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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등' 수원 삼성, 박경훈 단장 선임…"승격·명가 재건 최선 다한다" [오피셜]

기사입력 2024.01.08 17:41 / 기사수정 2024.01.08 18:50



(엑스포츠뉴스 김현기 기자) 충격의 강등 사테를 겪은 수원 삼성이 축구인 출신 단장을 영입해 분위기 쇄신에 나선다.

박경훈 전 대한축구협회 전무이사가 부임한다.

수원 구단은 "박경훈 전 대한축구협회 전무이사를 8대 신임 단장으로 선임했다"고 8일 알렸다. 수원은 지난달 초 강원과의 시즌 최종전에서 비기면서 K리그1 12개팀 중 최하위를 기록, 다이렉트 강등 수모를 당했다. 1995년 창단해 1996년 리그에 뛰어든지 28번째 시즌 만에 당한 굴욕이었다.

수원은 강등 즉시 이준 대표이사와 오동석 단장이 사임 의사를 내비쳤으나 한 달이 넘도록 후속 인사가 없어 수원 구단이 삼성 그룹 무관심 아래 표류하는 것 아니냐는 관측까지 나왔다.

그런 가운데 축구인 출신 단장 선임 가능성이 대두됐는데 유력 후보였던 박 전 전무가 예상대로 수원에 오게 됐다.

박 단장은 한국 축구를 대표하는 측면 수비수 출신이다. 1984년 포항제철(현 포항 스틸러스)에 입단, 프로선수 생활을 시작한 박 단장은 1992년까지 프로 통산 134경기를 소화했다. 박 단장은 초창기 K리그를 대표하는 스타 중 한 명이었다. 포항 구단 명예의 전당 초대 헌액자이면서 지난 2013년 K리그가 창설 30주년을 기념해 역대 베스트11을 뽑을 때 홍명보 울산 감독, 최강희 현 산둥 감독, 최순호 현 수원FC 단장 등과 함께 이름을 올렸다.

국가대표로도 맹활약 했다. 1986년 멕시코 월드컵과 1990년 이탈리아 월드컵 등 두 차례 월드컵에 국가대표로 나서 A매치 총 93경기 출전을 기록했다.

은퇴 후 전남 드래곤즈의 수석코치로 지도자 생활을 시작한 박 단장은 2007년 17세 이하(U-17) 대표팀 지휘봉을 잡아 윤빛가람 등을 데리고 한국에서 열린 U-17 월드컵에 나섰으나 조별리그 탈락의 고배를 마셨다.

하지만 프로에선 나름대로 좋은 인상을 남겼다. 제주 유나이티드와 성남FC 감독 등을 역임했고, 제주 시절엔 무난한 성적을 남기면서 특히 각종 마케팅에도 적극적으로 임해 박수를 남겼다. 



특히 2009년 부임한 제주에선 자신의 지도자 커리어 대반전을 이뤘다. 2010년엔 FC서울과의 챔피언결정전에서 패해 제주가 준우승을 달성했는데 박 감독은 당시 서울 사령탑이었던 포르투갈 출신 빙가다를 제치고 감독상을 수상하면서 스포트라이트를 받았다. '(U-17 월드컵을 통해)한 번 실패했던 지도자가 재기에 성공했다'는 평가가 줄을 이었다. 한국 축구에 없었던 새로운 스토리가 됐다.

2014년엔 서울과의 홈 경기를 앞두고 가죽 점퍼에 '의리'가 쓰인 흰색 티셔츠를 입고 선글래스를 쓰고는 "서울전은 반드시 이기으리"라는 출사표를 던졌다. 배우 김보성의 의리 복장과 비슷해 큰 화제를 모았다. K리그 지도자들도 팬들과 적극적으로 소통하기 위해선 근엄한 모습을 벗어던질 줄 알아야 한다는 메시지를 던졌고 K리그의 전체적인 반응도 좋았다.

2014시즌을 끝으로 제주 지휘봉을 내려놓은 박 단장은 2017년 성남 사령탑으로 1년간 재직했으며, 2021년부터는 대한축구협회 전무이사로 깜짝 선임돼 축구행정 맨 앞에 섰다. 그러나 지난해 3월 승부조작범 등 축구인 대사면 사건으로 여론의 직격탄을 얻어맞은 뒤 사임했다.

이어 지난해 말까지 대한축구협회 정몽규 회장이 구단주로 있는 부산 아이파크 어드바이저를 보냈으며 이번에 구단 재건의 기치를 들고 수원에 부임하게 됐다.

수원 구단은 "박 단장이 선수와 감독으로 K리그1, K리그2를 두루 경험했을 뿐 아니라, 대한축구협회 행정 업무 경험까지 보유하고 있어 구단을 쇄신해 1부리그 승격으로 이끌 적임자로 결정했다"고 선임 배경을 공개했다.

박 단장은 "중요한 시기에 단장이라는 중책을 맡은 만큼 용감한 변화와 대담한 실행을 바탕으로 팀의 1부 승격과 명가 재건을 위해 최선의 노력을 다하겠다"고 소감을 전했다.



수원은 다사다난했던 2023년을 보냈다. 감독이 두 번이나 교체되는 우여곡절 끝에 2부 강등에 휩싸였기 때문이다.

2022시즌 승강 플레이오프까지 가는 혈투 끝에 안양을 누르고 잔류에 성공한 수원은 이병근 전 감독 체제로 시즌을 시작했으나 이 감독은 4월도 넘기지 못한 채 성적 부진으로 수원 지휘봉 잡은 지 1년 만에 경질됐다.

이어 소방수로 김병수 전 강원 감독이 선임됐으나 선두 울산을 홈에서 잡는 등 여러 차례 반등 기미에도 불구하고 5개월 만에 다시 경질의 비운을 맞았다.

최하위에서 벗어나지 못한 수원은 플레잉코치였던 염기훈을 감독대행으로 선임, 마지막 승부수를 띄었다.

염 대행 체제에서 수원은 두 번째 경기인 강호 포항 스틸러스와의 대결을 1-0으로 이겨 반등의 신호탄을 쐈다. 이후에도 라이벌 FC서울을 1-0으로 적지에서 누르고, 수원 더비에서 10명이 싸운 끝에 3-2로 이기면서 강원과의 마지막 한 판 승부를 펼쳤으나 0-0으로 비겨 결국 2024년을 2부에서 시작하는 수모를 당했다.

수원을 다시 일으켜 세워야 하는 박 단장은 오는 9일 수원월드컵경기장을 방문해 직원들과의 상견례를 시작으로 본격적인 업무를 시작한다.

수원은 아울러 신임 대표이사 선임도 알렸다. 수원 구단은 강우영 제일기획 부사장을 신임 대표이사로 선임했다. 강 대표이사는 현재 맡고 있는 제일기획 경영지원실장과 축구단 대표이사직을 겸임하게 된다.

강 대표 선임으로 수원은 대표이사 전임 제체를 중단하게 됐다.

박 단장이 부임함에 따라 수원은 현안 과제인 감독 발표 등을 마무리하고 다음 시즌 바로 승격을 위한 발걸음을 재촉할 전망이다.


사진=수원 삼성, 한국프로축구연맹, 제주 유나이티드

김현기 기자 spitfire@xports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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