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맨시티 레전드, 산초 손 들어줬다…"팀에 도움되는 선수? 특별대우 필요해!"

기사입력 2024.01.18 00:50



(엑스포츠뉴스 이태승 기자) 올 시즌 맨체스터 유나이티드(맨유)는 감독과 선수간의 불화로 시끄럽다. 특히 맨유를 이끄는 에릭 턴하흐 감독은 윙어 제이든 산초와 전례없는 갈등을 벌이며 선수를 유스팀으로 강등시키는 조치를 취했다.

턴하흐가 공개한 표면적 이유는 산초의 훈련 실적이 기준에 맞지 않는다는 것이었지만 복수의 영국 매체는 산초가 훈련에 자주 지각하는 태만한 모습이 엄격한 턴하흐 감독의 눈 밖에 났다고 주장한다.

결국 산초는 올 시즌 끝날 때까지 친정팀인 독일 보루시아 도르트문트로 임대를 떠났다. 하지만 두 사람의 관계 개선은 여전히 요원해 보인다.




이런 와중에 과거 맨체스터 시티(맨시티) 수비수로 이름을 날렸던 축구 전문가 마이카 리처즈의 발언이 화제다.

그는 '원팀'에 어긋날 수도 있는 생각을 갖고 있다. 그는 "모두가 다른 대우를 받아야 한다"며 "특히 팀에 큰 영향을 미칠 수 있는 선수라면 더욱 그래야 한다"고 했다. 턴하흐의 산초에 대한 강등 조치를 에둘러 비판했다.

리처즈는 1986년 멕시코 월드컵 득점왕이자 영국 축구를 대표하는 셀러브리티인 게리 리네커, 프리미어리그 역대 최다 득점자(260골)로 이름을 남긴 앨런 시어러와 함께 16일(한국시간) '더 레스트 이즈 풋볼' 팟캐스트에 출연해 산초와 턴하흐의 갈등을 조명하고 감독이 선수에게 갖는 절대적인 기준에 대해 이야기를 나눴다.

리네커는 "도르트문트 회장 한스 요아킴 와츠케는 언론에 '산초는 지시를 잘 따른다. 그러나 단 한가지 문제가 있다면 지각을 가끔 하는 것'이라고 발언했다"고 전했다.

이에 시어러는 "그것은 결국 지시를 따르지 않는다는 것이다. 20명, 25명이나 되는 동료 선수들에게 매우 큰 결례를 범하는 것"이라며 "난 지각하는 사람들을 이해하지 못하겠다"고 했다.

시어러는 지각에 매우 엄격한 모습을 보였다. 그는 "지각을 막기 위해서는 최후통첩이 필요하다"며 "요즘은 모든 선수들을 (각각의 개성이 다르므로) 똑같이 대우하기 어렵겠지만 단 하나 확실히 지켜야 하는 것은 시간"이라고 발언했다. 산초가 유스팀으로 '귀양'간 것은 턴하흐의 당연한 조치였다는 이야기다.   




이에 리처즈는 반대의 의견을 던졌다. 그는 과거 맨시티가 44년 만에 1부리그 우승을 거뒀던 2011-2012시즌에 팀의 감독을 맡았던 로베르토 만치니와 당시 팀 최고의 공격수로 이름을 날리던 카를로스 테베스의 항명파동에 대해 입을 열었다.

2011년 테베스는 맨시티 주축 공격수로 3시즌째 좋은 활약을 보이고 있었다. 그러나 세르히오 아구에로, 에딘 제코 등 신입 공격수의 활약이 두드러지자 그의 입지는 자연스레 악화된 상황이었다.

만치니와 테베스의 갈등은 2011년 9월에 열린 바이에른 뮌헨과의 유럽축구연맹(UEFA) 챔피언스리그 2라운드 조별리그 경기에서 벌어졌다. 만치니는 테베스에게 교체 출전을 지시했고 테베스는 이를 거부했다. 따라서 만치니는 테베스와 욕설을 섞어가며 언쟁을 펼쳤고 급기야 테베스 기용은 없을 것이라고 못을 박기도 했다.




테베스는 팀을 무단으로 이탈해 친구와 골프 여행을 다니는 등 기행을 일삼았다.

프리미어리그 후반부에서야 팀에 복귀할 수 있었다. 그는 복귀전에서 사미르 나스리의 골에 도움을 기록했다. 이후 노리치 시티와의 경기서 해트트릭을 몰아치는 등 맨시티의 해당 시즌 프리미어리그 우승에 적지 않은 공을 세웠다.

다만 리처즈는 해당 사건이 알려진 바와 다르다며 "테베스는 전반전 지시를 받고 전반 종료 5분 전부터 후반 20분까지 계속 몸을 풀고 있었다. 그러나 (당시 선발출전한) 에딘 제코의 교체로 자신이 아닌 나이젤 더용이 투입되자 이에 만치니에 항의했을 뿐"이라고 전했다. 테베스의 입장에서는 만치니가 자신을 존중하지 않는다는 생각이 들 법도 하다.

그러나 만치니는 테베스가 항명한다고 생각해 그를 내쳤다. 테베스는 그 길로 골프 여행을 떠나게 된 것이다. 리처즈는 "테베스가 사라진 이후 우리는 리그에서 목숨을 걸고 뛰었다"며 "당시 리그 최종 순위를 기억해보면 알겠지만 맨시티는 맨유에 득실차로 겨우 우승을 거뒀다. 그래서 선수들은 모두 테베스가 필요하다고 만치니에게 이야기했다"고 밝혔다.




다만 만치니는 고집을 굽히지 않다가 끝내 테베스를 다시 불러 기용하기 시작했다. 결국 테베스의 막판 기여가 맨시티의 극적인 우승을 가져다 준 셈이다.

리처즈는 해당 일화를 전한 뒤 "시어러가 시간을 잘 지키자는 점은 이해한다"고 밝히면서도 "난 감독이 선수를 다루는 기준이 있다는 것에는 찬성하나 모든 선수들을 다 동일하게 다루면 안 된다. 특히 팀에 더 중요한 선수라면 약간의 유연함을 보여야 한다"고 주장했다.

맨유는 과거 알렉스 퍼거슨 경이 집권하던 시기에도 문제아로 손꼽히는 에릭 칸토나를 보유하고 있었다.

다만 칸토나는 당시 퍼거슨과 전혀 갈등을 빚지 않고 구단 레전드로 남을 수 있었다. 선수들에게 호되게 야단을 치며 고함으로 머리를 말려버릴 수도 있다는 의미의 '헤어 드라이어'라는 별명까지 붙었던 퍼거슨이었지만 칸토나에게는 예외가 있었던 셈이다.




리네커는 "퍼거슨도 칸토나를 데리고 있을 당시 인터뷰에서 '칸토나는 고삐 풀린 황소지만 팀에 매우 중요한 선수였다'고 말한 적이 있다"며 "가끔은 예외를 두는 것도 괜찮지 않겠냐"고 정리했다.

산초는 올 시즌이 끝나면 맨유로 돌아와야 한다. 임대 계약에 완전 이적 조항이 삽입돼 있지 않기 때문이다. 7300만 파운드(약 1227억원)의 이적료로 맨유에 온 산초를 헐값에 팔아넘길 순 없는 게 현재 맨유의 신세다. 따라서 산초를 다시 길들여 최대한 제 값 받고 내보내는 것이 구단의 목표일 것으로 보인다.


사진=연합뉴스, ESPN, 가디언, 팀토크

이태승 기자 taseaung@xports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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