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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강인 3호골+첫 트로피' PSG, 툴루즈 2-0 완파…슈퍼컵 '최다' 12번째 우승 [트로페 데 샹피옹 리뷰]

기사입력 2024.01.04 06:47 / 기사수정 2024.01.04 08:08



(엑스포츠뉴스 김정현 기자) 이강인(22)이 2023 아시아축구연맹(AFC) 카타르 아시안컵 출전을 앞두고 대한민국 축구 대표팀에게 우승의 기운을 선사했다. 자신의 PSG 입단 후 첫 트로피를 들어 올렸다.

PSG가 4일(한국시간) 프랑스 파리에 있는 파르크 데 프랑스에서 열린 툴루즈와의 2023-2024시즌 트로페 데 샹피옹(프랑스 슈퍼컵) 결승전에서 이강인의 결승 골로 2-0으로 완승을 거두고 우승을 차지했다. 

트로페 데 샹피옹은 지난 1995년 재창설된 대회로 1955년 챌린지 데 샹피옹이란 이름으로 시작했었지만, 1973년을 끝으로 잠시 멈췄다. 그러다 1995년 현재 리그연맹 체제에서 다시 창설돼 현재까지 이어지고 있다. 전 시즌 리그1 우승팀과 쿠프 드 프랑스 우승 팀이 단판 대결로 우승팀을 가린다. 



PSG는 이번 경기 전까지 역대 15번을 출전해 총 11회 우승을 차지했다. 역대 최다 우승을 자랑하는 PSG는 직전 2022-2023시즌도 우승을 차지했다. 툴루즈는 단 한 번 출전해 준우승에 머물렀다. 

이 경기에 앞서 이강인은 오는 13일 시작하는 2023 아시아축구연맹(AFC) 카타르 아시안컵 출전이 예정돼 있다. 

이강인과 하키미는 각각 대한민국과 모로코 축구대표팀 일원으로 1월에 열리는 대륙별 컵대회에 참가할 예정이다. 이강인은 오는 12일 카타르에서 열리는 2023 아시아축구연맹(AFC) 아시안컵에 참가하고, 하키미는 13일에 막을 여는 2024 아프리카 네이션스컵에 참가하기 위해 코트디부아르로 향한다.

두 선수 모두 팀 내 핵심 선수이기에 PSG는 적어도 툴루즈전까지 치르고 대표팀에 합류하길 바랐다. 아직 하키미의 차출 시기는 정해지지 않았지만 PSG의 필사적인 설득 끝에 대한축구협회는 이강인이 툴루즈전 이후 대표팀에 참가하는 걸로 합의했다.

엔리케 감독이 툴루즈전에서 이강인과 함께 하기를 원하면서 PSG는 대한민국 축구대표팀과 합류 일정 조율에 성공했다. 대한민국 해외파 선수들이 오는 2일 대표팀 전지훈련 캠프가 있는 아랍에미리트(UAE) 아부다비에 합류할 계획이지만 이강인은 컵대회까지 치르고 아부다비로 향한다.

새해 첫 경기이자 시즌 첫 트로피를 들어 올릴 수 있는 기회이기에 PSG는 단단히 각오를 굳혔다. 엔리케 감독도 "우리는 시즌의 절반만 마쳤다. 후반기는 매우 흥미진진할 것이며, 타이틀을 획득하려면 더 많이 뛰고 노력해야 한다. 이게 우리의 목표"라며 우승을 정조준했다.

이강인에게도 툴루즈와의 슈퍼컵은 의미 있는 경기이다. 만약 툴루즈전에서 승리해 PSG가 우승에 성공한다면 이강인은 PSG 입단 후 첫 트로피를 들어 올리게 된다.




이강인은 지난 여름 이적시장 때 스페인 라리가 RCD마요르카를 떠나 PSG 유니폼을 입으면서 프랑스 무대에 진출했다. 시즌 초반 부상과 항저우 아시안게임 참가로 출전 시간이 많지 않지만 빠르게 팀에 녹아들면서 PSG 핵심 선수들 중 한 명으로 자리를 잡았다.

겨울 휴식기를 앞두고 이강인은 2023-2024시즌 전반기를 15경기 2골 2도움으로 마무리했다. 리그에서 10경기 1골 2도움을 기록했고, 유럽축구연맹(UEFA) 챔피언스리그에선 5경기에 나와 1골을 넣었다. 메스전에서 90분을 소화하면서 출전시간 총합이 1005분이 됐다.

공격포인트는 많지 않지만 전반기 동안 이강인이 보여준 활약상은 호평을 받았다. 축구 통계매체 '후스코어드'는 올시즌 리그1 전반기 베스트 11을 선정할 때 이강인을 포함시켰다. 개막전부터 17라운드까지 기록한 평점을 평균으로 나눠 포지션별로 점수가 가장 높은 11명을 뽑은 결과 이강인이 왼쪽 공격수로 이름을 올렸다.

엔리케 감독도 평소 이강인을 매우 아끼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지난달 20일 리그 17라운드 메스전을 앞두고 열린 사전 기자회견에서 그는 "이강인은 아마 스페인 라리가를 팔로우하지 않는 사람들에게 조금 생소한 선수일 것"이라면서 "그는 한국의 슈퍼스타다. 우린 이번 여름에 만났지만 그는 우리에게도 중요한 선수다. 그는 좌우 윙, 미드필더, 그리고 여러 포지션을 소화할 수 있다"라며 칭찬했다.

이어 "이강인은 또한 특정 경기에서 펄스 나인으로 플레이할 수 있을 정도로 최고 수준의 테크닉을 갖췄다. 그리고 분명히 수비 능력도 좋다"라며 "그는 팀을 위해 자신을 희생하는 선수고, 어린 선수가 이렇게 뛰어난 자질을 갖췄다는 건 대단한 일이다. 성격도 많이 웃고, 재미있고, 착하다. 정말 모든 걸 다 가졌다"라며 축구는 물론 인격적으로도 훌륭하다고 말했다.

이강인은 믿음 속에 아시안컵 일정을 앞두고 우승의 기운을 대한민국 축구 대표팀에 가져오겠다는 다짐 속에 결승전에 임했다. 이강인은 시원한 승리를 한 뒤, 오는 5일 클린스만호가 있는 아랍에미레이트(UAE) 아부다비로 합류해 완전체를 만들 예정이다. 



PSG는 4-3-3 전형으로 나섰다. 잔루이지 돈나룸마 골키퍼를 비롯해 아슈라프 하키미, 마르퀴뇨스, 말란 슈크르니아르, 뤼카 에르난데스가 수비를 구성했다. 중원은 워렌 자이르-에메리, 비티냐, 이강인이 지켰다. 최전방에 우스망 뎀벨레, 킬리앙 음바페, 브래들리 바르콜라가 공격에 나섰다. 

툴루즈는 4-3-3 전형으로 맞섰다. 기욤 헤스테스 골키퍼를 비롯해 가브리엘 수아소,라스무스 니콜라이센, 무사 디아라, 크리스티앙 마비사 엘레비가 수비를 구성했다. 중원은 크리스티안 카세레스 주니어, 스타인 스피어링스, 빈센트 시에로가 지켰다. 최전방에 세자르 겔라베르트, 아론 된눔, 타이스 달링가가 출격했다. 

경기 시작 3분 만에 이강인이 선제 골을 터뜨렸다. 우측면을 허물고 침투에 성공한 뎀벨레가 곧바로 크로스를 올렸다. 수비진이 허둥대는 사이 이강인이 중앙으로 이동하면서 곧바로 슈팅을 시도해 골망을 흔들었다. 



득점 이후에도 PSG는 양쪽 측면을 활용한 공격으로 툴루즈의 수비를 공략했다. 툴루즈는 최전방 달링가에게 연결이 되지 않으면서 공격 진영에서 볼 소유 시간이 늘어나지 않았다. 

툴루즈는 짧은 시간 기회를 노렸다. 전반 17분 수아소가 된눔과 월패스 이후 돈나룸마와의 일대일 상황에서 간신히 슈팅까지 연결했다. 하지만, 옆그물을 맞았고 돈나룸마의 발에 맞으면서 목 부위에 통증을 느꼈다. 

PSG는 23분엔 왼쪽에서 수비 두 명을 돌파한 이후 바르콜라가 슈팅까지 연결했지만, 수비 굴절에 막혀 유효 슈팅으로 연결하지 못했다. 



PSG는 높은 위치에서 압박 체계를 지키며 툴루즈의 전진 방해에 성공했고 전반 중반 점유율을 8대2로 높게 가져갔다. 유효슈팅은 단 하나도 허용하지 않고 훌륭한 경기 내용을 보였다. 

전반 30분엔 바르콜라가 이강인과 원투 패스를 주고 받으며 왼쪽 측면을 허물었다. 한 차례 패스를 시도했지만, 수비에게 막히며 다시 공을 소유했는데, 바르콜라가 성급하게 슈팅을 시도하면서 골키퍼 정면으로 향했다. 

PSG는 전반 34분 다시 우측을 허물었다. 하키미가 우측면을 허물며 돌파했고 컷백 패스를 내줬다. 이강인이 다시 걸리는 듯 했지만, 아쉽게 패스가 지나갔다. 이어진 비티냐의 얼리 크로스 상황에선 이강인이 박스 안에서 가슴으로 트래핑한 뒤, 과감한 시저스킥을 시도하며 유효슈팅으로 연결해 놀라움을 선사했다. 



툴루즈도 반격했다. 전반 36분 올라온 달링가가 박스 안에서 과감한 오른발 슛을 시도했다. 이것이 돈나룸마의 손을 맞은 뒤, 골포스트를 강타했다. 돈나룸마의 엄청난 반사신경이 PSG의 실점을 막았다. 

툴루즈가 전반 35분 이후 전방압박을 시작하면서 PSG의 빌드업이 차단됐고 점차 툴루즈의 소유시간이 길어졌다. 

하지만 한 번 풀어나온 PSG는 툴루즈를 응징했다. 전반 44분 음바페가 박스 앞에서 공을 받은 뒤, 수비 3명을 달고 돌파를 시도했다. 박스 안으로 전진한 그는 강력한 오른발 슛으로 팀의 두 번쨰 골을 터뜨렸다. 

전반 추가시간은 2분이 주어졌다. 이강인이 시도한 프리킥을 마르퀴뇨스가 헤더로 연결했지만, 밧맞으면서 도움 기록은 무산됐다. 전반은 PSG의 두 골 차 리드로 마무리됐다.



후반엔 툴루즈가 먼저 PSG를 위협했다. 후반 2분 달링가의 감각적인 원투 패스 이후 카세레스 주니어가 오른발 슛을 시도했고 살작 빗나갔다. 

후반 10분 음바페가 얻은 프리킥을 하키미가 강력한 오른발 킥으로 연결했다. 이 킥이 헤스테스 골키퍼가 반응할 새도 없이 골문으로 향했지만, 골포스트를 강타해 아쉬움을 삼켰다. 

툴루즈는 계속 마무리에서 아쉬움을 보였다. 후반 17분 달링가와 카세레스 주니어의 연속된 슈팅이 좋은 슈팅으로 이어지지 못했다. 



후반 18분엔 툴루즈가 PSG를 가둬두고 공격을 시도했다. 박스 안에서 된눔의 발리 슛이 돈나룸마 선방에 막혔고 이후 시에로의 슈팅은 마르퀴뇨스의 좋은 수비에 굴절되고 말았다. 

툴루즈는 겔라베르트와 된눔을 빼고 나탄 스키타, 프랑크 마그리 PSG는 뎀벨레, 바르콜라를 빼고 마르코 아센시오, 랜달 콜로 무아니를 투입해 변화를 줬다. 

후반 26분엔 슈크르니아르가 부상을 당하면서 최근 이적한 베랄두가 투입돼 데뷔전을 치렀다. 툴루즈는 시에로와 마위사 엘레비를 빼고 이브라힘 시소코, 워렌 카만지를 넣었다. 

PSG는 콜로 무아니가 왼쪽 측면으로 들어갔지만, 공격이 잘 이뤄지지 않았다. 툴루즈의 공격 상황이 후반 중반 이후 계속 이어졌다. 



PSG는 수비 집중력을 유지하면서 툴루즈의 공격을 막아냈다. 툴루즈는 후반 추가시간 46분 코너킥 상황에서 가까운 쪽 포스트에서 나온 달링가의 헤더를 돈나룸마가 동물적인 선방으로 인해 놓치고 말았다. 

툴루즈는 1분 뒤에 다시 카세레스의 위력적인 중거리 슛이 터졌지만, 이 역시 돈나룸마가 몸을 던져 선방했다. 막판 수비 집중력이 돋보이며 PSG는 역대 열두 번째 트로페 데 샹피옹 우승에 성공했다. 

이강인은 경기 뒤 최우수선수에 해당하는 MOM(맨 오브 더 매치)을 수상했다.

축구통계매체 '풋몹'에 따르면 이강인은 이날 1골과 기회 창출 1회, 빅찬스 1회, 유효슈팅 2회, 드리블 2회 성공, 코너킥 4회 등 다양한 공격 지표를 기록했다. 평점은 8.3점으로 미드필더 가운데 가장 높았다. 추가골을 넣은 음바페와 선방쇼를 펼친 돈나룸마가 8.4점이었고 아슈라프 하키미가 8.8점으로 가장 높았다.

이강인은 MOM을 받은 뒤 중계사와 인터뷰에서 스페인어로 "경기 전부터 이기려고 노력했다. 승리에 기쁘고 즐기고 싶다"며 소감을 전했다. 최근 좋은 컨디션에 대해서는 "항상 팀을 도우려고 하고 열심히 훈련하려고 노력한다"며 "좋은 선수들로부터 배우려고 노력한다. PSG에 있어 너무 좋다"고 설명했다.

◆ 이강인 두 번째 트로피...이제 시선은 아시안컵으로!

PSG는 툴루즈를 제압하며 역대 최다인 열두 번째 트로페 데 샹피옹 우승을 차지했다. 1995, 1998, 2013, 2014, 2015, 2016, 2017, 2018, 2019, 2020, 2022년 우승에 이은 대기록이다. 

이강인도 이날 풀타임 활약하며 선제 결승 골을 터뜨리고 공격 진영에서 활발히 공 소유와 연계를 이어가며 동료들과 훌륭한 호흡을 보였다. 

이강인은 풀타임을 소화하면서 1골과 슈팅 2개, 기회 창출 1회, 패스 성공률 96%(47/49), 상대 박스 안 터치 2회, 드리블 성공률 100%(2/2), 롱패스 성공률 67%(2/3), 지상 볼 경합 성공 57%(4/7)를 기록하며 공수에 걸쳐 많은 활약을 선보였다. 



이강인은 클럽 레벨에서 지난 2018-2019시즌 발렌시아 소속으로 차지한 코파 델 레이 우승 이후 5년 만에 트로피를 들어 올리며 두 번째 우승의 기쁨을 누렸다. 

이강인은 경기 후 중계사인 프라임 비디오 스포츠 프랑스와의 플래시 인터뷰를 통해 "우리는 이 트로피를 따기 위한 열망이 있었다. 난 항상 팀을 도우려고 한다. 난 열심히 노력했다."라며 "세계 최고의 선수들과 함게 뛴 것이 많은 도움이 됐다. 그들로부터 배우려고 노력하고 있다. 그리고 이곳에 와서 정말 행복하다"고 소감을 말했다.

이강인은 처음 출전한 트로페 데 샹피옹에서 주인공인 맨 오브 더 매치(MOM)에 선정됐다. 그는 인터뷰 직후 이날 매치볼에 사인을 했고 경기를 주최한 프랑스축구연맹(LFP)이 선정한 공식 MOM 트로피를 받고 기념 사진을 촬영했다. 그는 지난 시즌 리오넬 메시(인터 마이애미)에 이은 대회 MOM으로 역사의 주인공이 됐다. 

프랑스 무대 이적 후 첫 트로피를 들어 올린 이강인은 이제 카타르에서 다시 트로피 도전에 나선다. 이번엔 메이저 대회인 아시안컵 우승이다. 



PSG는 경기 리뷰를 통해 이강인의 득점이 걸작이었다고 소개했다. 구단은 "이강인이 첫 골의 주인공이었다. 그는 왼쪽 미드필더로 출전했다. 그는 비티냐의 전환 패스 이후 뎀벨레의 크로스로 이어진 유려한 축구의 훌륭한 조각의 마침표였다. 엄청난 걸작(A masterpiece)"이라고 표현했다. 

더불어 PSG는 루이스 엔리케 감독 부임 이후 첫 트로피를 들어 올렸다. 이번 시즌 PSG 지휘봉을 잡은 엔리케 감독은 4-3-3, 4-4-2, 4-2-4, 3-3-3-1 등 다양한 전형 실험을 하며 시즌 초반 기복 있는 경기력으로 비판을 받았다. 

UEFA 챔피언스리그에서도 불안한 출발을 하는 등 비판의 목소리가 있었지만, 엔리케의 PSG는 점차 안정을 되찾았고 리그1 1위와 UEFA 챔피언스리그 16강 진출, 여기에 트로페 데 샹피옹 우승으로 2024년 새해를 산뜻하게 출발했다. 

엔리케 감독은 이번 시즌 이강인의 든든한 후원자를 자처하고 있다. FC바르셀로나에서 유러피언 트레블(UEFA 챔피언스리그·라리가·코파델레이를 한 시즌에 모두 우승하는 것)을 일궈내면서 명장 대열에 올라선 엔리케 감독은 지난 8월 부산에서 열린 PSG 한국 투어 전북 현대와의 맞대결 앞두고 이강인을 처음 언급했다.



당시 이강인은 한 달여 전 프리시즌 첫 경기 르 아브르전에서 허벅지 부상을 입어 쉬다가 전북전 앞두고 출전이 유력한 상태였다.

엔리케 감독은 그 때부터 이강인의 멀티 플레이어 자질을 알고 있었고 스페인 활약상과 스페인어에 능통하다는 점에 대해서도 긍정적으로 평가했다.

그는 "이강인이 스페인에서 오랜 기간 생활했기 때문에 잘 알고 있다. 마요르카에서 마지막 시즌에 굉장히 많은 발전을 했다고 생각한다. 훈련을 봤을 때 완성형의 선수고, 기숙이 좋고 육체적으로도 굉장히 뛰어나다고 생각한다"며 "보는 즐거움을 주는 선수다. 중앙, 측면 가리지 않고 모든 부분에서 경기장에서 잘 뛸 수 있다고 생각한다. 이강인을 데리고 있는 것에 대해서 굉장히 만족스럽다"고 평가했다.

엔리케 감독은 특히 2022 항저우 아시안게임에서 금메달을 목에 걸어 병역 특례를 받는 등 이강인이 스스로 PSG에서 롱런할 수 있는 길을 열어젖힌 뒤 이강인에 대한 평가가 끝났다는 듯 호평을 적지 않게 언론에 퍼붓고 있다.

엔리케 감독이 정규시즌 들어 이강인에 대해 구체적인 평가를 한 것은 그가 아시안게임 금메달에 이어 10월 A매치 2경기에서 3골을 폭발시킨 직후였다. 지난 10월22일 스트라스부르와의 홈 경기를 앞두고 한 달간 PSG를 비웠다가 돌아온 이강인 활용법을 묻는 취재진 질문에 엔리케 감독은 "우리와 함께한 이래로 이강인은 이미 그의 수준을 증명해 왔다. 국가대표팀 활약을 포함해서 그렇다"며 "우리를 위해서도 그렇고 우리 시스템 아래서도 그렇고 그는 미드필더로 크는 게 우선이다. 하지만 윙어로도 뛸 수 있고, 가짜 9번이나 섀도우 스트라이커로도 활약할 수 있다"고 했다.

그는 이어 "이강인은 마무리(골)와 마지막 패스에 재능을 가지고 있어 아주 흥미로운 선수"라고 한 번 더 칭찬했다.

실제 엔리케 감독 체제 아래서 이강인은 아직 경쟁을 더 해야 하는 선수로 시즌 초 분류됐고 이는 지금도 유효하다. 이강인은 PSG 이적 뒤 리그1 개막 1~2라운드 경기에서 출전 시간을 제한받았다. 지난 8월13일 로리앙과의 리그1 개막전에서 선발 출전, 후반 35분에 교체아웃된 이강인은 이어진 2라운드 툴루즈전에선 후반 5분 그라운드를 빠져나갔다.

이강인은 툴루즈전에서 경고 한 장을 받았는데 엔리케 감독은 이강인이 50분을 뛰자 기다렸다는 듯 팀과의 불화를 마치고 2라운드 앞둔 상태에서 훈련장으로 돌아온 간판 스타 킬리안 음바페를 바로 집어넣었다. 

하지만 엔리케 감독이 이강인을 뒤로 제쳐놓은 것은 아니었다. 프리시즌 훈련과 친선 경기, 리그1 1~2라운드를 통해 이강인 활용법을 어느 정도 그려놓았던 것이다.



그런 엔리케 감독은 11월 들어 이강인을 본격적으로 칭찬하기 시작한다. 이강인은 지난달 4일 열린 몽펠리에와의 홈 경기에서 전반 10분 만에 프랑스 리그1 데뷔골을 폭발시키며 PSG 3-0 완승을 이끌었다. 이강인이 결승포 주인공이 된 날이었다.

엔리케 감독은 그의 첫 골을 축하하면서 많은 찬사를 남겼는데 특히 그의 간절함에 박수를 아끼지 않았다. 엔리케 감독은 경기 직후 "이강인은 완벽한 선수다. 작지만 전방, 후방, 안쪽, 측면, 수비, 골까지 넣을 수 있는 완벽한 선수"라며 그의 다양한 쓰임새에 감탄한 뒤 "PSG에 있어 '빅 영입'이다. 계약했을 때부터 우리는 이강인의 잠재력을 알았다. 여전히 발전해야 할 부분이 많지만 잘 뛰고 있다"고 극찬했다.

엔리케 감독은 특히 몽펠리에전에서 나타난 이강인의 간절함을 높이 샀다. 엔리케 감독은 "이강인은 압박을 받을 때 공을 잃지 않는다. 좋은 결정을 내리고 오늘처럼 골을 넣는다"며 "그리고 그는 배가 고프다. 배고픔은 선수로서 발전에 정말 중요한 요소다. 그는 우리 스쿼드에서 그러한 특성을 지닌 또 다른 좋은 선수"라고 했다.

그는 이어 "매우 행복하다. 모든 게 좋았고, 좋은 결과도 얻었다. 모든 골이 좋았다. 훌륭한 팀을 이긴 훌륭한 밤이었다"라며 "우리는 항상 노력하고 있다. 선수들 경기력에도 기쁘다"고 이강인의 쏘아올린 결승포와 이어진 연속골 등으로 행복함을 숨기지 않았다.



지난 11월 12일 랭스와의 원정 경기를 마친 뒤에도 엔리케 감독은 이강인의 멀티 플레이 능력에 감탄하며 칭찬을 쏟아냈다. PSG는 해당 경기에서 음바페의 해트트릭을 앞세워 3-0 완승을 챙겼다. 이강인은 좋은 평점을 받지 못했으나 엔리케 감독의 생각은 달랐다.

엔리케 감독은 "좋은 선수들은 한 포지션 이상을 소화할 수 있다. 이강인은 그런 능력이 뛰어나다"며 "이강인은 이미 훈련할 때도 날 놀라게 한 선수다. 공을 거의 빼앗기지 않는다. 감독 입장에서도 이강인 같은 선수를 활용할 수 있다는 건 행운"이라며 이강인이 굉장히 기술적인 선수라는 점을 강조했다.

이강인은 엔리케 감독의 믿음 속에 PSG에서도 핵심 공격 자원으로 발돋움했다. 그는 이에 대표팀 소집도 미루고 팀의 올 시즌 첫 우승 트로피를 함께 들어 올리며 감독의 믿음에 화답했다. 

이강인은 이제 경기 다음날 오전, 곧바로 대표팀에 합류해 생생한 우승의 기운을 대표팀 동료들에게 전달한다. 그는 대한민국에 64년 간 없었던 아시안컵 우승이라는 대업을 위한 여정에 합류해 새해 두 번째 우승에 도전한다. 



클린스만호는 현지시간으로 내년 1월 12일 개막하는 2023 카타르 아시안컵을 앞두고 있다. 아시안컵은 국제축구연맹(FIFA) 규정상 의무 차출 대회다. 대회 첫 경기 2주 전부터 소집할 수 있다. 클린스만 감독은 이 규정에 맞춰 선수들을 불러 모아 담금질하기로 했다.

우선 대표팀 주장이자 간판 공격수인 손흥민은 오는 31일 오후 11시에 열리는 2023/24시즌 프리미어리그 20라운드 본머스와 홈경기를 치른 뒤 대표팀으로 향한다. 영국 언론에 따르면 토트넘은 손흥민이 1월 6일 개최되는 번리와의 FA컵 3라운드까지 뛰고 가길 원했으나 클린스만 감독은 규정을 고수했다. 대한축구협회도 손흥민 차출 문제에 대해 "토트넘에서 뛰었던 클린스만 감독이 직접 소통하고 있다"며 자신감을 내비친 바 있다.



손흥민과 함께 프리미어리그에서 한국인 한 시즌 10골 위업을 동반 달성한 황희찬(울버햄프턴 원더러스)은 31일 0시에 열리는 에버턴전까지 소화한 후 발걸음을 옮길 예정이다. 황희찬은 직전 경기인 28일 브렌트퍼드전에서 멀티골을 넣고 허리를 다쳤으나 단순한 근육 경련이라 아시안컵 참가에 문제가 없는 것으로 드러났다.

다만 이강인은 1월 4일 툴루즈와의 트로페 데 샹피옹(슈퍼컵) 경기까지 책임진 뒤 마지막으로 클린스만호에 합류할 계획이다. 클린스만 감독은 우승에 대한 이강인의 열망을 고려해 며칠 더 늦게 합류하는 것을 허락했다. 트로피를 들어올린 후 그 기분을 아시안컵까지 이어가는 게 좋다고 판단한 것으로 보인다.

클린스만호는 1월 2일 아부다비로 떠나 마지막 담금질에 돌입한다. 나흘 뒤인 6일 이라크전에서 최종 점검을 실시한 뒤 10일 카타르로 이동한다. 이강인은 이날 경기를 마친 뒤, 다음 날 비행기에 올라 대표팀이 있는 아부다비에 현지시간 5일 오전 도착할 예정이다. 

아시안컵 조별리그 E조에 속한 한국은 바레인(1월 15일), 요르단(20일), 말레이시아(25일)와 차례로 맞붙는다. 대회 목표는 단연 우승이다. 1956년 초대 대회, 1960년 제2회 대회 우승 후 64년 만의 정상 정복을 정조준한다.

◆이강인 2023/24시즌 PSG 출전 일지

2023년 8월12일 리그1 PSG 0-0 로리앙 : 선발 투입 82분 출전

2023년 8월19일 리그1 툴루즈 1-1 PSG : 선발 투입 50분 출전

2023년 9월19일 UEFA 챔피언스리그 PSG 2-0 보루시아 도르트문트 2-0 : 후반 34분 교체투입 11분 출전

2023년 10월21일 리그1 PSG 3-0 스트라스부르 : 90분 풀타임

2023년 10월25일 UEFA 챔피언스리그 PSG 3-0 AC 밀란 : 후반 25분 교체투입 20분 출전 : 1골

2023년 10월29일 리그1 브레스트 2-3 PSG : 선발 투입 73분 출전 : 1도움

2023년 11월3일 리그1 PSG 3-0 몽펠리에 : 선발 투입 61분 출전 : 1골

2023년 11월7일 UEFA 챔피언스리그 AC 밀란 2-1 PSG : 후반 15분 투입

2023년 11월11일 리그1 랭스 0-1 PSG : 선발 투입 76분 출전

2023년 11월28일 UEFA 챔피언스리그 PSG 1-1 뉴캐슬 유나이티드 : 선발 투입 81분 출전

2023년 12월3일 리그1 : 르 아브르 0-2 PSG : 90분 풀타임

2023년 12월9일 리그1 : PSG 2-1 낭트 : 90분 풀타임

2023년 12월13일 UEFA 챔피언스리그 보루시아 도르트문트 1-1 PSG : 선발 투입 68분 출전

2023년 12월17일 리그1 : 릴 1-1 PSG : 90분 풀타임

2023년 12월20일 리그1 : PSG 3-1 메스 : 선발 투입 후반 추가시간 교체아웃 : 1도움

2024년 1월3일 트로피 데 샹페옹 : PSG 2-0 툴루스 : 90분 풀타임 : 1골


사진=Reuters,AP,EPA,AFP/연합뉴스, 엑스포츠뉴스DB, PSG, 툴루즈

김정현 기자 sbjhk8031@xports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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