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사최종편집일 2024-05-03 14:3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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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인' 김성용 감독 "10회 엔딩 여주교체설 지탄 후폭풍…이청아 덕 풍성" [엑's 인터뷰③]

기사입력 2023.11.29 09:00 / 기사수정 2023.11.29 09:18



(엑스포츠뉴스 김현정 기자) (인터뷰②에 이어) 배우 남궁민, 안은진이 주연한 MBC 드라마 ‘연인’은 시청률과 화제성 모두를 잡으며 인기리에 종영했다. 시청자의 호응이 높은 만큼 전개 혹은 캐릭터 설정 등에 애정 어린 비판도 이어졌다.

김성용 감독은 “시청자의 의견을 안 살핀다고 하면 거짓말이다. 너무 잘 살핀다"라고 이야기했다.

"중요한 잣대고 양날의 검이에요. 도움이 될 때도 있고 상처도 될 때도 있는데 연출적으로 비난 받을 때는 너무 괴로워요. 가급적이면 안 보려고 하는데 그럼에도 대중들이 뭘 원하고 열광하는지 보려면 반응을 살펴야 하는 것 같아요.

우리는 로맨스, 역사, 정치, 주변 인물을 비슷한 강도와 집중도로 끌고 가지만 시청자분들은 조금 더 로맨스에 열광하잖아요. 어떻게 하면 시청자분들이 즐거움을 느낄까 하며 섬세하고 디테일한 부분에 욕심냈어요.”



‘연인’ 10회 마지막 장면에서는 세월이 흐른 뒤 심양을 무대로 활약하는 이장현(남궁민 분)이 파란 복면의 포로 사냥꾼 각화(이청아)와 마주치며 예사롭지 않은 눈빛을 주고받는 모습이 그려졌다.

이에 일부 시청자 사이에서는 파트2에서 이장현이 유길채(안은진)가 아닌 각화와 새로운 러브라인을 형성하는 것이 아니냐며 우려의 목소리를 냈다.

“10부는 서정적인 엔딩이었어요. 길채는 남고 장현은 배 타고 떠나면서 마무리됐거든요. 서정적이기도 하지만 너무 정적이어서 기대감을 주기에는 다소 아쉬움이 있었어요. 교감해서 이뤄질 법한데 또 헤어지는 이야기여서 시청자가 실망할 수 있고 다음 이야기에 대한 기대가 부족하기도 했죠.

5주의 시간 동안 시청자가 기대하도록 작가님, EP님과 상의하다 여러 아이디어가 나왔어요. 새로운 이야기를 알리는 심양에서의 이야기이기도 하고 장현과 새로운 인물을 엮는 것이기도 하고 포로 이야기기도 하고 중요한 신이어서 시청자에게 기대감을 주고 끝내면 어떨까 생각했는데 예상 밖으로 지탄받고 후폭풍이 컸어요. 

주인공이 바뀌는 것 아니냐는 이야기는 전혀 의도한 바가 아니고 단순히 기대감을 주고 끝내기 위한 목적이었는데 생각이 짧았던 것 같아요. 후회하지는 않고 각화가 큰 역할을 했어요. 이청아 배우가 흔쾌히 수락해 줘서 캐릭터가 잘살았고 덕분에 파트2도 풍성하고 재밌었다고 확신하거든요. 지금도 같은 선택을 할 텐데 이렇게까지 후폭풍이 일어날지 몰랐어요. 한편으로 시청자의 사랑이지만 분노이기도 해서 뜨끔했습니다.“



각화는 장현을 향해 포기하지 않는 마음을 무자비하게 드러냈지만 그의 진심을 보고 결국 놓아줬다.

“각화의 엔딩은 작가님과 합의한 내용이었어요. 해피엔딩으로 가는 것도 작가님과 무수히 고민하고 낸 결말이고요. 작가님이 제 의견, 배우의 의견도 듣고 시청자 반응도 안 보지 않았을 거고요. 복합적으로 작용해 나온 거예요. 저도 마지막 대본으로 결말을 봤어요.” 



2회 송추 이랑의 결혼식에서 길채는 장현에게 ‘연모하는 이와 봄에는 꽃구경하고 여름엔 냇물에 발 담그고 가을에 담근 머루주를 겨울에 꺼내 마시면서 함께 늙어가길 바랄 뿐인데’라고 말했다. 이장현은 유길채가 살고 싶다던 대로 능군리 근처 마을에 작은 초가집을 짓고 홀로 살고 있었다.

“처음에 그 말씀만 드렸어요. 송추, 이랑의 2부 엔딩에서 길채의 대사가 꽂히더라고요. 길채의 사랑관이기도 하고 미래 모습이었으면 좋겠다고 생각하며 찍었는데 소소하지만 오래 이어갈 수 있는 사랑을 꿈꾼다는 게 와 닿았고 멋져 보였어요. 화려한 것보다 누구나 꿈꿀 수 있는 내용인 것 같았어요.

영화 ‘노트북’을 봤을 때 노부부의 모습이 아름다웠고 그 모습이 송추, 이랑에게 있어서 길채와 장현이 이런 엔딩이면 멋있겠다 했는데 제가 드린 의견보다 풍성하고 멋지게 써주셔서 감명 깊고 재밌었어요.”



엔딩에서 길채와 장현이 재회했을 때 장현이 길채를 기억하지 못했다. 다행히 금세 기억을 찾았지만 기억상실 요소를 19회에 이어 두 번이나 넣은 것에 의아해하는 시청자도 있었다.

“기억상실 요소는 드라마 때마다 부담스러운 포인트인 것 같아요. 잘 쓰면 득이 되지만 잘못 쓰면 독이 될 수 있어요. 작가님이 기억상실을 쓰셨길래 아뿔싸 했죠. 시청자들이 어떻게 받아들일까 하면서 몇 페이지 넘기다 보니 충분히 재미가 있는 거예요. 주인공을 묶어두는 역할과 역사의 소용돌이에서 장현이 움직이지 못할 지점들을 충분히 느낄 거로 생각했어요.

한동안 길채와 장현이 마주할 수 없는 와중에 기억상실이 역할을 해주고 의미 있어서 재밌게 봤어요. 엔딩에서까지 기억상실이 활용되면서 대본을 보면서 울컥했거든요. 어떻게 쓰이느냐가 문제이지 기억상실 자체가 문제는 아니구나 했어요.”



'연인' 첫 회에서 이장현의 일대기와 장현과 길채의 로맨스 서사의 포문을 연 혜민서 지하 백발 광인의 정체는 마지막회에서 량음(김윤우)으로 밝혀졌다. 일부 시청자들은 길채라고 추측하며 새드 엔딩을 예상하기도 했는데, 량음으로 밝혀져 반전을 안겼다.

“작가님이 염두에 두셨고 제작진에게도 시청자의 궁금증과 추리를 위한 하나의 포인트였어요. 마지막 기대감 차원에서 중요한 떡밥이기 때문에 여자인지 남자인지 모르게, 나이 들었는지 젊은지 모르게 모든 요소를 모호하게 해서 궁금증을 자아낼 만큼 연출했거든요. 

길채를 앉혀야 하나 했는데 량음은 누가 봐도 남자 골격이어서 길채가 있고 량음이 나오면 속이는 거고 기만이고 우롱이라는 생각이 들었어요. 량음으로 하되 김윤우 배우가 다행히 몸이 우락부락하지 않아서 의상을 넉넉히 제작해 입혔어요.

불분명함을 연출하기 위해 백발의 광인이라고 표현했고 촬영하고 편집하면서도 100% 아시겠구나 했는데 너무 끝까지 궁금해해 주셔서 너무 고마웠죠. 의도가 잘 맞아떨어진 지점이어서 오히려 제가 고마웠어요.”

사진= MBC

김현정 기자 khj3330@xports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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