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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강인, '결승골+첫 우승+MOM' 다 이뤘다!…PSG, 툴루즈 2-0 완파 '슈퍼컵 우승'

기사입력 2024.01.04 11:17 / 기사수정 2024.01.04 11:34



(엑스포츠뉴스 김현기 기자) 입단 6개월 만에 해냈다. 이강인이 트로피를 번쩍 들어올린 것은 물론 경기 최우수선수를 뜻하는 MOM(맨 오브 더 매치)에도 뽑히면서 위르겐 클린스만이 이끄는 축구대표팀 캠프에 합류하게 됐다.

프랑스 최고 명문 파리 생제르맹(PSG) 미드필더 이강인은 4일(한국시간) 프랑스 파리 파르크 데 프랑스(왕자공원 구장)에서 열린 2023-2024시즌 트로페 데 샹피옹(프랑스 슈퍼컵) 단판 승부 툴루즈와의 홈 경기에서 전반 3분 선제 결승포를 터트리는 등 맹활약하면서 2-0 완승을 일궈냈다.

이강인은 이날 PSG 승리를 이끌면서 지난 7월 PSG 입단 뒤 첫 트로피를 거머쥐게 됐다. 이강인은 국제축구연맹(FIFA) 규정대로라면 클린스만호가 훈련하고 있는 아랍에미리트연합(UAE) 아부다비 캠프에 있어야하는 것이 맞지만 PSG 구단의 요청, 또 우승의 감격을 맛 본 뒤 좋은 기분으로 합류하길 바라는 클린스만의 배려 등이 어우러지면서 출전하게 됐다. 결과적으로 이강인은 우승과 MOM이라는 기대 이상의 성과를 내고 중동행 비행기에 타게 됐다.

많은 프랑스 언론들의 시선까지 쓸어담는 등 그의 툴루즈전 출전 결정은 일단 '신의 한 수'로 귀결되는 분위기다.

트로페 데 샹피옹은 지난 1995년 재창설된 대회다. 1955년 챌린지 데 샹피옹이란 이름으로 시작돼 18년간 지속됐으나 1973년 중단됐다. 1995년 현재 다시 창설되면서 지금까지 이어지고 있다. 직전 시즌 리그1 우승팀과 프랑스FA컵이라 할 수 있는 쿠프 드 프랑스 우승 팀이 단판 대결을 펼쳐 트로피 주인공을 가린다.

PSG는 이번 경기 전까지 역대 15번을 출전해 총 11회 우승을 차지했다. 역대 최다 우승을 자랑한다. 직전 2022-2023시즌에도 우승을 차지했다. 툴루즈는 단 한 번 출전해 준우승에 머무른 기록을 갖고 있다.



이날 PSG는 4-3-3 전형으로 나섰다. 잔루이지 돈나룸마 골키퍼를 비롯해 아슈라프 하키미, 마르퀴뇨스, 말란 슈크르니아르, 뤼카 에르난데스가 수비를 구성했다. 중원은 워렌 자이르-에메리, 비티냐, 이강인이 지켰다. 최전방에 우스망 뎀벨레, 킬리앙 음바페, 브래들리 바르콜라가 공격에 나섰다. 

툴루즈는 4-3-3 전형으로 맞섰다. 기욤 헤스테스 골키퍼를 비롯해 가브리엘 수아소,라스무스 니콜라이센, 무사 디아라, 크리스티앙 마비사 엘레비가 수비를 구성했다. 중원은 크리스티안 카세레스 주니어, 스타인 스피어링스, 빈센트 시에로가 지켰다. 최전방에 세자르 겔라베르트, 아론 된눔, 타이스 달링가가 출격했다. 

이강인은 킥오프 3분 만에 선제골을 폭발하면서 웃었다. 오른쪽 측면을 허물고 침투에 성공한 뎀벨레가 곧바로 크로스를 올렸다. 수비진이 허둥대는 사이 이강인이 중앙으로 이동하면서 곧바로 슈팅을 시도해 골망을 흔들었다. 

득점 이후에도 PSG는 양쪽 측면을 활용한 공격으로 툴루즈의 수비를 공략했다. 툴루즈는 최전방 달링가에게 연결이 되지 않으면서 공격 진영에서 볼 소유 시간이 늘어나지 않았다. 

툴루즈는 짧은 시간 기회를 노렸다. 전반 17분 수아소가 된눔과 월패스 이후 돈나룸마와의 일대일 상황에서 간신히 슈팅까지 연결했다. 하지만, 옆그물을 맞았고 돈나룸마의 발에 맞으면서 목 부위에 통증을 느꼈다. 

PSG는 23분엔 왼쪽에서 수비 두 명을 돌파한 이후 바르콜라가 슈팅까지 연결했지만, 수비 굴절에 막혀 유효 슈팅으로 연결하지 못했다. 

PSG는 한 수 위 기량으로 계속 압박하며 툴루즈를 밀어붙였다. 점유율이 80%에 달했다.



전반 30분엔 바르콜라가 이강인과 원투 패스를 주고 받으며 왼쪽 측면을 허물었다. 한 차례 패스를 시도했지만, 수비에게 막히며 다시 공을 소유했는데, 바르콜라가 성급하게 슈팅을 시도하면서 골키퍼 정면으로 향했다. 

PSG는 전반 34분 다시 오른쪽을 허물었다. 하키미가 우측면을 허물며 돌파했고 컷백 패스를 내줬다. 이강인이 다시 걸리는 듯 했지만, 아쉽게 패스가 지나갔다. 이어진 비티냐의 얼리 크로스 상황에선 이강인이 박스 안에서 가슴으로 트래핑한 뒤, 과감한 시저스킥을 시도하며 유효슈팅으로 연결해 놀라움을 선사했다. 

툴루즈도 반격했다. 전반 36분 올라온 달링가가 박스 안에서 과감한 오른발 슛을 시도했다. 이것이 돈나룸마의 손을 맞은 뒤, 골포스트를 강타했다. 돈나룸마의 엄청난 반사신경이 PSG의 실점을 막았다. 툴루즈 입장에선 이날 경기 최고의 찬스였다.

툴루즈가 전반 35분 이후 전방압박을 시작하면서 PSG의 빌드업이 차단됐고 점차 툴루즈의 소유시간이 길어졌다. 

전반 종료 직전 PSG는 두 번째 골을 터트리며 트로피에 다가섰다. 간판 스타 음바페가 역시 해결했다. 전반 44분 음바페가 박스 앞에서 공을 받은 뒤, 수비 3명을 달고 돌파를 시도했다. 박스 안으로 순식간에 전진한 그는 강력한 오른발 슛으로 팀의 두 번쨰 골을 터뜨렸다. 리그1의 '신계' 골잡이 다운 골이었다. 

후반엔 툴루즈가 먼저 PSG를 위협했으나 오래 가지 않았다. 후반 10분 지난해 월드컵 4강 주역인 모로코 국가대표 하키미가 강력한 오른발 킥으로 연결했다. 이 킥이 헤스테스 골키퍼가 반응할 새도 없이 골문으로 향했지만, 골포스트를 강타해 아쉬움을 삼켰다. 



다급한 툴루즈는 후반 18분 PSG를 에워싸 총력전을 펼쳤으나 돈나룸마를 뚫지 못했다. PSG는 후반 26분엔 슈크르니아르가 부상을 당하면서 최근 이적한 베랄두를 집어넣어 그의 PSG 데뷔전을 성사시켰다. 마지막 안간힘을 쓰던 툴루즈는 후반 추가시간 46분 코너킥 상황에서 가까운 쪽 포스트에서 나온 달링가의 헤더를 돈나룸마가 동물적인 선방으로 인해 놓치고 말았다. 

툴루즈는 1분 뒤에 다시 카세레스의 위력적인 중거리 슛이 터졌지만, 이 역시 돈나룸마가 몸을 던져 선방했다. 막판 수비 집중력이 돋보이며 PSG는 역대 열두 번째 트로페 데 샹피옹 우승에 성공했다. 

이강인은 경기 뒤 최우수선수에 해당하는 MOM(맨 오브 더 매치)을 수상했다.

축구통계매체 '풋몹'에 따르면 이강인은 이날 1골과 기회 창출 1회, 빅찬스 1회, 유효슈팅 2회, 드리블 2회 성공, 코너킥 4회 등 다양한 공격 지표를 기록했다. 평점은 8.3점으로 미드필더 가운데 가장 높았다. 추가골을 넣은 음바페와 선방쇼를 펼친 돈나룸마가 8.4점이었고 아슈라프 하키미가 8.8점으로 가장 높았다.

이강인은 MOM을 받은 뒤 중계사와 인터뷰에서 스페인어로 "경기 전부터 이기려고 노력했다. 승리에 기쁘고 즐기고 싶다"며 소감을 전했다. 최근 좋은 컨디션에 대해서는 "항상 팀을 도우려고 하고 열심히 훈련하려고 노력한다"며 "좋은 선수들로부터 배우려고 노력한다. PSG에 있어 너무 좋다"고 설명했다.

이날 경기에 앞서 겨울 휴식기를 앞두고 이강인은 2023-2024시즌 전반기를 15경기 2골 2도움으로 마무리했다. 리그에서 10경기 1골 2도움을 기록했고, 유럽축구연맹(UEFA) 챔피언스리그에선 5경기에 나와 1골을 넣었다. 메스전에서 90분을 소화하면서 출전시간 총합이 1005분이 됐다.



공격포인트는 많지 않지만 전반기 동안 이강인이 보여준 활약상은 호평을 받았다. 축구 통계매체 '후스코어드'는 올시즌 리그1 전반기 베스트 11을 선정할 때 이강인을 포함시켰다. 개막전부터 17라운드까지 기록한 평점을 평균으로 나눠 포지션별로 점수가 가장 높은 11명을 뽑은 결과 이강인이 왼쪽 공격수로 이름을 올렸다.

엔리케 감독은 이날 경기 이강인 출전을 위해 한국 대표팀에 부탁한 것에서 보듯이 그를 매우 아낀다. 그 이유가 툴루즈전에서 증명됐다.

이강인은 풀타임을 소화하면서 1골과 슈팅 2개, 기회 창출 1회, 패스 성공률 96%(47/49), 상대 박스 안 터치 2회, 드리블 성공률 100%(2/2), 롱패스 성공률 67%(2/3), 지상 볼 경합 성공 57%(4/7)를 기록하며 공수에 걸쳐 많은 활약을 선보였다. 

이강인은 클럽 레벨에서 지난 2018-2019시즌 발렌시아 소속으로 차지한 코파 델 레이 우승 이후 5년 만에 트로피를 들어 올리며 두 번째 우승의 기쁨을 누렸다. 

이강인은 경기 후 중계사인 프라임 비디오 스포츠 프랑스와의 플래시 인터뷰를 통해 "우리는 이 트로피를 따기 위한 열망이 있었다. 난 항상 팀을 도우려고 한다. 난 열심히 노력했다."라며 "세계 최고의 선수들과 함게 뛴 것이 많은 도움이 됐다. 그들로부터 배우려고 노력하고 있다. 그리고 이곳에 와서 정말 행복하다"고 소감을 말했다.



이강인은 처음 출전한 트로페 데 샹피옹에서 주인공인 맨 오브 더 매치(MOM)에 선정됐다. 그는 인터뷰 직후 이날 매치볼에 사인을 했고 경기를 주최한 프랑스축구연맹(LFP)이 선정한 공식 MOM 트로피를 받고 기념 사진을 촬영했다. 그는 지난 시즌 리오넬 메시(인터 마이애미)에 이은 대회 MOM으로 역사의 주인공이 됐다. 

프랑스 무대 이적 후 첫 트로피를 들어 올린 이강인은 이제 카타르에서 다시 트로피 도전에 나선다. 이번엔 메이저 대회인 아시안컵 우승이다. 

PSG는 경기 리뷰를 통해 이강인의 득점이 걸작이었다고 소개했다. 구단은 "이강인이 첫 골의 주인공이었다. 그는 왼쪽 미드필더로 출전했다. 그는 비티냐의 전환 패스 이후 뎀벨레의 크로스로 이어진 유려한 축구의 훌륭한 조각의 마침표였다. 엄청난 걸작(A masterpiece)"이라고 표현했다. 

더불어 PSG는 루이스 엔리케 감독 부임 이후 첫 트로피를 들어 올렸다. 이번 시즌 PSG 지휘봉을 잡은 엔리케 감독은 4-3-3, 4-4-2, 4-2-4, 3-3-3-1 등 다양한 전형 실험을 하며 시즌 초반 기복 있는 경기력으로 비판을 받았다. 

UEFA 챔피언스리그에서도 불안한 출발을 하는 등 비판의 목소리가 있었지만, 엔리케의 PSG는 점차 안정을 되찾았고 리그1 1위와 UEFA 챔피언스리그 16강 진출, 여기에 트로페 데 샹피옹 우승으로 2024년 새해를 산뜻하게 출발했다. 



한편, PSG는 이날 경기를 통해 이강인의 경기력과 상품적 가치를 다시 한 번 확인했다.

앞서 루이스 캄포스 PSG 단장은 지난해 11월 소르본 대학 강연에서 "난 이강인 영입을 위해 열심히 일했다. 재무 파트에서 내게 (이강인 영입에) 특정 금액을 초과해선 안 된다고 말했다"며 이강인이 좋은 선수지만 이적료를 펑펑 쓸 만큼의 선수는 아니고, PSG의 유럽축구연맹(UEFA) 파이낸셜페어플레이(FFP) 제약이 있었음을 알린 뒤 "축구적 관점에서 보면, 난 정말 이강인을 좋아한다. 그는 루이스 엔리케 감독이 원했던 선수에 부합한다. 하지만 (이강인 영입이) 아시아 마케팅까지 영향을 미칠 거라고 생각하진 못했다"라고 털어놨다.

이어 "PSG 한국 내 인기 상승은 지난 7월 오픈한 서울 공식 스토어의 상업적 성공으로 측정할 수 있다"며 "한국은 이제 이커머스(e-commerce) 측면에서 PSG의 두 번째로 큰 시장이 됐다"고 덧붙였다. 새해 첫 경기부터 이강인의 경기력에 놀라면서 그의 상업적 가치 활용에도 드라이브를 걸 수 있게 됐다.


사진=PSG, 연합뉴스

김현기 기자 spitfire@xports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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