하스 주니어. 엑스포츠뉴스 DB


로하스는 2017년 6월 조니 모넬의 대체 외인으로 KT에 합류했다. 그해 83경기서 타율 0.301(336타수 101안타) 18홈런 56타점을 만들었다. 2018년엔 144경기에 모두 출전해 타율 0.305(564타수 172안타) 43홈런 114타점을 빚었다. 2019년엔 142경기서 타율 0.322(521타수 168안타) 24홈런 104타점을 올렸다.

2020년엔 강렬한 활약을 선보였다. 142경기서 타율 0.349(550타수 192안타) 47홈런 135타점을 뽐냈다. 리그 홈런, 득점(116개), 타점, 장타율(0.680) 부문 1위를 차지하며 타격 4관왕에 올랐다. 타율 3위, 안타 2위, 출루율 3위(0.417) 등도 기록했다. 그해 로하스는 정규시즌 MVP를 거머쥐었다. KT 소속 선수 최초였다. 2019, 2020년 2년 연속 외야수 부문 골든글러브도 수상했다. 통산 4시즌 동안 로하스는 타율 0.321, 633안타, 132홈런, 409타점 등을 남겼다.

2020시즌 종료 후 로하스는 일본프로야구 한신 타이거스로 이적했다. 한신에서 2시즌 동안 149경기에 나서 타율 0.220, 17홈런 48타점에 그치며 부진했다. 퇴출당한 뒤 멕시코 리그와 도미니카 리그에서 선수 생활을 이어갔다. 

올해는 KT의 해결사 겸 분위기메이커로 뛸 예정이다.


사진=기장, 최원영 기자​ / 엑스포츠뉴스 DB

최원영 기자 yeong@xportsnews.com

ⓒ 엑스포츠뉴스 /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실시간 주요 뉴스

실시간 인기 기사

연예
스포츠
게임

주간 인기 기사

연예
스포츠
게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