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사최종편집일 2024-05-05 21:5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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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인' 황진영 작가 "남궁민에 경의를, 안은진은 '우리 길채'" [엑's 인터뷰①]

기사입력 2023.12.11 08:00 / 기사수정 2023.12.11 11:56



(엑스포츠뉴스 김현정 기자) MBC 드라마 ‘연인’의 극본을 쓴 황진영 작가는 “오래 함께했던 ‘연인’을 보내기가 아쉬웠는데 기사로 다시 돌아보게 돼 아쉬움이 달래지는 기분”이라며 소회를 밝혔다.

황진영 작가는 “만드는 과정은 쉽지 않았고, 가끔 이런 스트레스는 감당하기 힘들 정도로 버거운 적도 있었지만, 그 순간조차 ‘연인’을 쓰고 만드는 지금이 제 인생에 가장 행복한 시간임을 알고 있었다”라며 작품에 애정을 드러냈다.  

황 작가는 “첫 대본 리딩 때, ‘연인’을 선택한 모든 분들이 뿌듯한 결실을 거두었으면 좋겠다고 말씀드렸는데, 넘치는 시청자분들의 사랑으로 그 소망이 이루어진 듯해서 작가로서 감사한 마음”이라며 애청자에게 고마워했다.




다음은 황진영 작가의 일문일답

① ‘연인’ 종영 소감 부탁드립니다.

먼저 종방연을 마치고 돌아온 날 새벽, 얼굴을 다치는 사고를 당해, 서면 인터뷰로 대체하게 된 점 양해 부탁드립니다. 그럼에도 다양한 질문을 해주시고 관심을 보여주셔서 무척 기쁩니다. 

저와 오래 함께 했던 '연인'을 보내기가 아쉬웠는데, 이렇게 기사로 다시 돌아보게 되어 아쉬움이 달래지는 기분입니다. 

만드는 과정은 쉽지 않았고, 가끔 이런 스트레스는 감당하기 힘들 정도로 버거운 적도 있었지만, 그 순간조차 '연인'을 쓰고 만드는 지금이 제 인생에 가장 행복한 시간임을 알고 있었습니다.  

첫 대본 리딩 때, '연인'을 선택한 모든 분들이 뿌듯한 결실을 거두었으면 좋겠다고 말씀드렸는데, 넘치는 시청자분들의 사랑으로 그 소망이 이루어진 듯 해서 작가로서 감사한 마음입니다. 



② 작가님이 대본에 표현한 각 캐릭터가 배우를 통해 얼마만큼 잘 표현됐다고 생각하는지 궁금합니다.

남궁민 - 남궁민님이 그려주신 이장현이 수많은 여심을 울렸습니다. <연인>의 지독한 순정이 돋보일 수 있었던 것은 남궁민 배우님만의 매력에 빚진 바가 큽니다. 길채에 대한 장현의 사랑이 아름답게 전달되었고, 덕분에 애절하면서도 절대적인 사랑이 돋보일 수 있었습니다. 촬영 내내 보여주신 집요함과 열정에 경의를 표합니다. 

안은진 - 안은진님의 연기는 조금 과격하게 ‘괴력’이라는 표현이 어울리지 않을까, 생각합니다. 1년간 이어진 고된 사극 현장에서 단 한 순간도 집중력을 놓지 않고 마지막까지 희노애락이 펄펄 살아있는, 수십 가지 표정으로 울고 웃는 길채를 완성시켜 주셨습니다. 그렇게 현장 스텝부터, 제작진, 시청자 모두에게 길채는 그냥 길채가 아니라 ‘우리 길채’가 되었습니다. 



이학주 – 입체적인 연기로 병자호란 이후, 혼란했던 조선 지식인의 모습을 표현해주셨습니다. 드라마 전체 흐름을 이해하고, 그 속에서 남연준의 위치를 정확히 캐치하고 연기해주셨습니다. 이학주님의 명철한 캐릭터 해석과 연기 덕분에 심지가 곧으면서도 유약했던, 모순된 그 시대 유자들의 모습이 잘 그려진 것 같아 감사드립니다. 

이다인 – 모든 순간 진심을 담아 연기해주셨습니다. 길채의 친구로서 길채를 사랑하고 의지하고 염려하는 연기는 길채를 안타까워하는 수많은 시청자의 마음을 대변해주었습니다. 특히 길채가 죽었을 것이라며 망연해하던 장면에선 은애의 고통이 전달되어 덩달아 마음이 아파졌습니다. 심지가 굳은 은애의 캐릭터를 이다인 배우님만의 아우라로 풀어주셨습니다. 

김종태 – 작가를 자유롭게 해주시는 배우였습니다. 어떤 씬, 어떤 대사도 김종태 배우님이라면 다 소화해주신다는 믿음으로 인조에 대해선 매번 행복하게 작업할 수 있었습니다. 인조는 여러 번의 변곡점을 거쳐 마음이 파괴되어 완전한 악인에 이르는데, 그 과정을 매번 다른 눈빛, 다른 표정으로 서서히 달아오르도록, 그래서 악인임에도 그 마음을 들여다 보고 싶도록 연기해주셨습니다. 김종태 배우님의 치열한 고민을 느낄 수 있었고, 악인조차도 압도적인 연기를 선보이면 사랑받는다는 사실을 새삼 깨닫게 되었습니다. 



이청아 – 치열하게 고민하고 연구하며 각화 캐릭터를 쌓아주셨습니다. 캐릭터에 대한 대화를 나누며, 각화에 대한 애정과 열의를 느낄 수 있었습니다. 그렇게 때로는 서늘하고 맹렬하게, 때로는 안쓰럽고 애절한 모습으로 시청자와 만났습니다. 이청아님의 열정 덕분에 우아하고 강렬한 각화가 완성되었습니다. 

문성근 – 후반부를 견인할 가장 중요한 캐릭터였고, 장철을 통해 주요한 대사들이 길게 이어져야 했는데, 문성근 배우님이 장철로 분하여 완벽하게 연기해주셨습니다. 장철에 관해 많은 고민과 아이디어를 가지고 계셨고 그 모든 고민이 장철이라는 캐릭터에 정확하게 가 닿았습니다. 문성근 배우님이 아니었다면 장철의 무게감이 살아날 수 없었습니다. 특히 일그러지는 장철의 마지막을 오히려 즐겨주시는 모습에서 대배우만의 멋이 느껴졌습니다. 깊은 존경과 감사의 마음을 전합니다. 

최무성 – 양천은 무척이나 아끼던 캐릭터였기에 어떤 배우님을 모실수 있을까, 고대했었는데 최무성 배우님이 출연을 결정해주셨다는 소식에 덩실거렸던 기억이 납니다. 구양천은 사나이 중의 사나이로, 품에 날아든 장현과 량음을 거두어 줄 뿐 아니라, 뒤축이 잘리고도 버려진 고아들을 품어주는 그릇이 크고 너른 캐릭터입니다. 큰 산 같은 아우라를 지니신 최무성 배우님이 양천을 연기해주셨기에 구양천이 생동감 있게 살아날 수 있었습니다. 
 
김준원 –  지적인 면모를 지닌 홍타이지를 기다리고 있었습니다. 그렇게 김준원 배우님을 모셨고, 지적이면서도 카리스마를 겸비한 청나라 황제 홍타이지를 박력있게 연기해주셨습니다. 특히 모든 대사가 만주어로 그 과정이 고되었을텐데도, 여유롭게 홍타이지를 연기해주신 점이 인상적이었습니다. 머릿속에 그리던 완벽한 홍타이지었기에 혹시 지문에 썼는지 확인해 본 적도 있었는데, 배우의 연기를 설명한 아무 지문이 없음을 알고 배우님의 연기력과 해석력에 경탄했습니다. 



최영우 – 용골대는 무시무시한 적장이면서 돈을 밝히는 타락한 정치인인가 싶다가, 다른 한편으론 정치에 대해서도 견해가 있는 복합적인 인물입니다. 특히 최영우 배우만의 인간적인 매력이 용골대를 왠지 정이 가는 오랑캐 적장으로 만들어준 점은 작가로서 신기하기도 하고 재미있기도 했습니다. 

권소현 – <연인>의 시작을 강타해주신 씬 스틸러였습니다. 방두네의 활약이 없었다면 패배한 전쟁 병자호란 이야기가 훨씬 더 무겁게 그려졌을 것입니다. 후반부 스토리 진행상 분량이 줄어들자 방두네를 내놓으라는 원성도 많이 들었습니다. 예전 <미쓰백>에서 권소현 배우님을 인상 깊게 봤었기에 그 때와는 너무도 다른 캐릭터인 방두네를 이리도 천연스럽게 연기하시는 것을 보고 타고난 연기자시구나 감탄했습니다. 

박강섭 – 박강섭 배우를 구잠으로 모시고 구잠과 종종이의 멜로를 쌓으며 무척 기대가 컸습니다. 기대대로 장현에겐 깐족대던 구잠이 종종이에게만은 상남자의 매력을 뿜어주셔서 무척 기뻤습니다. 박강섭 배우님만의 호쾌하고, 의젓한 에너지가 구잠을 더욱 믿음직스럽고 사랑스럽게 만들어주었습니다. 슬픈 이야기가 많았던 <연인>에 구잠이 큰 활력을 채워주었습니다. 

박정연 – 제 마음속, 종종이의 명대사 명장면이 무척 많습니다. 심지어 종종이의 표정 연기에 감탄해 따로 캡쳐해 보관한 사진도 있습니다. 대단한 몰입력을 지닌 신인 연기자 박정연님이 우리의 종종이가 되어주었다니 우리 <연인>의 홍복입니다. 박정연 배우님이 진짜 종종이가 되어주셨기에 길채와의 우정도, 포로 시절의 고단함도, 피난 길의 고초도 살아났습니다. 

김윤우 – 만주어부터, 액션, 멜로씬에 이르기까지 다양한 도전을 성공적으로 해냈습니다. 또렷한 발음이 돋보였고, 신인에겐 버거웠을 격정적인 감성 연기도 정확하고 아름답게 표현해주었습니다. 타고난 재능인 줄 알았으나 피땀 흘린 노력을 기울였다고 하니, 앞으로가 더욱 기대되는 배우입니다. 량음 캐릭터가 생명력을 얻은 것은 김윤우 배우의 신인답지 않은 걸출한 연기력에 힘입은 바 큽니다. 



③ ‘연인’을 통해 시청자에게 전하고 싶은 메시지가 있다면요?  

메시지를 전하겠다는 생각을 먼저 한 적은 없었지만, 항상 재미도 있고, 감동도 있는 이야기를 써야 한다는 욕심을 품었습니다. 

'연인'에서도 장현과 길채, 그리고 두 사람과 얽힌 다양한 인물들이 살아낸 이야기를 통해, 병자호란과 포로들이 다시 생생해지기를 기대했었습니다. 장현의 사랑과, 길채로 대표되는 포로들의 생의 의지가 감동도 주고 재미도 주기를 바랬습니다. 

그 재미와 감동으로 마음이 포근해졌다면 '연인'의 목적은 넘치게 달성한 것이 아닌가 합니다.  (인터뷰②에서 계속)

사진= MBC

김현정 기자 khj3330@xports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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