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디애슬레틱 "김하성 잡으려면 1억 달러 이상 필요…트레이드 신중 추진해야"

기사입력 2024.01.02 12:10 / 기사수정 2024.01.02 12:52



(엑스포츠뉴스 유준상 기자) '어썸킴' 김하성이 2024년에도 샌디에이고 파드리스 유니폼을 입고 그라운드를 누빌까.

미국 스포츠 전문 매체 '디애슬레틱'은 2일(이하 한국시간) 샌디에이고의 로스터를 살펴보는 시간을 가지면서 오늘 시즌이 개막한다면 26인 로스터에 포함될 선수가 누구일지에 대해 분석했다. 당연히 주전 내야수 김하성도 명단에 이름을 올렸다.

KBO리그, 국제무대를 통해 능력을 검증받은 김하성은 샌디에이고와 4+1년 총액 3900만 달러(4년 보장 2800만 달러)에 계약을 맺으면서 메이저리그에 입성했다.

과정은 험난했다. 김하성은 빅리그 데뷔 첫 시즌이었던 2021년 117경기 267타수 54안타 타율 0.202 8홈런 34타점 6도루 OPS 0.622로 다소 부침을 겪었다. 2022년에는 비교적 많은 경기에 나섰으나 여전히 어려움을 겪었다. 시즌 최종 성적은 150경기 517타수 130안타 타율 0.251 11홈런 51타점 12도루 OPS 0.708.

지난해도 출발이 매끄럽진 않았다. 김하성은 정규시즌 개막을 앞두고 월드베이스볼클래식(WBC)에 참가하며 정신없는 하루를 보냈고, 대회 이후 곧바로 소속팀으로 돌아가 새 시즌을 맞이했다. 4월 한 달간 1할대 타율에 머무르는 등 부진에 시달렸다.



하지만 김하성은 5월 들어 타격감을 서서히 끌어올렸고, 모두의 우려를 불식시키면서 정상 궤도에 진입했다. 7월 한 달 성적만 놓고 보면 89타수 30안타 타율 0.337 9타점으로, 홈런이 무려 5개에 달했다. 결국 김하성은 152경기 538타수 140안타 타율 0.260 17홈런 60타점 OPS 0.749를 기록, 2년 연속 두 자릿수 홈런 및 도루로 '커리어 하이'를 달성했다.

김하성은 수비에서도 활약했다. 자신의 주포지션인 2루수(106경기 856⅔이닝)뿐만 아니라 3루수(32경기 253⅓이닝)와 유격수(20경기 153⅓이닝)도 완벽하게 소화하며 쟁쟁한 선수들과 어깨를 나란히 하게 됐다. 특히 넓은 수비 범위와 안정적인 포구 능력을 선보이며 팬들의 관심을 사로잡았고, 코칭스태프의 신뢰를 한몸에 받았다.

연일 맹활약을 펼친 김하성을 향한 현지 매체의 관심도 뜨거웠다. 지난 시즌 후반 최고의 메이저리그 공식 홈페이지 MLB.com(MLB닷컴)이 소개한 최고의 2루수에 대한 기사에서 "김하성은 팀 내에서 가장 가치 있는 선수로, 견고한 수비를 보여주고 있다. 타율·출루율·장타율·OPS·홈런 부문에서 커리어 하이를 달성했다"고 김하성의 시즌 활약상을 집중 조명했다.

김하성은 지난해 9월 미국 야구 전문 잡지 '베이스볼 아메리카(BA)'가 감독, 스카우트, 관계자 등을 대상으로 실시한 설문조사에서 니코 호너(시카고 컵스), 아지 알비스(애틀랜타 브레이브스) 등을 제치고 내셔널리그 최고의 2루수 수비 부문 1위에 올랐다. 메이저리그의 '전문가 집단'이 김하성의 잠재력과 능력을 인정했다는 점에서 그 의미가 더 컸다. 




김하성은 그 덕에 데뷔 첫 골드글러브를 수상했다. 내셔널리그 2루수 및 유틸리티 부문 최종 후보에 이름을 올렸던 김하성은 무키 베츠(LA 다저스), 토미 에드먼(세인트루이스 카디널스)을 제치고 내셔널리그 유틸리티 부문을 수상했다. 아시아 지역 출신의 내야수가 골드글러브를 받은 건 김하성이 처음이다.

공격과 수비를 함께 평가하는 KBO리그의 골든글러브와 달리 미국의 골드글러브는 포지션별로 최고의 수비를 선보인 선수들에게 돌아가는 상이다. 각 구단 코칭스태프 투표와 미국야구연구협회(SABR)가 제공하는 수비 지표를 각각 75%, 25% 반영한다. 그만큼 현장의 평가가 차지하는 비중이 크다.

2011년 이후 골드글러브 최종 후보에 오른 아시아 출신 선수는 구로다 히로키(2011년), 추신수(2012년), 다나카 마사히로(2018년), 마에다 켄타와 아키야마 쇼고(이상 2020년), 김하성(2022~2023년)에 불과하다. 아시아 출신 선수가 골드글러브 최종 후보에 선정되는 것만으로도 대단한 일이라는 평가가 많았다.

한국인 선수로 골드글러브를 수상한 것도, 아시아 출신 내야수가 골드글러브를 받은 것도 올해 김하성이 처음이라는 점에서 의미가 남다르다. '아시아 출신 외야수'까지 범위를 넓히더라도 2001년부터 10년 연속으로 골드글러브를 수상한 외야수 스즈키 이치로 이후 이번이 두 번째다.

메이저리그 공식 홈페이지 MLB.com의 샌디에이고 담당 기자 AJ 카사벨은 "김하성은 어디서 뛰든 항상 '엘리트' 수비수였다. 아시아 내야수 최초의 골드글러브라는 게 놀랍기도 하면서 한편으로는 놀라운 일은 아니다. 유일한 질문은 '그가 어느 포지션에서 뛸 것인가'에 대한 부분이었다. 잰더 보가츠의 등장과 함께 김하성은 2루로 밀려났지만, 보가츠와 매니 마차도가 다쳤을 때 유격수, 3루수로도 뛰었다"고 치켜세웠다.



이런 김하성이 올겨울 트레이드 후보로 떠오른 건 열악한 구단 재정 상황 때문이다. 샌디에이고는 지난해 지역 중계방송사가 파산한 여파로 재정에 큰 타격을 받았고, 지난 9월 선수단 연봉 지급을 위해 5000만 달러(약 652억원)를 대출받은 사실이 뒤늦게 전해지면서 팀 안팎에서 우려의 목소리가 커졌다.

재정난은 현실이 됐다. 샌디에이고는 지난달 7일 뉴욕 양키스와의 트레이드를 통해 주전 외야수 후안 소토와 트렌트 그리샴을 떠나보냈고, 그 대가로 우완투수 마이클 킹, 자니 브리토, 유망주인 우완투수 드류 소프와 랜디 바스케스, 포수 카일 히가시오카를 받았다. 또한 세스 루고, 마이클 와카(이상 캔자스시티 로열스) 등이 팀을 떠났다.

몸집을 줄이려는 샌디에이고의 움직임은 끝나지 않았다. 김하성도 트레이드 후보로 떠올랐다.

샌디에이고 구단 소식을 다루는 매체인 '프라이어스 온 베이스'는 "김하성은 지난해 샌디에이고에서 크게 성장해 수준급 수비력을 발휘했다. 내년엔 비교적 저렴한 연봉 700만 달러를 받는다. 올해 보여준 퍼포먼스를 고려하면 트레이드로 영입할 만한 가치는 충분하다"고 평가했다.

이어 매체는 "베테랑 유격수 브랜든 크로포드가 은퇴를 앞둔 가운데 샌프란시스코는 새로운 유격수를 찾고 있다. 김하성에게 가장 적합한 팀으로 보인다"고 구체적으로 팀까지 언급했다. 샌프란시스코뿐만 아니라 보스턴 레드삭스, 디트로이트 타이거즈, 토론토 블루제이스, 뉴욕 메츠 등도 잠재적인 영입 후보로 거론됐다.

샌프란시스코 지역 언론 '샌프란시스코 크로니클'은 "샌프란시스코가 유격수 영입을 위한 트레이드를 고려 중으로, 포수 유망주 조이 바트와 젊은 투수 1~2명, 팀의 외야수 중 한 명이 트레이드될 수 있다"고 전했다.

그러면서 "샌프란시스코가 이들의 대가로 샌디에이고 파드리스의 김하성과 같은 선수를 받아올 수 있고, 윌리 아다메스(밀워키 브루어스)도 또 다른 영입 후보"라고 보도했다. 김하성의 이름이 직접 언급됐다는 점이 눈길을 끌었다.



다만 '디애슬레틱'은 구단이 김하성의 트레이드에 대해 신중한 자세를 취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매체는 "김하성을 트레이드하면 많은 돈을 받을 수 있지만, 신중하게 (트레이드를) 추진해야 한다"면서 "올해로 계약이 만료되는 김하성을 잡기 위해서 1억 달러 이상의 돈을 지불해야 할 것"이라고 전했다.

이어 매체는 "팬들에게 인기가 많은 김하성이 올 시즌 큰 활약을 펼칠 수 있지만, (함께 트레이드 후보로 거론되는) 김하성과 제이크 크로넨워스가 모두 팀에 남게 되면 샌디에이고의 로스터가 불안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주전 3루수 매니 마차도가 완벽하게 몸 상태를 끌어올릴 수 있을지가 변수다. 그런 상황 속에서 여러 포지션을 소화한 김하성이 대안이 될 수 있다는 게 디애슬레틱의 예상이다. 김하성은 지난 세 시즌 동안 유격수(186경기 1501⅓이닝)로 가장 많은 시간을 보내긴 했지만, 2루수(127경기 1004⅔이닝)와 3루수(79경기 590⅓이닝)로도 안정적인 수비를 보여줬다.

디애슬레틱은 "마차도가 개막전에 맞춰서 수비를 소화할 준비가 안 될 수도 있는데, 마침 김하성은 3루수로 나선 경험이 있다. 그러면 샌디에이고는 마차도를 지명타자로 기용할 수 있다"고 했다.



한편 디애슬레틱은 샌디에이고가 '바람의 손자' 이정후(샌프란시스코 자이언츠)를 놓친 것을 언급하기도 했다. 소토와 그리샴의 이적 등으로 외야진 보강이 필요했던 샌디에이고는 뉴욕 메츠, 샌프란시스코와 더불어 이정후 영입전에 뛰어들었으나 소득 없이 물러나야 했다.

디애슬레틱은 "모든 면에서 팀에 잘 어울릴 수 있는 이정후를 잡지 못한 것에 대해 상당히 아쉬움을 느낄 수밖에 없다"고 지적했다.

사진=엑스포츠뉴스 DB, AP, AFP/연합뉴스

유준상 기자 junsang98@xports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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